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매우 다른 환경에서 유전적으로 유사한 바이러스들이 발견된다. 이들 바이러스가 먼 곳으로부터 이동해왔기 때문이다. 스페인 남부 시에라네바다 산맥에서 하늘에서 떨어진 바이러스를 양동이로 받아 분석한 결과 매일 1제곱미터 넓이에 8억 개 바이러스와 수천만 개의 박테리아가 떨어진다. 바이러스가 박테리아보다 공기와 더 잘 달라붙어 공기 중에 훨씬 더 많이 포함돼 있다. 이들은 비말(작은 물방울)이나 먼지 폭풍에 섞여 있다가 공기 중으로 들어간 것이다. 일부 과학자들은 대기 중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 다른 학자들은 이들 바이러스가 우주에서 날아왔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바이러스는 감염 위험이 없는 비활성화한 상태에 있다. 대기 운동을 통한 미생물 이동이 생태계가 번성하도록 도울 수 있다. 기후 변화로 허리케인이 강해지면서 바다로부터 공급되는 바이러스와 박테리아가 늘어나고 건조 지역이 확대되면서 대기 중 미생물 유입이 늘어나고 있다.
과거의 연구는 코로나 바이러스처럼 호흡기에 감염되는 바이러스는 주로 밀접한 접촉을 통해서만 사람 사이에 감염된다고 알려졌다. 감염자의 침방울이 닿을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서만 감염이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마스크 사용에 대한 논란이 계속 되었다. 그러나 2020년 마스크가 코로나 바이러스가 퍼지는 것을 실제로 막을 수 있음이 과학적으로 입증되었다. 이번 실험은 2019/2020년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자를 대상으로 한 실험은 아니다. 이 실험은 코로나 사태 이전에 진행됐다. 호흡기 질환 증세를 보인 자원자 246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결과이다. 환자가 밀폐된 방에 들어가 깔때기 모양의 도구에 얼굴을 대고 기침을 하거나 호흡을 하고 바이러스가 얼마나 검출되는지 확인하는 방식이었다. 이중 111명이 실제로 감기를 유발하는 코로나 바이러스와 리노바이러스, 독감을 유발하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등에 감염된 사람이었다. 감염 환자가 마스크를 하지 않으면 기침이나 재채기로 나오는 침방울과 함께 호흡에서 나오는 ‘에어로졸’ 형태의 미세 입자에도 바이러스의 RNA가 들어있는 것을 확인했다. 에어로졸은 지름이 5마이크로미터(0.005㎜) 이하인 미세 입자이다. 같은 종류의 코로나 바이러스가 호흡을 통해 나오는 에어로졸 형태로도 퍼지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에어로졸은 공기 중에 더 오래 머물 수 있다.마스크를 착용하면 코로나 바이러스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RNA 검출 량이 획기적으로 줄었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침방울의 30%와 에어로졸의 40%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발견됐는데 마스크 착용 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최소한 감염자가 마스크를 착용하면 어떤 형태로든 바이러스 전파를 막을 수 있음을 입증한 것이다. 2019/2020년 코로나바이러스를 대상으로 한 실험은 아니지만 감기를 유발하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2019/2020년 코로나 바이러스와 입자 크기가 비슷하다는 점에서 감염자가 마스크를 쓰면 동일한 바이러스 전파 차단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19/2020년 코로나 감염 환자가 증상 없이 바이러스를 퍼뜨린 경우가 많아 모두가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같은 상황에서는 감염을 조금이라도 줄 일 수 있다면 해볼 가치가 있다.
감염자 691명이 나온 일본 크루즈선도 배의 난간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붙어 있다가, 이 난간을 손으로 짚는 등의 접촉을 통해 승객에게 전파됐을 것이란 주장도 나왔다. 그러나 2015년 ‘메르스’ 사태 때도 대중교통을 통해 전파가 확인된 사례는 없다. 2020년 코로나19도 대중교통 수단을 통해 확진되는 사례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버스나 지하철이 환기가 되는 트여진 공간이라는 이유가 있다. 통풍이 잘되는 곳에선 바이러스가 잘 퍼지기 때문에 감염 우려가 적어진다. 또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마스크를 착용하는 경우가 많아 바이러스가 전달되기도 힘들다. 메르스 사태 당시 메르스 환자와 4시간 동안 비행기를 같이 탄 경우에도 주위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는 사례도 있다.
