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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연결된 네안데르탈인과 인간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중증 코로나19 환자 1980명의 게놈을 수집해 이 가운데 835명의 게놈과 대조군인 정상인 891명의 게놈을 분석한 결과이다. 그 결과 중증 코로나19 환자는 3번 염색체의 ‘3q21.31’ 유전자 영역과 9번 염색체에서 혈액형을 결정하는 유전자 영역(9q34.2)이 병에 걸리지 않은 사람과 다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러나 9번 염색체 영역은 상반된 연구가 있어 중증 코로나와 관련이 있는지 논란이 있고, 3번 영역은 이견이 없다. 3번 영역에는 폐의 면역세포 조절에 관여해 호흡기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유전자나 코로나19를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인체세포 침투 시 활용하는 세포 표면 단백질과 상호작용하는 단백질을 만드는 6개 유전자가 있다.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COVID-19)에 감염된 사람 중 중증인 사람은 네안데르탈인으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자와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가 나왔다. 3번 염색체의 유전자 영역(3q21.31)이 약 5만 년 전 네안데르탈인으로부터 현생인류에게 전해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 영역의 염기서열 약 4만9400개에서 유전형의 분포를 분석한 결과 특정 유전형이 유독 많이 발견되었다. 그리고 ‘3q21.31’ 영역이 약 5만 년 전 크로아티아의 빈디야 동굴에 살던 네안데르탈인에게서 새롭게 유입됐을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남아시아인의 30%, 유럽인의 8%, 북미 및 중남미인의 4%가 중증과 관련이 깊은 유전형을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 중 가장 높은 곳은 방글라데시로 인구의 63%가 이 유전자형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아프리카인은 이 유전자형이 거의 발견되지 않았고 동아시아인에게는 거의 발견되지 않았다. 아프리카에서 이 유전자형이 거의 발견되지 않은 것은 현생인류가 아프리카를 벗어나 난 뒤인 약 6만 년 전쯤 지금의 서아시아지역 부근에서 네안데르탈인과 만나 이 유전자형을 얻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 유전자 영역의 어떤 특징이 중증 코로나19에 위험을 초래하는지, 다른 병원체에게도 영향을 미치는지는 모른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표면의 돌기(스파이크) 단백질을 인체 세포의 수용체(ACE2)에 결합시키고 침투한다. 네안데르탈인이 인간에게 물려준 유전자가 코로나19 증상을 2~4배 더 심하게 한다. 코로나 입원 환자 7885명 중 네안데르탈인에게 물려받은 DPP4 유전자 변이를 가진 사람은 다른 사람보다 훨씬 증상이 심했다. DNA 두 가닥 중 한쪽만 네안데르탈인 변이가 있으면 중증 위험이 두 배 높아지고, 두 가닥 모두 네안데르탈인과 같으면 4배로 증가했다. 특정 효소단백질(DPP4)을 만드는 유전자가 그것이다. 이 단백질이 코로나 바이러스가 인체에 침투하는 또 다른 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러한 유전자 변이에 작용하는 질병 치료제(당뇨병 치료제)가 코로나 중증 환자 치료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인간에게 전달된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는 코로나19의 중증 증상을 가져오지만 유전자 3개는 코로나 중증 위험을 22% 낮춘다는 연구도 나왔다. 코로나 환자 2200여명의 유전자를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와 비교했더니 12번 염색체에 있는 3개(OAS1, OAS2, OAS3)를 네안데르탈인에서 물려받은 사람은 코로나 바이러스 중증위험이 줄어든다. ‘OAS’ 유전자는 바이러스를 공격하는 효소를 생산한다. 이 유전자는 네안데르탈인에게서 온 것이며 더 강력한 효소를 생산한다. 우리 인간은 3번 염색체보다 12번 염색체의 네안데르탈인 유전자를 더 많이 갖고 있어 코로나를 막는 효과가 더 크다. 3번 염색체에 코로나 증세를 악화시키는 네안데르탈인 유전자를 가진 사람은 오늘날 8명 중 1명 정도이다. 반면 12번 염색체에 코로나 중증을 막는 네안데르탈인 유전자를 가진 사람은 유라시아와 미주 대륙에서 30%에 이른다는 것이다. 12번 염색체의 네안데르탈인 유전자가 시간이 갈수록 증가한 것은 진화과정에서 유리한 형질이 많이 살아남았기 때문이다. 자연선택이 이루어진 것이다. 12번 염색체에 네안데르탈인 유전자가 있는 사람은 2만 년 전에는 10%, 1만 년 전에는 15%, 300~1000년 전에는 3분의 1로 증가했다.

https://www.pnas.org/content/118/9/e2026309118

인류는 코로나 바이러스처럼 유전물질로 RNA를 가진 바이러스를 공략하는 면역 유전자 변이를 많이 네안데르탈인에게서 물려받았다. 네안데르탈인이 현생 인류의 조상보다 RNA 바이러스에 더 많이 시달렸음을 암시한다.




출처: https://blog.naver.com/ksk0508live/222248695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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