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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혀질 수 없는 네안데르탈인의 기원


수십만 년 전 우리 인간과 네안데르탈인은 호모 하이델베르겐시스(Homo heidelbergensis)로부터 분리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현생 인류보다 키는 작았지만 더 큰 뇌와 다부진 체구를 지녔던 네안데르탈인은 호모 에렉투스의 후손으로 35만 년 전 유럽에 도착했다. 네안데르탈인 중의 일부가 추위를 피해 남하하면서 약 7만 년 전 서아시아 레반트(Levant) 지역으로 이주하였다.


네안데르탈인이 레반트에서 기원하였고 유럽으로 이주했다는 주장이 2021년 제기되었다. 2010년 이스라엘에서 현생 인류의 조상과 10만 년 이상 공존한 14만~12먼 년 전 새로운 사람 속 화석인류가 발견되었다. 이빨과 아래턱은 네안데르탈인과 유사하고 두개골은 고대 인류의 특성을 보였다. 이는 네안데르탈인의 선조 중 적어도 일부는 지중해 동부 연안인 레반트 지역에 기원을 두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 화석인류는 47만 4000년 전부터 약 13만 년 전까지 이 지역에서 살면서 유럽과 아시아로 퍼져나갔고 유럽의 네안데르탈인이 실제로는 레반트지역에서 이주해 갔다는 주장이다. 유럽 네안데르탈인 조상이 이르면 40만 년 전 레반트에 거주했고 유럽 혹은 아시아로 이동했다는 것이다. 현생인류의 조상이 약 20만 년 전에 북아프리카와 레반트 지역에 도착해 적어도 10만년 이상 이들과 공존한 것으로 본다. 이 화석인류는 현생 인류가 유럽에 도착하기도 전에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에 현생인류의 유전자가 섞이게 된 경위를 설명해준다. 그러나 이 화석인류를 네안데르탈인에 결부시키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네안데르탈인이 레반트에서 기원했는지 아니면 레반트로 왔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사실 어떤 ‘기원’도, 어떤 것의 ‘본질’도 확실한 것은 없다.


그동안 네안데르탈인은 ‘하나’로 보았다. 그러나 2024년 네안데르탈인은 단일 혈통이 아니라 적어도 두 개의 혈통이 있었고, 그중 하나는 고립돼 생활하다가 멸종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2015년 프랑스 만드린 동굴에서 발굴된 네안데르탈인 화석을 분석한 연구결과이다. 약 4만~4만 5000년 전에 살았던 네안데르탈인이지만 그동안 발견된 네안데르탈인과 다른 혈통으로 추정된다. 10만 년 전에 살았던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체와 더 유사했다. 이들은 약 10만 5000년 전에 분리된 뒤 약 5만년 동안 고립돼 생활하다가 멸종됐다. 고립으로 유전적 다양성이 떨어지고 사회적 지식 공유와 발전이 제한되어 멸종한 것으로 보인다. 단일민족 같은 유전적 고립이라는 배타성이나 문화적 배타성은 결국 쇠락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개인도 마찬가지이다. 자신이 모르는 분야, 다른 사람의 생각, 새로운 연구결과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쇠락한다.

https://www.cell.com/cell-genomics/fulltext/S2666-979X(24)0017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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