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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0년에도 기대수명은 100세를 넘지 못해



기대수명(life expectancy)은 0세의 출생아가 향후 생존할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생존연수를 뜻하며, 평균수명 또는 0세의 기대여명이라고도 한다. 사람들이 평균적으로 얼마나 오래 살 것인지를 나타내며 연령별 사망률 통계로 산출된다. 지금 기대수명이 80세라는 것은 지금 태어난 사람에게 적용된다. 이미 태어난 나하고는 상관없다. 우리나라의 기대수명이 83세라는 발표를 들으면 올해 태어난 사람에게 적용된다는 뜻이다.


인간의 기대수명은 놀라운 정도로 증가하여 40살밖에 안 되는 자연수명의 두 배나 된다. 과학덕분이다. 사실 우리가 누리는 모든 것은 과학기술 덕분이다. 우리 주위의 모든 것이 그렇다. 지난 2000년 동안 인간의 수명은 꾸준히 조금씩 늘어나 1~2세기마다 1년씩 증가했다. 19세기 중반까지도 인간의 기대수명은 50세를 넘지 못했다. 20세기 초부터 공중보건과 의학이 발전하며 기대수명은 크게 증가했다. 20세기에는 10년마다 무려 3년씩 늘어났다. 21세기에 태어난 사람 대부분이 100세 이상까지 살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전 세계 기대수명은 2022년 73.6세에서 2050년 78.1세로 4.5년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남성은 4.9년, 여성은 4.2년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기대수명이 낮은 국가들에서 기대수명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기 때문이다. 적극적인 공중 보건 조치로 심혈관 질환, 질병, 영양실조 등을 예방하고 생존율을 개선했다. 특히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지역에서 기대수명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다. 하지만 건강하지 못한 상태로 삶을 보낼 시간이 더 길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인의 평균 기대수명은 2009년 처음으로 80세에 도달했다. 한국인의 평균 기대수명은 1970년 62.3세에서 2010년 80.2세, 2017년 82.7세로 약 50년간 기대수명이 20년이나 증가했다. 1970년 전후 우리나라 생활환경과 의료 환경이 얼마나 열악했는지를 보여준다. 또한 40년간 우리나라가 얼마나 발전했는지도 보여준다. 2022년 기대수명은 82.7세로 2010년 이후 증가 폭이 확연히 줄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2년 정도 길다. 2022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평균 기대수명은 80.5세이다.


스튜어트 올샨스키(Stuart J. Olshansky) 미국 일리노이 대학 교수에 의하면 1990년대 이후 기대수명 증가세가 둔화됐고 2010년 이후 특히 느려진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도 2000~2009년과 비교해 2010~2019년의 기대수명 증가율이 감소했다. 미국은 기대수명 증가율이 9개국과 비교해 더 둔화 폭이 컸다. 1990년부터 2019년까지 기대수명이 가장 긴 9개국과 미국의 통계를 분석한 결과이다. 한국을 비롯해 호주,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홍콩, 스페인, 스웨덴, 스위스 그리고 미국 10개국이다. 10개 나라를 기준으로 21세기 이후 출생자 중 기대수명이 100세가 넘는 비율은 여성은 15%, 남성은 5% 미만이다. 21세기에도 급격한 수명 연장이 일어났거나 일어날 것이라는 증거는 현재는 없다. 기대수명 증가율이 둔화돼 100세 시대가 쉽지 않다고 보는 스튜어트 올샨스키(Stuart J. Olshansky) 교수는 20여 년 전 수명논쟁의 불을 붙인 학자이다.


오래 전 스티븐 오스태드(Steven Austad) 앨라배마 대학 교수는 150세까지 사는 사람이 2150년경에는 반드시 나올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제이 올샨스키(Steven Austad Jay Olshansky) 교수는 내기를 제안했다. 이른바 ‘오스태드-올샨스키(Steven Austad Jay Olshansky) 내기’로 ‘150세 수명 가능성’ 논쟁이다. 두 사람은 각자 150달러씩 내고 150년간 주식시장에 묻어두기로 했다. 그때 150세 인간이 나오면 모든 돈은 오스태드 교수의 후손에게 돌아가고, 반대의 경우는 올샨스키 교수 후손의 차지가 된다.


스튜어트 올샨스키(Stuart J. Olshansky)의 2024년 논문에도 불구하고 인간이 150세까지 살 수 있을 것이라는 스티븐 오스태드(Steven Austad)는 자신의 예측은 변함이 없다. 그들의 내기의 끝이 궁금하지만 그 때까지 살지 못한다. 나도 판돈을 걸고 내기를 할까. 인간이 150세를 살려면 획기적인 ‘역 노화’ 과학기술이 필요하다. 하지만 미래는 장담할 수 없다. 과학의 발전은 항상 예상을 훌쩍 뛰어넘었다.


150살까지 사는 사람은 예외적인 경우이고 평균 수명은 다르다. 1900년대 초반에서 1938년 사이 선진국의 기대수명은 세대마다 약 5.5개월씩 증가했다. 1900년생의 평균 기대수명은 62세였으나, 1938년생은 80세까지 늘었다. 20세기 전반기에는 영유아 사망률 감소와 의료·위생 환경 개선 덕분에 전례 없는 수명 증가가 가능했다. 1939년부터 2000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의 기대수명 증가폭은 세대 당 2.5~3.5개월 수준으로 급격히 줄어들었다. 이미 영유아 생존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수명 증가는 주로 노년층에 달려 20세기 초반과 같은 폭발적인 수명 연장은 어렵다. 이 추세라면 1939년 이후에 태어난 세대는 평균 수명 100세에 도달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장기적으로 수명증가가 느려지는 장수시대를 예고한다.

https://www.pnas.org/doi/10.1073/pnas.2519179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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