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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우주 진출은 새로운 종의 탄생가능성

인간의 우주 진출은 새로운 종의 탄생가능성


인간이 직접 우주로 진출하는 것은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인간을 최초로 화성에 보내는 비용은 1994년 기준 5천억 달러로 당시 미국 예산 1조2600억 달러의 40%에 달했다. 또 하나는 우주에서는 인간의 몸이 어려움을 겪는다. 2019년 미국 항공우주국 연구에 의하면 우주 비행은 유전자 발현과 텔로미어 길이, 장내 미생물군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칼 세이건의『창백한 푸른 점』에 의하면 중력이 ‘0’일 때 1년마다 뼈의 6%가 상실된다. 실제로는 우주에서는 매달 뼈와 근육이 약 1%가 손실되는 것으로 추정한다.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이론에 따르면 움직이는 물체에서는 시간이 느리게 흐른다. 시속 2만7000㎞로 지구를 도는 국제우주정거장에서는 시간이 느려 노화가 더디게 진행돼야 한다. 하지만 2025년 3월 우주선 결함으로 국제우주정거장에 있다가 9개월 만에 돌아온 우주비행사 수니타 윌리엄스(Sunita Williams)는 불과 몇 개 월 사이에 확 늙어버린 모습이었다. 무중력, 고농도 방사선, 장기간 고립 때문이다. 무중력 상태에선 힘을 쓸 필요가 없으니 근육이 손실되고, 중력을 거슬러 혈액을 분출할 필요가 없으니 심장과 혈관도 약해진다. 뼈도 중력과의 상호작용이 없어 점점 약해지고 부서지기 쉬워진다. 침대에 누워서 일어나지 않고 지내는 것과 같다.


혈액 줄기세포, 즉 조혈모세포 및 전구세포(Hematopoietic stem and progenitor cell , HSC 또는 HSPC)는 골수에 존재하는 미성숙 세포로 조혈이라는 과정을 통해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 같은 모든 유형의 혈액 세포를 지속적으로 생성한다. 우주 비행은 인간 혈액 줄기세포의 노화를 가속화한다. 우주로 보낸 혈액 줄기세포는 새로운 세포를 생성하는 능력을 일부 상실하고, 텔로미어 길이가 빠른 속도로 짧아진다. 우주에서 노화 속도가 빨라진다. 미토콘드리아에서는 염증과 스트레스 징후가 나타났고, 평소 휴면 상태로 있는 유전체 영역(다크 게놈)까지 깨어났다. 이는 면역 기능을 해치고 질병 위험을 높여 노화를 가속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다크 게놈은 단백질을 암호화하지 않는 DNA, 즉 기능이 잘 밝혀지지 않은 비암호화 영역이다. 전체 DNA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인류 진화 과정에서 우리 몸속에 남아 인간 유전체의 일부가 된 고대 레트로바이러스의 잔재도 다크 게놈에 속한다. 인간 DNA의 8%가 이에 해당한다. 강한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이 영역이 활성화해 줄기세포를 죽음으로 몰아넣는다. 세포가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아 빨리 늙어버리게 된다. 우주에 있던 세포들을 다시 지상 환경에 놓자, 손상된 것 중 일부는 다시 정상 상태를 되찾기 시작했다.

https://www.cell.com/cell-stem-cell/fulltext/S1934-5909(25)00270-X


인간은 지구환경에서 진화하여 선택된 종이다. 지구에 최적화한 존재이다. 지구를 벗어나면 생존가능성은 희박해진다. 설령 실제로 우주로 이주하고 살아남는다 해도 극히 일부만 ‘자연(우주) 선택‘되어 살아남을 것이다. 아마 지구상 인간과는 유전자가 아주 다른 유전자 풀을 이루게 될 것이다. 또한 지속적으로 진화되어 완전히 새로운 종으로 살아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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