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가 1도 높아지면 고산 우림지대의 반이 감소하고, 2도가 오르면 산호초나 호주 열대우림의 생태계가 회복불능에 빠지고 해양생물이 멸종하며, 3도가 상승할 경우 빈민층의 극심한 기아상태가 발생하고 사바나 지역의 사막화가 진행된다. 4도가 높아지면 남극이 녹아 세계 전역의 해안이 침수되고 시베리아 동토 층의 탄소 배출로 기온이 추가 상승한다. 5도 상승 시에는 극지방의 빙하가 모두 녹고 내륙 기온은 10도 이상 오르며 내륙 깊은 곳까지 바닷물이 침투한다. 6도나 폭등하면 육지와 바다 생물의 95%가 전멸한다.
2024년은 관측 이래 가장 더운 해였다. 2025년 여름도 마찬가지였다. 거의 매년 그럴 것이다. 온난화가 지속되면 고온다습 한 날이 증가할 것이다. 이로 인한 스트레스와 고통을 넘어 노화가 가속되고 수명이 줄어든다. 더 심각한 것은 인간이 살 수 있는 한계를 넘어버리는 것이다. 또는 북극빙상의 붕괴로 대서양난류의 흐름이 심각하게 왜곡되어 빙하기가 올 수 있다는 점이다. 유럽은 물론 북미에는 한파가 몰아칠 것이다.
‘전례 없는 기후재난’은 산업화 이전 자연 상태에서 살 경우에는 1만 명 중 1명만 겪을 극단적인 기후환경을 뜻한다. 평균온도가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상승할 경우 2020년생의 약 52%가 이전에 관측되지 않은 극단적인 폭염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며 산다. 1960년생은 16%이다. 온실가스 정책이 현 수준에서 유지되어 2.7도 상승하면 2020년생의 약 83%가 생애 전반에 걸쳐 극단적인 폭염을 겪는다. 3.5도에 이르면 극단적인 폭염을 겪는 비율은 92%로 치솟았다. 1.5도 이내로 억제하면 3800만 명 이상의 어린이가 폭염 노출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다.
고온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세포수준에서 생물학적 노화가 가속화 할 수 있다. 온난화로 인한 고온에 시달리는 ‘열 스트레스’는 염증과 산화 스트레스, 호르몬 변화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이는 염증, 대사, 면역기능 등과 관련된 유전자에서 광범위하고 장기적인 후성 유전학적 변화(epigenetic changes)로 이어진다. 32도 이상의 고온이 연중 절반 이상인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1년에 10일 미만인 지역 사람보다 생물학적 노화가 최대 1년2개월 더 빨리 진행된다. 열대지방에 사는 사람들이 여기에 해당할 것이다. 고온으로 인한 생물학적 노화는 흡연이나 음주에 의한 효과와 비슷하다. 노화뿐만 아니라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만성질환의 위험도 높인다. 심혈관계, 신경계, 신장, 면역계 등 여러 기관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연구에 의하면 폭염에 2년 동안 노출되면 신체나이가 약 8~12일 더 빠르게 늙는다. 80세 수명이면 두 달 정도 더 늙는 셈이다. 고령층, 육체노동자, 농촌 거주자, 에어컨이 없는 사람은 더 가속 노화된다. 온난화의 부작용도 불평등한 것이다. 2025년 우리나라의 두 달 동안의 폭염으로 모든 사람이 평균적으로 한 달 더 노화되고 수명을 단축시켰다.
지구온난화로 수백만 명이 추가로 목숨을 잃는 것으로 추정된다. 화석연료 연소로 인한 대기오염으로 2022년 252만 명, 오염된 가정용 연료 사용으로 230만 명이 사망했다. 1990년대 이후 열사병 등 온열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은 23% 증가해 매년 평균 54만6000명이 숨졌다. 2024년에는 산불 연기로 인한 초미세먼지로 15만4000명이 사망해 2003~2012년 평균보다 36%(약 4만 명) 늘었다. 기후변화로 인해 평균 16일의 추가 폭염에 노출됐다. 1세 미만 영아와 65세 이상 고령층은 각각 389%, 304% 더 많은 폭염을 겪었다. 2024년 폭염으로 노동시간 6390억 시간이 손실돼 소득 손실은 1조900억 달러, 세계 GDP의 약 1%에 달했다. ‘지구온난화’라기보다 ‘기후위기’이다.
https://www.thelancet.com/journals/lancet/article/PIIS0140-6736(25)01919-1/fulltext
국가별 에너지소비량과 국민소득은 거의 비례한다. 에너지소비를 줄이면 소득도 준다. 어느 나라가 얼마나 에너지 사용을 줄일지는 민감한 문제인 것이다. 온난화를 일으킨 누적적인 원인을 제공한 국가는 선진국이다. 하지만 지금은 중국이 가장 많이 배출한다. 누적 탄소배출을 기준으로 할지 현재 배출을 할지도 타협하기 어렵다. 탄소배출을 줄이려면 분명히 선진국은 소득을 줄여야 한다. 타협이 가능해보이지 않는다. 결국 모두 다 ‘죽는’ 길로 치닫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