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예술 취향의 인간다양성


어떤 사람에게 음악은 지루하고 시끄럽다. 어떤 사람에겐 음악은 인생의 전부이다. 음악뿐만 아니라 예술, 영화, 연극 등 모든 면에서 그렇다. 사람은 정말 다양하다.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영화감독이자 제작자 그리고 배우인 시드니 폴락(Sydney Pollack, 1934~2008)의 1982년 영화「투씨」를 유투브로 보았다. 로버트 레드포드와 함께 한 1985년 작품「아웃 오브 아프리카」를 본적이 있다. 영화배우들의 삶과 애증이 흥미롭게 펼쳐지는 영화이다. 작품 속 배우들을 영화에 ‘진심’이다. 내겐 생소한 이야기이다. 흥미롭게 봤지만 ‘빠져들지는’ 않는다. 그만큼 내겐 무관심한 분야이다.


음악에 흥미나 쾌감을 갖지 않고 무감각한 것을 음악 무감각증(musical anhedonia)이라고 부른다. 전 세계 사람의 3~5% 정도가 이에 해당된다고 한다. 예술 등에서 그런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이러한 차이는 선천적인 면도 있고 후천적인 요인도 있을 것이다. 모든 사람이 음악이나 예술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며 재능 차이도 크다.


몸치나 음치인 사람이 노력해도 잘 안 된다면 유전자 탓이다. 2022년 박자를 잘 맞추는 것과 관련된 69개의 유전자 변이가 발견되었다. 또한 리듬감을 결정하는 유전율이 15% 내외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러한 유전의 대부분은 뇌에서 나타났다. 음악성이 뇌가 선천적일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사람마다 음악에 대한 선호도가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뇌 구조와 관련이 있다. 청각피질과 보상회로 영역인 선조체의 연결성이 음악의 선호도와 연관이 있다는 연구가 그 점을 시사한다. 뇌 구조에 따라 어떤 사람은 음악을 아주 좋아하고 어떤 사람은 관심이 없다.


생존과 번식을 위하여 진화한 인간에게 음악이 희열을 주는 이유는 과학계의 수수께끼이다. 음악 애호가는 음악을 들으면 뇌의 활동이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인간으로 하여금 쾌감을 느끼게 해주는 뇌의 보상회로는 음식, 돈, 술, 중독성 물질로도 자극받는다. 음악을 들어도 뇌의 청각회로가 보상회로를 자극하여 즐거움과 기쁨을 느끼게 해준다. 이러한 음악성이나 예술 감각은 물론 진화적 기원이 있다. 그렇지 않은 것이 없다.


2019년 침팬지들이 나무의 튀어나온 뿌리나 둥근 판을 주먹이나 발로 두드리며 소리를 내는 것이 관찰되었다. 또한 침팬지는 음악에 맞춰 춤도 춘다. 일부 수컷들은 음악에 맞춰 소리를 지른다. 침팬지가 나무뿌리를 두드리는 것이 드럼을 치듯 규칙적인 박자를 가진 연주임이 밝혀졌다. 침팬지에 따라 리듬도 다르다. 음악의 리듬 감각이 인간과 침팬지의 공통 조상에게서 유래했을 가능성이 있음을 암시한다.

https://www.cell.com/current-biology/fulltext/S0960-9822(25)00448-8


음악 ‘본능’이 진화적 적응의 결과물이라는 것이 인공신경망 기술로도 밝혀졌다. 인공신경망도 사람의 말이나 동물 소리에는 반응이 없었으나 악기나 성악 같은 음악 소리에 대해서는 반응을 보이는 ‘뉴런’이 만들어지는 것이 확인된 것이다. 인공신경망 뉴런이 실제 인간 뇌의 음악정보처리 영역의 신경세포와 비슷한 반응을 보인다.


난 음악이나 예술에 관심이 적고 희열을 별로 못 느낀다. 산골에서 자라 음악을 접할 기회가 없었다는 환경적인 요인도 작용했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해보았다. 유전적인 면은 말 모르겠지만 아버지도 그랬다. 음악이나 예술을 잘 모르니 ‘열등감’ 같은 것이 늘 있어왔다. 나이가 드니 점점 클래식음악이 좋아진다. 다른 음악은 처음에는 좋다가도 금방 시끄럽게 느껴진다. 그것도 유전적인 면이 있는지 모르겠다. 노래를 부르고 악기를 다루고는 싶다. 종종 시도해보았지만 몸과 마음을 다할 만큼 좋아하지는 않는다. 인간은 참 다양하다. 어떤 친구는 음악과 예술에 거의 모든 시간을 집중한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자연’은 질병 치료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