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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근수 Jun 17. 2021

호모 사피엔스의 중동이주와 네안데르탈인과의 삶



우리는 아직 자연이 우리에게 보여준 모습의 100,000분의 1도 모르고 있다.

We still do not know one-thousandth of one percent of what nature has revealed to us.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아인슈타인의 말대로 우리는 자연뿐만 아니라 우리 자신의 과거도 사실 확실하게 아는 것은 없다. 그러기에 우리는 끊임없이 인간의 기원과 역사를 찾아다니고 있다.


호모 에렉투스는 거의 2백만 년 전에 새로운 종으로 출현한 후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아프리카를 떠났다. 상당한 기간 동안 그들은 여러 지역에 정착을 했고, 이들 초기의 호모 에렉투스는 아시아의 자바인과 베이징인, 유럽의 호모 하이델베르겐시스와 마지막으로는 호모 네안데르탈렌시스로 진화했다. 그러나 이들은 수십만 년 전 아프리카를 떠나 유라시아로 진출했던 호모 사피엔스의 선조는 아니다.


지금으로부터 수십만 년 전에, 더 영리하고 유연한 종이었던 우리 모두의 선조가 아프리카 평원에 등장해서 두 번째로 아프리카 바깥으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호모 종은 아프리카에서 나타나 아프리카에서 출발하여 아라비아반도를 지나 인도에 도착한 후, 크게 3개 경로로 나뉘어 전 세계로 이동했다. 아시아경로, 오스트레일리아경로, 유럽경로이다. 아시아경로에서는 동북아시아경로, 티베트경로, 중앙아시아경로의 3개 경로로 나뉘어서 이동했다. 오스트레일리아 경로에서는 동남아시아에 도착한 아시아조상들의 일부가 갈라져 말레이반도를 거쳐 오스트레일리아로 향했다. 또 마지막으로는 중동을 거쳐 유럽에 진출하였다. 아라비아반도와 시나이반도는 인류 이주의 공통경로였다. 한편, 아프리카 내에서는 동북아프리카에서 북부, 서부, 남부로 이동했다. 이들 경로는 미토콘드리아 DNA와 인류 유골 등으로부터 추정한 경로이다. 약 십만 년 전쯤부터 인간이 아프리카 밖의 지역에서 산 증거가 발견된다. 최초의 증거는 약 십만 년 전의 인간유골이 중동에서 발견되었다. 처음에는 아프리카와 환경이 유사한 유라시아대륙의 남부 동서쪽으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이주시기와 경로에 대하여는 논란이 많고 아직도 새로운 발견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이동경로가 막연한 추정이 아니라 과학적인 증거가 뒷받침하고 있다. 우선 인류가 이동하면서 질병도 함께 따라갔고 그 증거가 발견되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간염이 그것이다. 전 세계에서 B형간염바이러스 감염자는 2~3억 명에 달한다. 그리고 1년에 백만 명에 달하는 사람이 합병증으로 사망했다(2018년 기준). 연구에 의하면 B형간염바이러스는 유라시아 전역에 살았던 인류가 수천 년 동안 감염돼 왔다. 그리고 청동기 시대 인류의 이동과 B형간염바이러스의 이동이 대체로 일치한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2018년 독일 막스플랑크 인류사과학연구소 고고학과 교수팀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현생인류의 손가락 뼈 화석을 발굴했다. 연대 측정 결과 8만5000년 전 화석으로 밝혀졌다. 새로운 주장에 관련된 증거는 계속 나타나고 있다. 현생인류는 약 10만 년 전 이스라엘에 도착했다고 생각해왔다. 아프리카 밖에서 발견 된 고대 인류의 초기 유적은 약 9만~12만 년 전에 존재했던 것으로 추정되었다. 그런데 약 17만 7000~19만 4000년 전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고대 인류 유적에 관한 연구 결과가 발표되어 과거의 주장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학자들은 이는 아프리카로부터 이주가 여러 차례 반복적으로 일어났지만 상당수가 실패 했다는 점을 확인시킬 뿐이라고 평가한다. 즉 인류는 한 번이 아니라 여러 번의 이주가 있었다는 주장이다.


2002년 이스라엘 카르멜 산에서 발견된 인간의 턱뼈가 17~20만 년 전의 인간의 것으로 2018년에 밝혀졌다. 기존에 아프리카 밖에서 발견된 가장 오래된 현생 인류 화석은 9만~12만 년 전의 것이다. 턱뼈에 붙은 치아 형태가 현생 인류의 특징을 보였다. 따라서 아직은 확실한 것은 밝혀지지 않았다. 이렇게 이스라엘과 레바논 등 지중해 동부를 의미하는 ‘레반트’ 지역에서 발견된 일부 화석은 약 18만 년 전까지 연대가 올라가, 최소 이 시기에는 아프리카 밖으로 나간 것으로 추정되지만 이들 대부분은 더 이상 아시아로 확산하지 못했다고 본다. 


1980년대에 처음 발굴된 네게브사막에서 발견된 선사 유적지(Boker Tachtit)는 형성 시기가 4만7천 년 전으로 추정했었다. 하지만 다른 유물에서는 약 3만4천 년 전으로 시기가 나와 1만년 이상 지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3~2015년 추가 발굴 때 출토된 유물을 대상으로 다시 분석한 결과 약 5만 년 전~4만9천 년 전에 처음 형성되기 시작해 4만4천 년 전에 완료됐다는 새로운 결과를 얻었다. 이 유적지 형성 초기 단계는 인근의 네안데르탈인 중기 구석기 문화와 겹친다. 이는 현생인류 조상과 네안데르탈인이 공존하며 상호작용을 해 유전적으로 교배가 됐을 뿐만 아니라 문화적 교류도 이뤄졌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현생인류가 약 5만 년 전 아프리카 밖의 이스라엘 중부 네게브 사막 주변에서 네안데르탈인과 한동안 공존했을 것이라는 추정이다. 물론 직접적인 증거는 없지만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이다.

https://www.pnas.org/content/118/25/e2014657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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