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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에서 오지 않은 남자 금성에서 오지 않은 여자

남자와 여자는 언어사용, 사고방식과 행동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다. 여성이 남성보다 말이 많다는 고정관념도 많은 문화권에 퍼져 있다.


사춘기를 지나면서 남자의 뇌는 운동과 공간 감각이 발달하고, 여자의 뇌는 언어와 직관력이 발달한다. 공간 감각은 남자가 좋다. 이런 차이는 진화에 따라 생긴 특징으로, 유전자의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생각하기 마련이다. 전통적으로 먹이를 사냥하느라 멀리 여행해야 했던 남성과 달리, 여성은 상대적으로 집과 가까운 곳에 머물렀던 특징이 유전자에 남았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과학계의 연구에 의하면 그것은 낭설이다. 남성이 여성보다 방향감각 같은 공간 탐색 능력이 나은 이유가 교육 및 환경 등 외부 자극 때문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사회적 통념대로 남성이 여성보다 방향감각이 발달한 것은 맞지만, 유전적 차이에 따른 것은 아니다. 공간 탐색 능력은 다른 인지 능력과 비슷한 것으로 보인다. 더 많이 쓰면 발달하는 것이다. 사회문화적으로 여성은 남성보다 공간탐색과 관련된 활동을 덜 한다.


보통 여자가 남자보다 말을 많이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2007년 남자나 여자나 하루에 약 1만6000단어를 사용해 말하는 정도의 차이가 없다는 연구결과가「사이언스」에 나왔다. 하지만 연구대상이 대부분 미국 텍사스 주 오스틴 대학생이라는 한계 때문에 논란이 있었다.


그래서 추가적인 연구를 하여 2025년 발표했다. 4개국 2천명이 넘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이다. 25~64세인 여성은 하루 평균 2만1845 단어, 남성은 1만8570 단어를 사용해 여성이 말이 더 많았다. 하지만 10~24세의 청소년, 65세 이상의 노인은 성별에 따른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25~64세 사이의 여성이 말이 많은 이유는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주 양육자로서 자녀에게 말을 많이 했을 가능성이 있다. 유전적이거나 호르몬의 요인이라면 나이대별로 다른 것을 설명하지 못한다. 물론 말수는 성별을 떠나서 개인차가 매우 크다. 가장 말이 사람과 가장 말이 많은 사람도 남자였다. 현실에서도 정말 말 많은 사람은 남자이다. 전체적으로 하루에 말하는 평균 단어 수가 2005년 1만6000개에서 2018년 1만3000개까지 수년에 걸쳐 감소했다. 인터넷 등의 영향으로 보인다.

https://doi.org/10.1037/pspp0000534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는 잘못 이해된 것이다. 물론 오랜 역할 차이로 인하여 유전적 변이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유전자가 다른 것이 아니라 화성과 금성의 환경차이에서 생긴 것이 더 크다. 이미 남녀의 수학적 능력 차이도 환경적인 요인이라는 것이 과학적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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