이렇게 코로나19의 공기 전파 여부는 논란의 한가운데에 있었다. 2020년 7월엔 32개국 과학자 200여명이 보건기구에 공기 전파를 수용할 것을 촉구하는 공개서한을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2020년부터 세계보건기구 등이 코로나 바이러스가 공기 중 미세 입자로 떠다닌다는 연구들을 간과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보건 당국에 대한 비판은 다양하였다. 공기 중에 떠다닐 수 있는 입자 기준치를 잘못 설정했다. 과거 과학자들이 에어로졸 기준을 5마이크로미터 이하로 본 것은 호흡기 입자가 하기도(기관지, 허파)에 도달할 수 있는 크기와 공중에 떠 있는 크기를 혼동했기 때문이다. 결핵 전염의 경우 하기도에 도달할 수 있는 입자 크기가 중요하다. 그러나 크기가 100마이크로미터 이하인 입자는 공기 중 떠다닐 수 있다. 거리가 가까울수록 에어로졸도 더 많다. 비말 전파 예방책은 에어로졸 전파도 예방해주는 효과가 있는데, 이를 구분하지 않고 동일시했다. 2021년 5월 그동안 발표된 연구를 종합해 ‘코로나19의 공기 전파를 뒷받침하는 10가지 과학적 이유’라는 논문이 발표되었다. 2020년 2월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의 집단 감염 567명, 2020년 3월 미국 워싱턴 주 마운트버논 합창단 집단감염 53명은 비말 전파로는 설명이 안 된다. 크루즈선 승객들은 방에 꼼짝 않고 있었고, 단원들은 넓은 공간에서 거리를 두고 노래 연습을 했다. 콘서트 장, 요양원 등의 슈퍼 전파, 인접한 방에서 마주친 적 없는 사람 간 감염, 기침도 안 하는 사람에 의한 전파, 감염력 있는 바이러스의 공기 중 검출(실험 결과 3시간 감염력 유지), 환자가 있는 병원의 공기 필터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된 점 등을 공기 전파의 주요 근거로 제시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2020년 4월, 세계보건기구는 2020년 6월이 돼서야 마스크 권장 지침을 수용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어려울 때에는 마스크를 쓰라는 지침이었다. 세계보건기구는 2020년 12월 수정 지침에서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킬 수 있다면 실내 마스크 착용이 필수는 아니라고 했다. 결국 2021년 4월 30일 세계보건기구는 공기 전파를 코로나19 전파 경로에 포함시켰다. 2021년 5월 5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도 실내 공기 전파를 코로나19의 주요 감염 경로로 인정했다. 이번 지침 수정은 1세기 동안 유지돼 온 핵심적인 전염병 통제 방침을 바꾼 것이다. 공기 전파를 인정하는 데 이렇게 신중한 것은 이유가 있다. 오랜 관행을 바꾸기 위해선 더 엄격한 증거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는 전염 경로에 대하여 여전히 밀접 접촉을 강조했지만, 비말뿐 아니라 훨씬 미세한 입자인 에어로졸도 전파 경로에 포함시켰다. 기존 입장을 부분 수정한 것이다. 환기가 잘 되지 않고 사람들이 많은 실내 환경에서 코로나19가 전염될 수 있는데, 이는 에어로졸이 공중에 떠 있거나 1미터 이상 이동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서 제시한 주요 전파 경로는 미세한 호흡기 비말과 에어로졸 입자에 의한 공기 전파, 비말을 통한 분사 전파, 오염된 손으로 코와 입 눈을 만지는 접촉 전파 세 가지로 나뉜다. 이를 보면 공기 전파를 감염 경로 가운데 첫째 항목으로 꼽았다. 감염된 사람으로부터 1.8미터 이상 떨어져 있어도 공기 중 바이러스를 흡입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공기에 의한 전염은 바이러스를 내뿜는 감염자가 실내에 15분 이상 있는 경우에 발생하며, 때로는 감염자가 떠난 직후 같은 공간을 다녀간 사람한테도 전염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환기가 잘 안 되는 밀폐 공간에선 감염자가 운동을 하거나 큰 목소리로 말할 경우 감염 위험이 더 높아진다고 경고했다.
실내 공기 전파를 예방하려면 환기가 필요하다. 자연 환기가 가능한 경우 창문을 항상 열어두고, 계속 열지 못하는 경우는 오전과 오후 각 2회 이상 환기하여야 한다. 미세먼지가 있어도 실내 환기는 필요하다. 환기장치를 이용하는 경우에는 외부에서 들어오는 공기량을 가능한 높게 설정하고 자연환기를 하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