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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 아가미가 인간의 귀로 진화


우리 몸에는 먼 과거에 일어났던 진화의 역사가 새겨져 있다. 우리 몸 자체가 생명 진화의 역사이자 역사책이다. 인간의 귀도 역사책이다. 귀 같은 연골 조직은 뼈와 달리 화석으로 보존되기 어려워, 그동안 포유류의 외이 진화 과정은 규명하기가 어려웠다. 최근 과학자들은 물고기의 아가미가 포유류의 귀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물고기의 아가미는 인간 귀의 과거사이다. 과거사를 규명해보자.


사람마다 다르지만 귀를 잘 관찰해보면 좁쌀 같은 구멍이 있다. 이 작은 구멍을 ‘이루공’이라고 한다. 시카고 대학의 진화생물학자 닐 슈빈(Neil Shubin)에 의하면 이것은 물고기의 아가미가 퇴화한 흔적이라고 한다. 2024년에는 귀로 진화하는 중간단계가 발견되었다. 쥐라기 포유류 화석 2개를 분석하고 포유류 귀의 비밀을 풀 단서를 찾아냈다. 턱 관절이 귀로 진화하는 중간 과정의 흔적이 발견되었다.


이렇게 진화하는 과정에서 물고기 아가미의 유전자가 간여한 것으로 보인다. 2025년 최초의 척추동물이 육지로 진출한 뒤 아가미가 쓸모없어지자 아가미 연골을 만드는 유전자가 외이를 만들어낸 것이라는 연구가 나왔다. 물고기 유전자 염기서열을 쥐의 귀에 넣거나 쥐의 것은 물고기에 넣으면 귀와 아가미가 유사하게 잘 작동하기 때문이다. 일종의 ‘유전자재활용’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인간 귀의 과거사는 점점 드러나고 있다.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6-024-0857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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