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성은 동물마다 다르다. 어떤 동물은 나 홀로 살지만 개미는 엄청난 집단을 이루고 산다. 호랑이 같은 단독형(solitary)은 번식을 할 때 외에는 보통 독립해서 산다. 영양처럼 군거형(gregarious)은 집단 생활을 하지만 상호작용은 약하다. 암청색 큰제비 같은 공동체형(communal)은 둥지를 공유하지만 공동으로 번식하지는 않는다. 군집형(colonial)은 공동 둥지에서 생활을 공유한다. 인간이나 코끼리 같은 사회적 동물(social)은 조직적인 집단을 통해 협력하고 번식하고 계층을 형성한다. 사회성이 강한 동물이나 인간은 더 오래 살고, 성숙기가 늦고, 번식성공 가능성도 크다. 포유류, 조류, 곤충 등 152종을 분석한 결과이다. 사회성에는 비용이 따르지만 전반적인 이익이 더 크다. 사회적 동물은 집단생활로 질병 확산, 경쟁 심화와 공격성, 위계질서와 갈등 등 단점도 있다. 사회성 동물에게 치명적인 것은 질병 확산이다. 인간은 그것을 코로나19로 실감했다.
https://royalsocietypublishing.org/toc/rstb/2024/379/1916
경쟁과 공격성은 인간집단의 경우 인종차별과 전쟁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인간은 집단의 점점 키워왔다. 부족에서 국가로, 국가에서 국가연합으로, 다시 인류로 성장하고 있다. 그 와중에 엄청난 대전쟁으로 수많은 사람이 죽기도 했다. 2015년 1월 13일 독일의 정치 및 종교 지도자들이 이슬람 단체가 주도한 연대를 위한 집회에 참석하였다. 독일 대통령은 “우리 모두가 독일 사람이다.…독일은 이민자들로 인해 종교·문화·정신적으로 더 다양해졌다.…이러한 다양성 때문에 독일은 성공했고, 흥미를 갖게 만들고 호감을 가질 만한 나라가 됐다.” 집회에 참가한 이슬람지도자는 “우리는 지금 의견과 언론, 종교의 자유를 존중하는 넓은 아량을 가지고 세계에 대해 열려 있는 하나의 독일을 위해 함께 서 있다.…테러리스트들은 승리한 적이 없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덧붙였다. 메르켈 총리는 집회 이전에 “증오, 인종차별주의와 극단주의는 이 나라에서 설 땅이 없다.…우리는 민주주의와 관용, 그리고 세상에 대한 개방성에 바탕 한 하나의 나라”라고 말했다(시사포커스, 2015.1.14.).
우리나라에서도 “우리 모두가 한국 사람이다.…다양성 때문에 한국은 성공했다.…우리는 지금 의견의 자유를 존중하는 넓은 아량을 가지고 세계에 대해 열려 있는 하나의 한국을 위해 함께 서 있다.…증오와 극단주의는 이 나라에서 설 땅이 없다.…우리는 민주주의와 관용, 그리고 세상에 대한 개방성에 바탕 한 하나의 나라이다.”라고 말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위계질서와 갈등도 사회적 동물의 문제점이다. 특히 유인원과 인간은 이점에서 공통점을 보인다. 2016년 침팬지 연구로 유명한 동물학자 제인 구달이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의 행동이 수컷 침팬지와 비슷하다고 분석했다. 트럼프의 언행은 자신의 지배력을 강화하려고 할 때 수컷 침팬지의 행동을 연상시킨다는 것이. 무리의 우두머리가 되려는 수컷 침팬지는 경쟁자들에게 강력한 인상을 남기기 위해 발을 구르거나 땅바닥을 손으로 치거나 나뭇가지를 끌고 다니거나 돌을 던지곤 한다. 그러한 행동이 활기차고 창의적일수록 수컷 침팬지는 무리에서 더 높은 지위를 차지하고 그 자리를 오래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민주당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과 트럼프의 TV 토론을 보면 자신이 연구했던 수컷 침팬지 '마이크'가 생각날 것 같다고 했다. 다시 트럼프의 당선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다시 미국이 ‘유인원 사회’가 될까 걱정이다. 트럼프가 다시 유인원 사회를 그대로 모방한 지배와 피지배, 타자에 대한 배타성이 횡행하는 사회로 치닫는 가능성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