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지손가락으로 보는 인간지능의 진화
도구의 사용이 인간의 뇌와 지적능력이 발달하게 된 원인이라는 것이 전통적인 주장이다. 2016년 미국 에모리대학 인류학자 디트리히 스타우트(Dietrich Stout) 교수는 도구사용이 인류 진화에 미친 영향력이 과소평가 되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직접 석기를 만들어보니 칼 역할을 할 수 있는 박편(돌조각)을 떼어내려면 정교하게 돌망치를 사용해야 하며, 손도끼를 만드는 것은 훨씬 어렵다는 것을 알았다. 도구를 제작할 때 뇌의 활동을 측정했더니 뇌의 인지능력 관련 부분과 깊은 관련도 있음을 알아냈다. 또한 석기제작은 그 기술을 독자적으로 습득하기가 거의 불가능하여 초기 인류가 상호 간에 가르침을 주고받으며 언어능력도 진화되었다고 추정한다.
수백만 년 전 인간의 초기 조상은 1미터밖에 안 되는 작은 체구였다. 늑대나 호랑이처럼 빠르지도, 강한 이빨을 가지지도 못해 약했다. 먹이를 사냥하기 위하여 힘을 합치고 기술을 써서 사냥하지 않으면 안 되었을 것이다. 사냥도구를 만들고 길들인 개도 이용해야 했다. 이를 위해 머리를 쓰지 않을 수 없었다. 사냥을 위해 도구를 사용하며 협력을 하면서 머리가 좋아지고 언어가 발달하였다. 이것을 ‘인간 사냥꾼’ 가설(hunting hypothesis)이라고 한다.
도구가 발달하고 머리가 좋아진 것은 자연환경이 급변했기 때문이다. 환경변화에 따라 먹을 것을 적극적으로 찾아야 했고 다양한 방법으로 식량을 찾다보니 도구도 개발되었다. 도구를 사용하면서 인간의 뇌는 더 발달했고, 풍부한 식량으로 에너지 섭취가 늘어나면서 뇌도 커지고 지능도 발달하는 시너지효과도 나타났다.
도구사용은 엄지손가락과 관련이 크다. 영장류는 엄지손가락이 긴 종일수록 뇌도 크다. 손재주와 뇌 진화가 연결돼 있음을 보여준다. 긴 엄지손가락은 운동을 담당하는 소뇌 크기와는 연관성이 없는 반면, 신 피질 부피 증가와 관련이 있다. 운동을 제어하는 소뇌가 아니라 인지 기능을 담당하는 신 피질 발달과 더 깊이 연결되었음을 시사한다. 94종의 영장류를 연구한 결과이다. 종간의 비교연구결과이다. 그렇다고 엄지손가락이 긴 사람이 머리가 좋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와 관련된 연구가 있는지는 확인 못했다. 잠시 엄지손가락을 보며 인간진화의 긴긴 여정을 상상해보자.
https://www.nature.com/articles/s42003-025-0868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