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 년 전경 나타난 포유류는 젖을 먹여 새끼를 키우는 동물이다. 우리가 집에서 같이 사는 개와 고양이, 가축으로 키우는 소, 돼지와 염소 등이 모두 포유류이다. 인간도 포유류이다. 포유류는 양서류, 파충류나 조류 등에 비하여 큰 뇌를 가지고 지능도 더 좋다. 이렇게 포유류가 척추동물 중 가장 큰 뇌를 가질 수 있었던 유전적인 요인은 밝혀졌다.
돌고래나 고래는 육지에 살던 포유류가 환경변화로 바다로 진출한 동물이다. 어류와는 달리 포유류인 돌고래는 사회생활을 하면 지능 역시 뛰어나 인간에 이어 두 번째로 영리한 동물로 꼽힌다. 동물 중 지능이 오랑우탄 다음으로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간처럼 돌고래도 다양한 언어를 가지고 있다. 큰 돌고래가 내는 소리를 청백돌고래는 알아듣지 못한다. 사투리도 있다. 같은 종이라도 서식 지역이 다를 경우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한다. 게다가 돌고래는 각자 이름을 지은 후 평생 사용하며, 공동 육아와 위기에 빠진 동료를 구해주는 이타주의도 사람과 닮았다. 인간처럼 문자는 없지만 놀랍다. 사실 인간의 문자가 탄생한 것도 얼마 되지 않는다. 긴 진화의 역사를 생각해보면 돌고래와 인간이 큰 차이가 있는 것이 아니다.
돌고래도 인간이나 유인원처럼 노는 것을 아주 좋아하며, 놀 때 특이한 표정을 짓는다. 돌고래는 곡예, 서핑, 물건 가지고 놀기, 다른 돌고래 쫓아다니기를 하면서 논다. 또 재미로 싸움을 한다. 육상 돌고래(Bottlenose Dolphin)는 놀 때 동료를 보고 입을 벌리는데 사람의 미소와 같다. 사육사와 놀거나 혼자 놀 때는 입을 벌리지 않는다.
https://www.cell.com/iscience/fulltext/S2589-0042(24)02191-6
요한 하위징아(Johan Huizinga, 1872~1945)는 노는 것을 좋아하는 것이 인간의 특징이라며 ‘호모 루덴스(Homo Ludens)’라는 이름을 붙였다. 인간만의 특징은 아니다. 대부분의 동물이 놀이를 하지만, 포유류는 특히 놀이를 좋아하며 놀 때 표정이 다르고 모방도 잘한다. 반려견도 놀 때 뛰어다니며 ‘웃는’ 모습을 보인다.
돌고래 쇼는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프로그램 중 하나이다. 그러나 돌고래는 지능이 뛰어난 동물이어서 동물원에 가두어놓고 키우면 스트레스로 일찍 죽는다. 2020년 11월 돌고래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거제씨월드에서 흰 돌고래가 폐사했다. 거제씨월드에서 10번째로 폐사한 고래이다. 2020년에만 우리나라에서 감금된 고래가 5마리 폐사했다. 야생에서는 최대 50년까지 살지만 감금된 고래는 수명의 절반도 채우지 못하고 죽는다. 돌고래 쇼를 하는 돌고래는 스트레스에 시달리다가 벽에 부딪히는 등 이상행동을 보인다. 결국 면역력이 약해지고 폐렴으로 죽는다. 동물학대라는 비난이 일어나면서 돌고래 쇼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전면 금지 또는 제한하고 있다. 지능이 훨씬 뛰어난 인간은 더욱 그렇다. 활발하게 뛰어놀고 운동하고 친구들과 어울려야할 청소년을 ‘교실과 학원에만’ 가두어놓는다면 어떤 일이 생길까? 우울증 등 정신질환에 시달리고 자살도 하고 면역력이 떨어지고 수명도 줄어든다! 그럼에도 많은 부모들이 그래도 괜찮다는 식으로 학원으로 밀어 넣는다. 왜 선진국에서는 운동을 중시하고 야외활동을 교육과정에서 강조할까? 반지성적이고 반과학적인 문화로 돌리기에는 너무 왜곡이 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