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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오의 정치와 인간 다양성 인식

가까운 가족이나 친구들과의 관계를 강한 유대(strong ties)라고 하고 서로 잘 모르는 관계는 약한 유대(weak ties)라 한다. 약한 유대(weak ties)는 1973년 처음 사용된 용어이다. 우리 사회는 강한 유대는 점점 강해지고 약한 유대는 점점 더 약화되고 있다. 우리는 카페에서 커피를 주문하며 직원과 주문 외에는 좀처럼 이러저런 얘기를 하지 않는다. 자기 집 승강기에서 만난 이웃은 외면하거나 ‘안녕하세요!’ 정도로 인사하지 세상 이야기를 나누지 않는다. ‘자기’ 집단 이기주의 문화도 한몫했다. 타 집단 사람은 자신과 상관없는 남으로 인식하여 무관심하고 무례할 때가 많다. 나이와 성별, 지역과 이념으로 집단이 쪼개지는 혐오 분위기는 이를 더욱 악화시킨다. 특히 정치적인 혐오가 심하고 상대에 대한 공감부재가 심하다.


2020~2022년 네 번에 걸쳐서 미국과 영국사람 약 5천 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조사를 했다. 정치양국화로 나타나는 공감의 ‘부재’를 연구한 것이다. 그 결과 어떤 정치적 성향인지에 관계없이 자신과 정치성향이 다르거나 반대되는 사람에 대해 공감수준이 유의미하게 낮다. 진보성향의 사람이 더 그렇다. 진보주의자가 냉정하거나 무관용적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진보성향의 사람은 보수 성향 사람의 도덕성을 낮게 평가한다. 또 보수로부터 피해를 경험하거나 그렇게 인식하는 경우도 상대적으로 많다. 이로 인하여 낮은 공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공감’은 정치적 분열과 증오의 정치를 메우는 열쇠이다. 공감은 타인에 대한 사랑, 인간의 다양성 인정에 대한 이해를 의미한다.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도 취임 연설 당시 “우리는 상대방의 입장에서 서 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었다. 그러나 그것은 말로만 해서는 안 된다! 이 연구는 가상의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이뤄진 만큼, 실제로 적용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https://journals.sagepub.com/doi/10.1177/01461672231198001


우리나라에서도 “우리 모두가 한국 사람이다. 다양성 때문에 한국은 성공했다. 우리는 지금 의견의 자유를 존중하는 넓은 아량을 가지고 세계에 대해 열려 있는 하나의 한국을 위해 함께 서 있다. 증오와 극단주의는 이 나라에서 설 땅이 없다. 우리는 민주주의와 관용, 그리고 세상에 대한 개방성에 바탕 한 하나의 나라이다.”라고 말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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