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인문사회

증가하는 1인당 국민소득 추락하는 행복지수


한국인의 행복지수는 유명하고도 기이하다. 초등학생도 자살률이 증가하는 나라이다. 그 어떤 지표나 경고에도 불나방처럼 더욱 더 불속으로 뛰어든다.


갤럽이 국민행복지수를 조사할 때마다 주목받는 세 나라 중에 우리가 늘 있다. 2012년 한국(97위), 일본(59위), 싱가포르(148위)이다. 경제수준과 행복이 엇박자이기 때문이다. 연세대 심리학과 서 은국 교수는 “세 나라 국민은 행복의 잣대를 자신 안에서 규정하지 않고…사회적인 잣대를 쓴다는 공통점이 있다.”라고 했다. 한국 심리학회의 2011년 조사도 그렇게 나타났다. 우리는 ‘다른 사람이 봤을 때’ 내가 행복하다고 할 만한 삶을 살고 있나 자문하는 경향이 높았다. 서 은국 교수는 “타인이라는 거울에 반사된 내 모습을 행복의 잣대로 삼는 것”이라며 “40대 남자라면 자식이 어떻고 직함이 어떤지로 행복을 평가하기 때문에 승자는 극소수”라고 했다(조선일보, 2014.5.31.). 어떤 ‘경고’에도 변함은 없다.


10년 후 2022년「유엔 세계행복보고서」는 행복을 측정하는 지표로 1인당 소득, 사회적 지지(문제가 생겼을 때 도움을 줄 사람 여부), 기대수명, 삶에서의 선택 자유, 관용(지난 한 달 동안 기부 여부), 부패 인식(부패가 만연하다고 생각하는지 여부) 6가지를 이용한다. 따라서 사람들이 주관적으로 느끼는 행복이 제대로 반영된 수치는 아니다. 이에 따르면 중국 72위, 일본 54위, 한국 59위이다. 이 지수에서 한국은 행복지수가 크게 떨어져 순위가 내려간 반면 대만은 지수와 순위가 계속 상승세를 탔다. 대졸초임도 낮고 불평등 정도도 심한 대만이 중동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꼽혔다. 대만의 행복지수는 6.512점으로 전체 146개국 중 26위였다. 경제가 행복지수와 반드시 비례하지 않는 것은 자연스럽다.


소득이 높은 선진국일수록 삶의 만족도가 높다. 한국은 1인당 국민소득이 세계 30위 안에 들어 일본과 비슷하고 건강 기대수명은 4위로 최상위를 차지한다. 하지만 국민소득에 비해 행복도가 크게 떨어진다.「2025년(2022~2024년 평균치) 세계행복보고서」에 의하면 한국의 행복순위는 전 세계 147개국 중 58위이다. 2024년 순위에 비해 6계단이나 밀려났다. 소득은 계속 늘지만 행복감은 계속 추락한다. 고령화와 1인 가구증가 그리고 불신이 주원인이다. ‘혼밥’ 순위는 2022~2023년 갤럽이 조사한 142개국 중 127위로 최하위수준이다. 증가세도 높다. 늘어나는 1인 가구와 고령화가 그 원인이다. 1인 가구 비중은 2000년 15.5%에서 2023년 35.5%로 두 배 이상 높아졌다. 1인 가구는 고령층이 많다. 70대가 19%로 가장 높고 60대가 17%로 그 뒤를 잇는다. 홀로 하는 식사는 행복지수를 떨어뜨린다. 사람들이 분실물을 돌려받을 것이라고 믿으면 행복지수가 높다. ‘이웃’에게 발견될 경우 지갑을 돌려받을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행복 순위(58위)와 같았다. 이웃에 대한 신뢰가 없다. 절망사가 늘어나고 있다. 절망사란 주로 자살, 알코올 중독, 약물 중독으로 인한 사망을 말한다. 절망사가 늘어난 나라 1위는 미국이었고, 한국이 그 뒤를 이었다. 미국에서는 주로 30~59살 남성의 약물 중독사가 증가하는 반면, 한국에선 60살 이상 노인의 자살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세계적으로는 감소하는 추세이다.

https://worldhappiness.report/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아줌마’와 남녀평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