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안데르탈인은 주로 유라시아 대륙에, 호모사피엔스는 아프리카 대륙에 살다가 전 세계로 이주했다. 네안데르탈인은 우리와 어떤 관계가 있을까? 분명 그들의 유전자는 우리 몸에 남아있으니.
호모사피엔스와 네안데르탈인은 기원전 4만7000년경 중동, 유럽 등에서 만나 약 6000~7000년간 교류를 했다. 네안데르탈인의 DNA는 기원전 약 4만5000년경 호모사피엔스의 DNA와 조금씩 섞이기 시작했다. 4만 년 전 멸종하기까지 호모 사피엔스와 1~2만년 공존하면서 유전자를 섞었다는 연구도 있다. 지금까지는 최초의 이종교배는 4만7000년~6만5000년 전 사이에 일어났다고 추정됐다. 2024년 연구에 의하면 이전에 알려진 것보다 다소 늦은 약 4만5000년~4만9000년 전 이루어졌다는 연구가 나왔다. 처음에는 현생 인류와 네안데르탈인의 ‘종간’ 교배는 역사적으로 한 차례였을 것이라는 가설이 나왔다. 한 차례 혼혈이 이뤄졌다는 연구는 2024년에도 나왔다.
‘교배’가 가능하면 하나의 종일 가능성이 크다. 이것이 핵심적 관심사이다. 대체 이들은 누구일까?
네안데르탈인과 현생 인류의 조상 간의 종간교배는 여러 시기에 걸쳐 이뤄졌다는 연구결과가 2018년 나왔다. 동아시아인과 유럽인에게는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 비율은 2~6%에 이르는데, 두 집단의 교류가 한 차례라면 이렇게 높은 비율이 나오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동아시아 사람의 네안데르탈인 유전자는 유럽인보다 12~20%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에도 현생인류 조상과 네안데르탈인의 이종 교배가 지금까지 생각되던 것보다 더 일반적이었을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불가리아의 동굴(Bacho Kiro Cave)에서 발굴된 4만여년 전 3명의 현생인류 조상의 치아와 뼛조각 등을 분석한 결과이다. 이들은 모두 5~7세대 전에 네안데르탈인 조상을 가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유럽 1세대 조상과 네안데르탈인의 이종 교배가 일반적이었음을 보여준다.
인간과 네안데르탈인 언제까지 성적 교류를 했는지도 확실하지 않다. 사실 확실한 것은 없다.
1998년 포르투갈 중부 라페도 계곡(Lapedo Valley)의 한 절벽 아래에서 4~5세 가량의 거의 완전한 아이 유골이 발견됐다. 이 아이는 라페도 아이(Lapedo Child)라고 불린다. 아이는 네안데르탈인과 현생인류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다. 탄소 동위원소 연대측정으로 연대를 측정했지만 보존 상태가 좋지 않아 정확한 연대를 알 수 없었다. 그래서 새로운 연대측정방식은 수산화 프롤린 연대측정법(Direct hydroxyproline radiocarbon dating)으로 측정했다. 그 결과 유골의 연대가 약 2만7780~2만8850년 전 사이로 나왔다. 네안데르탈인과 현생 인류가 훨씬 오래 교류하였거나 유전적 영향이 최소 2만 년 이상 남은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https://www.science.org/doi/10.1126/sciadv.adp5769
네안데르탈인은 대체 누구일까? 이들은 처음에는 호모 사피엔스의 아종으로 분류되어 호모 사피엔스 네안데르탈렌시스(Homo sapiens neanderthalensis)라 했다. 다시 호모 네안데르탈렌시스(Homo neanderthalensis)로 다른 종으로 재분류되었다. 1980년대에 다시 호모 사피엔스의 한 아종으로, 1988년 이후 다시 다른 종으로 구분하였다. 그러나 네안데르탈인과 현생인류가 서로 성교를 통해 번식했다는 것이 확인되었으므로 아종으로 재분류해야 한다. 아종(subspecies)은 분류학상 종의 하위단계이지만 하나의 종이다. 하지만 같은 호모 사피엔스 종이다. 데니소바인도 인간과 성적 교류를 했고 그 유전자가 우리에게 남아있다. 이들도 아종이다. 대체 그들은 누구일까? 이 분야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짜릿’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