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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면 머리가 좋아진다

지구상 생명의 진화는 수십억 년에 이르는 길고도 긴 시간의 역사이다. 100년도 못사는 인간에게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시간이다. 우주가 137~8억 년 전에 빅뱅으로 시작된 후 약 90억 년이 지나 태양계와 지구가 만들어지고 다시 10억 년이 지나고 나서야 지구상에 생명체가 나타났다. 지구라는 행성에서 태양에너지를 기초로 생명이 탄생하는데 무려 100억 년이 걸렸다. 생명은 결코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것이 아니다. 창백한 푸른 점 지구에 사는 먼지 같은 인간에게 생명의 기원과 역사는 낯설고 직관적으로 다가서기 어렵다. 하지만 그러한 진화의 역사가 우리의 유전자와 뇌에 남아 있음을 생각한다면 조금은 친근하게 느껴질 수 있으리라. 우리가 그것을 인식할 수 있는 것은 또한 진화 덕분이다. 지능의 진화이다.


인간은 스스로 생각하기에 놀라운 지적능력을 가진 존재로 진화하였다. 물론 지구상에 사는 다른 동물만 생각하면 그렇다. 왜 이렇게 인간 또는 적은 종만이 뇌가 커지고 지적능력이 좋아졌을까. 이러한 질문은 왜 오랑우탄이 현재와 같은 종이 되었는가라는 질문과 다름이 없다. 그것은 진화의 과정에서 수많은 우연과 사건의 결과일 뿐이다. 진화의 방향은 한 가지가 아니다. 수도 없이 다양한 생명이 존재한다. 지구상에 천만 또는 1억 종의 생명이 산다. 지구상에 살았던 생명의 90% 이상이 멸종했다. 진화는 곧 생명다양성이다. 인간과 유인원은 특히 뇌가 좋아지는 방향으로 진화했을 뿐이다.


지능의 진화는 자연선택에 이루어졌다. 문제해결능력이 좋은 지능 높은 동물은 생존에 유리했기 때문이다. 또한 지능의 진화는 성 선택에 의해서 이루어졌다. 머리가 좋은 개체는 이성에게 매력적이다. 짝짓기에 유리하여 더 많은 새끼를 낳았을 것이다. 그 새끼들도 부모를 닮아 지능이 점점 좋아졌을 것이다. 사랑이 지능 높은 종을 만든 셈이다. 물고기도 지능이 높은 수컷이 더 많은 번식을 한다. 지능 높은 수컷의 새끼도 지능이 좋다. 이렇게 점차 지능이 좋아지는 진화를 하였을 것이다. 물론 평균적으로 그렇다. 같은 종이라도 지능의 편차는 크다. 다양성과 불평등의 기원이다.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59-025-026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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