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욕, 그리고 너드와 모솔

성욕, 그리고 너드와 모솔


1990년대 발견된 키스펩틴(kisspeptin)은 KiSS-1이라는 유전자에 의해 만들어지는 호르몬이다. 사춘기에 분비되면서 사람의 생식기능을 활성화시킨다. 여자에게는 키스펩틴이 배란을 촉발하는 역할을 한다. 10대 청소년들이 과도하게 성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키스펩틴이 넘쳐나기 때문이다.


2017년 월지트 질로(Waljit S. Dhillo)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 교수는 사춘기에 사람의 성욕을 자극하는 뇌 호르몬인 ‘키스펩틴’(kisspeptin)이 사람에게 낭만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킨다고 밝혔다. 키스펩틴은 사람의 뇌에서 성관계나 연애 관련 행동의 회로를 켜는 역할을 한다는 주장이다. 인간이 키스펩틴을 주입받으면 세상이 아름답게 보인다. 1998년 개발한 발기부전치료제 비아그라는 ‘육체의 문제’만 해결해줄 뿐 ‘마음’은 움직이지는 못한다는 문제점이 있다. 키스펩틴은 마음의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뇌 비아그라’라고 할 수 있다.


섹스는 뇌에서 시작해서 뇌에서 끝난다. 많은 뇌 구조들이 활성화되어 척수와 자율 신경계를 통해 ‘수정’을 준비하도록 시킨다. 우리가 이것에 완전히 집중하도록 뇌는 우리에게 오르가즘으로 보답한다. 우리가 오르가즘에서 체험하는 행복감은 옥시토신이 그 순간에 다른 뇌세포들에서 아편 물질을 방출시키기 때문이다. 뇌에서 아편 류 물질의 방출을 자극하고 뇌에서 분비되는 이러한 물질들은 중독성이 있다. 유전자 DNA 다형성, 즉 도파민의 메시지를 받아들이는 도파민 D4 수용 체의 유전자 DNA에 나타나는 작은 차이들이 섹스에 대한 욕구, 흥분, 성 행동의 정도와 상관관계가 있다.


그렇다고 모든 사람이 성욕에 지배되는 것은 아니다. 성욕은 생물학적으로 진화적으로 번식을 위한 기제이지만 이들은 다를 뿐이다. 일부 사람들은 성에 관심이 거의 없다. 40만 명 이상의 성인을 대상으로 연구에 의하면 남녀 각각 약 1%는 성관계 경험이 없다. 처음으로 유전적 요인, 환경과 심리적 차원에서 한 연구이다. 유전적인 부분은 약 15%이다. 특정 유전자가 아니라, 아주 작은 영향을 미치는 수많은 유전자가 모여 이런 결과를 가져온다. 이러한 유전적 차이는 두드러지지 않아, 유전자만으론 설명할 수 없다. 성경험이 없는 남성은 상대적으로 여성이 적거나 소득불평등이 큰 지역에 산다. 대개 내향적이고, 지능지수와 학업성취도가 높으며, 신체적으로 약하고, 술과 담배 사용이 적고, 어린 나이부터 안경을 쓰는 등 너드의 전형적인 이미지이다. 너드(Nerd)는 지능이 뛰어나지만 사회성이 떨어지는 사람을 지칭하는 신조어이다. 21세기 용어인 ‘모태솔로’나 ‘모솔’이다. 이들은 외로움이나 긴장감, 행복감 저하를 호소하지만 큰 수준은 아니다. 병리적 현상이나 건강하지 않다는 신호는 아니다. 유전적 차이도 거의 없으며, 개인의 선택과 환경적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한다.

https://www.pnas.org/doi/10.1073/pnas.2418257122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음식은 맛(taste)이 아니라 풍미(flav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