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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리뷰

노벨상을 만든 알프레드 노벨은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한 사람이다. 그의 형 루드비히 노벨이 죽었을 때 부고기사에 알프레드 노벨을 ‘죽음의 상인’이라고 불렀다. 이것이 노벨상을 만든 동기가 되었다. 1968년 제정된 노벨 경제학상을 제외하면 1901년에 처음 시상되었다. 노벨이 사망한 날인 12월 10일에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노벨상이 수여된다. 수상자의 강연은 보통 시상식의 전날 열린다. 평화상 강연은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보통 12월 10일에 한다. 


노벨상은 생리학·의학, 물리학, 화학, 문학, 평화, 경제학 등 6개 분야에서 수여되며 ‘인류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한 개인과 단체를 선정한다. 노벨상은 과학의 중요성을 대중에게 알리고 과학에 대한 일반인들의 이해와 지지를 높이는 데 기여한다. 노벨상이 젊은 세대에게 영감을 주고, 과학 연구에 대한 사회적 지원을 이끌어내는 역할을 한다. 실제로 많은 국가에서 노벨상 수상을 계기로 과학 교육과 연구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노벨상 수상자는 금으로 된 메달과 표창장, 그리고 노벨 재단의 당해 수익금에 따라 달라지는 상금을 받는다. 노벨상의 부문별 수상자는 최대 3인이다. 공동 수상인 경우 상금 배분은 1/n으로 받는 경우도 있지만 기여도 별로 차등 분배할 수 있다. 기여도는 노벨 위원회가 평가한다. 노벨의학상은 노벨상 중에 가장 먼저 발표되고 가장 공동 수상자 비율이 높다. 그만큼 연구 시 협업이 중요하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노벨 경제학상은 1968년 스웨덴 국립은행이 제정했다. 정식 명칭은 ‘알프레드 노벨을 기념하는 경제학 분야의 스웨덴 중앙은행 상(Sveriges Riksbank Prize in Economic Sciences in Memory of Alfred Nobel)’이다. 노벨 재단이 관리하고 있고 사실상 노벨상이다. 노벨 물리학상, 화학상과 경제학상은 스웨덴 왕립과학원이 결정한다. 생리의학상은 카롤린스카 의과대학 노벨총회에서 결정한다. 노벨 문학상은 스웨덴 아카데미에서 수여한다. 노벨 평화상은 노르웨이의 오슬로 노르웨이 노벨 위원회에서 수여되고 다른 상은 스톡홀름에서 수여된다. 노벨 평화상을 노르웨이에서 수여하게 한 이유는 분명치 않다. 노벨상은 고인에게는 수여하지 않지만, 수상자로 선정되고 난 후 상을 받기 전에 고인이 된 사람은 수상자로 유지되고 유족이 대리수상을 할 수 있다. 노벨상은 독창성을 중시한다. 인류 발전에 크게 기여한 연구, 발명이 있을 경우 그 아이디어를 맨 처음 만든 사람에게 노벨상을 준다. 원리를 만든 사람에게 상을 주는 것이다. 그에 바탕을 둔 생산이나 응용에 큰 기여를 한 사람에게는 주지 않는다는 식이다(글로벌이코노믹, 2024.10.6.).


2024년『네이처』10월호는 역대 노벨상 수상자를 분석했다. 우선 연구결과와 수상시기와의 시차가 50년간 약 2배 늘었다. 1960년대에는 연구발표 이후 14년이었지만 2010년대 이후 29년이다. 40대에는 연구결과가 나와야 살아서 받을 수 있다. 평균 나이는 58세, 가장 많이 배출된 나이는 54세이다. 1915년 물리학상을 받은 로렌스 브래그(Lawrence Bragg, 1890~1971)는 25세에 받아 최연소이다. 최고령자는 2019년 97세의 나이로 화학상을 수상한 존 구디너프(John B. Goodenough, 1922~2023)이다. 1900년대 100년 동안 여성은 11개로 10년에 한 번 받았다. 2000년 이후 2023년까지 15명으로 1~2년에 한 번꼴이다. 대부분 생리의학상을 수상했으며 물리학상은 5명, 화학상은 8명에 불과하다. 역대 노벨상 수상자 중 54%가 북미 지역에 살았고, 다음으로는 유럽이다. 저소득·중하위소득 국가 출신이 노벨상을 수상한 사례는 10명에 불과했으며 이들도 대부분 북미나 유럽에서 학업과 연구를 했다. 노벨상을 수상한 연구자나, 그 제자와 공부하거나 연구하면 수상 확률이 높다. 대표적인 사례는 1904년 물리학상 수상자 존 스트럿(John W. Strutt, 1842~1919)이다. 그의 제자인 조셉 톰슨(Joseph J. Thomson, 1856~1940)은 1906년 물리학상을 수상했다. 다시 그의 제자 중 9명이 물리학상, 2명이 화학상을 수상했다. 이미 노벨상을 수상한 과학자들이 자신의 제자를 후보로 지명할 가능성이 있다. 노벨상은 노벨 위원회가 선정한 과학자들이 지명한 후보 중 선택된다. 1995년부터 2017년까지 노벨상을 분석한 결과, 절반 이상은 5개 분야에 집중되었다. 물리학상은 입자물리학과 원자물리학, 생리의학상은 세포생물학과 신경과학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화학상은 분자화학과 분자생화학이 가장 많은 노벨상을 배출했다.

