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아니아 사람으로 본 인간 유전자의 복잡한 진화

오세아니아 사람으로 본 인간 유전자의 복잡한 진화

오세아니아(Oceania)는 태평양의 육지와 섬 지역을 말한다. 대양주라고도 한다. 오스트레일리아 대륙을 중심으로 하고, 파푸아 뉴기니 섬과 뉴질랜드를 큰 섬으로 하며, 미국 하와이 주를 비롯한 태평양의 크고 작은 섬들을 포함한다.

남쪽에 위치한 파푸아 뉴기니와 솔로몬 제도 등 멜라네시아인들이 데니소반의 유전자를 가장 많이 갖고 있다. 이들의 DNA 중 약 5%가 데니소바인의 것, 약 4%가 네안데르탈인의 DNA로 고인류 DNA를 거의 10% 가까이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아시아인도 거의 비슷하다.

2010년「네이처」논문에 의하면 오세아니아 원주민에게서 데니소반인의 유전자가 최대 6% 정도 있다. 아프리카인들에게는 데니소반의 유전적 흔적을 거의 찾을 수 없다. 유럽인은 아시아인에 비해 훨씬 낮다. 데니소반은 오세아니아와 아시아 지역에 주로 분포해 있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2014년 4월 2일자「네이처」에는 오세아니아 원주민들에게서 데니소바인의 유전자가 5% 정도 흐른다는 사실이 발표되었다. 이 모든 성과는 2022년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은 독일 막스플랑크진화인류학연구소의 진화인류학자인 스반테 패보 박사의 연구결과이다. 패보 박사는 고인류학분야의 아인슈타인이라고 할 만 하다. 참고로 ‘고’인류학은 멸종된 인류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오세아니아에 속한 파푸아뉴기니인은 겉모습은 아프리카인과 비슷하지만 유전적 기원은 아시아인과 밀접히 연결돼 있다. 파푸아뉴기니인은 고립된 환경과 데니소반과의 혼혈, 인구 병목 현상으로 독특한 외형과 유전적 특징을 형성했다. 파푸아뉴기니인의 조상은 농업으로 인한 인구증다를 경험하지 못했다. 도착 초기의 혹독한 환경에서 수천 년 동안 낮은 인구 규모가 유지되었다. 파푸아뉴기니인의 유전체에서도 데니소반(Denisovan) DNA가 상당 비율 발견된다. 이는 동남아시아나 오세아니아 지역에서 고대 인류와의 혼혈이 있었음을 보여준다. 파푸아뉴기니인, 멜라네시아인,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은 전체 게놈의 약 4~6%가 데니소반에서 기원했지만, 유럽인과 아프리카인은 거의 없다. 반면 유럽인과 아시아인은 네안데르탈인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

https://www.nature.com/articles/s41467-025-61661-w

2022년 연구에 의하면 파푸아 뉴기니 사람에게 단일염기 다형성(Single Nucleotide Polymorphism, SNP)으로 알려진 8만2000개의 유전 변이가 비정상적으로 높은 빈도로 관찰된다. 단일염기 다형성은 DNA 염기서열의 한 부분에서 개체에 따라 다른 변이가 발생하는 것으로 DNA 복사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생기는 변이다. 이들 유전변이는 데니소반에게서 물려받았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한다. 데니소바인의 유전자 변이체가 현생인류가 주변 환경에 적응할 수 있게 면역 반응을 미세 조정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감염질병이 많은 열대 지방에서는 면역반응을 조금 낮추고 과잉 반응하지 않는 것이 유리하다. 인간의 질병관련 유전자와 면역차이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

과거 데니소반은 아시아 본토와 북쪽에 살았을 것으로 생각했다. 2019년 연구에 의하면 파푸아 뉴기니 사람의 조상은 두 개의 데니소반(Denisovan) 혈통을 가지고 있으며, 이 두 데니소바인은 35만 년 전경에 분리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부터 현생인류가 긴 진화 기간 동안 지리적으로 격리돼 있던 여러 갈래의 데니소반과 교배했을 거라고 추정할 수 있다. 현생인류와 네안데르탈인뿐만 아니라 당시 지구상에 인간과 같은(human-like) 매우 다양한 집단이 있었고 인류는 이들과 접촉했을 것으로 보인다. 동남아시아 섬과 뉴기니도 여러 고대 호모 종 DNA를 가진 사람들이 사는 곳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인간의 유전자에는 바이러스로부터 유래한 것이 10%를 훨씬 넘는다. 데니소반이나 네안데르탈 유전자도 5~10% 정도 가지고 있다. 인간 유전자는 침팬지와 98% 내외 같다. 인간은 어느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존재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