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부터 침팬지를 연구한 제인 구달은 침팬지가 도구를 사용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지금은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지만 당시 유럽에서는 쇼킹한 사실이었다. 인간만이 신의 형상으로 태어난 고귀한 존재로 인간만이 도구와 문화를 가졌다고 생각하던 시절이었다. 침팬지와 보노보는 사회성이 강한 동물로 높은 지능을 가지고 가족중심 공동체를 구성한다. 침팬지는 원숭이 골을 먹고, 집단 간에 전쟁을 하고, 영아를 살해하는 것이 인간과 닮았다. 보노보는 수컷에 의한 지배가 없고 집단 간 전쟁을 하지 않고 타협하고 갈등이 있을 때 섹스로 풀며 동성애도 일반적이다. 보노보의 이러한 설명은 나중에 새로운 연구로 수정되었다. 인간은 침팬지와 보노보의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사회성 동물에게는 유머가 나타난다. 유머는 남을 웃기는 말이나 행동이다. 인간의 유머는 생후 8개월경 나타난다. 말이 아니라 장난으로 한다. 유머로 웃음을 이끌기 위해서는 언어능력, 사회적 지능, 기억력, 예측능력, 공감능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유머는 인간의 고유능력이라고 보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침팬지의 어머니’로 불리는 제인 구달 박사 같은 영장류 학자들은 유인원도 유머 행동을 보인다고 주장한다. 2024년 고릴라, 오랑우탄, 침팬지, 보노보 같은 유인원도 유머를 구사하는 사람처럼 장난스러운 행동으로 상대의 웃음을 끌어낸다는 것이 밝혀졌다. 유인원들도 인간처럼 상대의 기대를 이해하고 예측하여 장난을 한다. ‘유머’가 적어도 1300만 년 전 공통 조상에게서 분리되면서 진화해 왔음을 알 수 있다.
인간이나 원숭이와 유인원도 나이가 들면 살아가는 모습이 거의 같다. 원숭이나 유인원 그리고 인간은 나이가 들면 친구가 준다. 노년에는 청소년처럼 활기차지 않고 대다수가 조용히 지낸다. 나이가 들수록 까칠해지면서 익숙지 않은 새로운 것과 사람과 어울리는 일이 힘들어 조용히 지내는 시간이 많다. 사람은 나이 들수록 남은 시간이 얼마 되지 않다는 것을 깨달으며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려고 진화하면서 까칠한 모습을 보인다는 설명이 있다. 주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에 대해선 관심을 보였지만 그 일에 관여하려고 하진 않았다. 이런 변화는 진화의 과정에서 깊이 내재된 것으로 보인다. 인간의 행동과 선택은 생각 이상으로 유인원과 많이 닮았다.
침팬지 집단 간 문화의 교류는 근친 교배를 피하기 위해 암컷이 다른 집단으로 이동해 짝짓기 하는 침팬지 습성을 통해 이루어진다. 이를 통하여 침팬지도 도구 같은 복잡한 문화를 전승하는 것으로 밝혀졌으나 인간처럼 누적적으로 발달하지는 못하는 것으로 추정돼 왔다. 이에 따라 기존 문화를 토대로 정교한 문화를 구축하는 능력은 인간만 가졌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2024년 연구는 이러한 생각이 틀렸음을 보여준다. 침팬지 집단을 보면 도구가 필요 없는 단순한 행동은 독립적으로 나타날 수 있지만, 복잡한 행동은 유전적으로 가까운 큰 집단들이 공유할 가능성이 높다. 서로 보고 배우기 때문이다. 침팬지 집단 간 문화의 교류는 근친 교배를 피하기 위해 암컷이 다른 집단으로 이동해 짝짓기 하는 침팬지 습성을 통해 이루어진다. 또한 침팬지도 사회적으로 학습된 복잡한 행동을 여러 세대에 걸쳐 축적할 수 있다. 침팬지의 문화도 초기 인간문화의 진화패턴처럼 집단 간 이동과 상호작용에 의존한다. 침팬지도 초기 단계지만 누적 문화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진화를 고려하지 않는 설명은 이제 점점 의미를 상실해가고 있다. 과학이론이 부침을 겪지만 진화론은 150년 이상 점점 강화되고 있다.
https://www.science.org/doi/10.1126/science.adk33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