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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딴 섬의 날지 못하는 거대한 새와 인간 인지능력


섬들이 육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 정도이다. 보고된 육지 생물종의 20%가 섬에서 살고 있어 섬에 사는 생물은 종의 다양성이 풍부하다. 외부와 고립된 섬은 진화의 ‘실험장’이라고 할 수 있다. 고립된 환경에서 생물이 각자 환경에 맞춰 독립적으로 진화하기 때문이다. 생명은 폐쇄되고 고립된 환경에서 살면 왜곡된 형태로 진화한다. 찰스 다윈은 갈라파고스 제도에서 진화론을 떠올렸다.


태평양이나 대서양 같은 망망대해에 있는 섬에 사는 동물은 고립되어 살면서 ‘왜곡된’ 진화를 겪는다. 인도네시아 플로레스 섬에는 피그미 코끼리와 호모 플로레시엔시스는 체구가 지나치게 작아졌다. 코모도왕도마뱀, 거대 쥐, 거대 황새는 지나치게 커졌다. 섬의 한정된 자원에 적응해 컸었던 동물은 작아지고, 작았던 동물은 커진다. 


뉴질랜드에 사는 키위 새(Kiwi bird)는 날지 못한다. 키위 새는 인간의 남획으로 멸종한 모아(Moa)에서 진화했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유전자 분석결과 키위는 저 멀리 아프리카 동남쪽 섬 마다가스카르의 멸종 코끼리 새(Elephant bird)와 가장 가깝다. 모아 새와는 오래전 갈라진 것으로 드러났다. 1000~2000만 년 전 뉴질랜드의 화석을 분석한 결과 당시부터 뉴질랜드에 살았던 새는 카카포(Kakapo) 즉 올빼미앵무(Owl parrot)로 밝혀졌다. 카카포는 앵무 과에 속한 새로 유일하게 날지 못하는 앵무새이면서 앵무새 가운데 가장 큰 새이다. 이들은 뉴질랜드에서 포식자가 없고 먹이는 풍부한 환경에 정착해 날개는 퇴화하고 몸집은 커졌다. 카카포뿐만 아니라 토착 박쥐, 민물조개 등이 수천만 년 전부터 뉴질랜드에 산 것으로 확인되었다. 

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pii/S0016699524000524


약 1900만 년 전에는 무게 7킬로그램, 키 1미터로 추정되는 거대한 앵무새가 살았다. 뉴질랜드에서는 어린 아이만한 앵무새가 살았음이 밝혀졌고, 무게 230㎏인 날개 없는 새 모아를 비롯해 14종의 거대 새 화석이 발견됐다. 다른 대양 섬에서도 거대 새가 살았음이 잇달아 밝혀졌다. 포식자인 포유류가 없는 외딴 섬에서 새가 비행 능력을 잃는 쪽으로 진화한다.


과거는 지금과는 너무도 다른 세상이었다. 인간의 ‘상식’으로 과거를 유추하거나 세계를 설명하는 것은 늘 오류였다. 인간의 상식과 오감은 늘 세계를 보는데 장애물이었다. 우리의 눈으로는 태양이 지구를 돌지만 그 반대이다. 우리의 감각으로 보는 세계는 대부분 오류로 판명 났다. 인간과 생명은 세계를 이해하도록 진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는 생존과 번식을 하는 방향으로 진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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