https://www.nature.com/immersive/d41586-024-02897-2/index.html


「네이처」는 2024년 노벨상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기사를 실었다. 우선 수상자의 다양성이 떨어진다. 대부분 미국과 유럽 출신이며, 남자가 85%를 넘는다. 노벨 재단은 추천인의 다양성을 높이려고 한다. 개인의 업적을 지나치게 강조한다. 현대 과학은 팀워크와 협력을 중시한다. 노벨상은 최대 3명까지만 수상할 수 있어 많은 공동 연구자들이 간과된다. 


노벨 재단은 노벨상의 미래에 대해 다양한 논의를 하고 있다. 인공지능, 기후변화 대응, 우주 탐사 등 시상 분야 신설을 고려하고 있다. 또한, 수상자 선정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고 더 많은 젊은 과학자들이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노벨상은 더 다양하고 포용적인 방식으로 과학자들의 업적을 인정하고 격려하는 역할을 하여야 한다. 노벨상 수상자 중 2024년 현재 세계은행 기준으로 중·저소득 국가 출신은 10명에 불과했다. 수상 시점에는 연구자들이 대부분 북미나 유럽으로 이주했기 때문이다. 노벨상의 성별·지역 편향성을 해속하기 위하여 수상자를 선정하는 기관은 과학계의 다양성을 더 반영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노벨상에 동료를 추천할 자격이 있는 과학자의 범위를 크게 넓혀야 한다.


노벨상이 다양성을 반영하기 어려운 것은 ‘노벨상 후보 지명 절차’ 때문이다. 노벨 위원회는 전 세계 대학의 주요 인사에게 수상자를 지명할 자격이 있는 연구자의 명단을 요청한 뒤, 명단에 오른 연구자들에게 후보를 추천해 달라고 요청한다. 다만 이전 노벨상 수상자나 스웨덴과 덴마크·핀란드·아이슬란드·노르웨이의 대학 교수, 스웨덴 왕립과학원 회원, 노벨 위원회 회원은 별도 허가 없이 후보자를 추천할 수 있다. 이를 제외한 연구자들은 노벨 위원회 측의 공식 초대장을 받아야만 후보자를 추천할 수 있다. 초대장을 보내야 하는 대학만 약 1250곳에 달하다보니 각 대학이 5년에 한번 꼴로 초대장을 받게 된다. 지금의 구조로는 다양성을 고르게 반영하기 힘들다.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24-03267-8


과학 분야에서 가장 여성 수상자의 수가 많은 상이 노벨생리의학상으로 전체 수상자 214명 중에 12명이다. 노벨 물리학상 2명, 노벨 화학상 4명이다. 전체 노벨상에서 여성 수상자의 수를 살피면, 노벨의학상은 세 번째 순위다. 노벨 평화상 16명, 노벨 문학상 14명, 노벨 의학상 12명, 노벨 화학상 4명, 노벨 물리학 2명, 노벨 경제학상 1명 순이다. 


우리나라 출신 노벨상 수상자가 있다. 1904년 10월 3일 부산에서 태어난 찰스 피더슨(Charles J. Pedersen, 1904~1989)으로 1987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했다. 노르웨이인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가 한국에서 만나 결혼하여 부산에서 태어난 그는 8살까지 한국에서 살았다. 그는 1953년에서야 미국 국적을 취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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