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각은 미각보다 훨씬 복잡하다. 후각 수용체가 인지하는 냄새 분자는 1조 개가 넘는다. 한 분자가 한 가지 냄새를 내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후각 뇌 지도를 그리기 어렵다. 음식 5개 중 4개는 향으로 먹는다고 할 만큼 미각과 후각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이유가 있다. 인간의 감각 가운데 눈은 빛을, 귀는 소리를 인지하지만, 후각과 미각은 화학 분자를 감지한다. 이 때문에 후각과 미각은 ‘화학감각’으로 불린다. 후각은 식욕뿐 아니라 음식의 맛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사과와 양파를 눈을 가리고 코를 막은 채 먹게 하면 인간의 미각은 둘을 구분하지 못한다. 식감이 비슷하고 당 함량도 유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후각은 인간의 먹는 행위를 조종한다. 배가 고플 때는 음식 냄새가 절반만 섞여 있어도 뇌가 쉽게 알아차리는 반면 배가 부르면 음식 냄새가 80% 이상 섞여 있어도 뇌가 반응하지 않는다. 사람이 냄새를 느끼는 것은 코 점막의 후각 수용체가 냄새 분자를 감지해 뇌에 전달하기 때문인데, 음식을 먹고 포만감이 들면 뇌의 후각 피질이 음식 냄새를 자극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다. 우리의 식욕은 우리의 의지라기보다는 코가 유발하는 행위이다.
맛과 냄새는 우리의 뇌가 따로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맛 피질(taste cortex)에서 하나로 통합해 풍미(flavor)로 인식한다. 단순한 맛(taste)이 아니라 풍미인 것이다. 냄새는 음식 향이 입을 거쳐 코로 들어가는 구강역행성 냄새(retronasal odour)를 통해 형성된다. 맛과 구강역행성 냄새의 연결은 강해서 맛 자극이 없더라도 냄새만으로 맛이 느껴진다. 그래서 당분이 없어도 향이 첨가된 음료가 달게 느껴진다. 후각이 뇌를 속여 향을 뇌에서 맛으로 느낀다. 특정한 맛과 관련된 냄새만 맡아도 뇌에서는 실제 맛 자극이 있을 때와 비슷한 반응이 일어난다. 달콤한 냄새에는 달콤한 맛, 짭짤한 냄새에는 짭짤한 맛과 유사한 뇌 활동 패턴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것이 맛 피질로 알려진 뇌 부위(섬엽, insula)에서 통합한다. 냄새와 맛이 강하게 함께 작용해 강한 즐거움을 준다.
https://www.nature.com/articles/s41467-025-6380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