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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케이터 작가의 꿈



‘커뮤니케이터’ 작가는 학자들의 연구 중 스스로 필요한 부분을 자신의 책에 소개한다. 엄격한 학문적 잣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보통사람으로서의 평가(people review)이다. 과연 그 연구 결과가 우리 인간에게 ‘보편적인’ 의미가 있는지 또는 사람들이 우주와 세계를 이해하는데 중요한지를 결정한다. 예를 들어 코로나19 백신은 안전한지, 지구 온난화는 미래를 어떻게 바꿀지 등 인류에게 필요하고 중요한 지식을 전달한다. 또한 개별적인 연구결과가 전체적인 맥락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지도 설명한다. 이렇게 편집하여 쓴 책이 ‘교양’ 서적이다. 보통 사람은 학술지에 실린 연구를 이해하기도 읽기도 어렵다. 그래서 교양서적을 읽고 이해한다. 때로는 교양서적이 더 흥미 있고 더 통찰력이 있는 경우도 있다. 또한 연구 분야가 좁은 학자들의 연구를 종합하고 편집하여 넓은 시각에서 바라보게 해줄 수도 있다.


교양 지식을 제공하는 사람은 책을 쓰는 작가로 한정되지 않는다. 영화감독 크리스토퍼 놀란(Christopher Nolan)은 영문학을 전공한 사람이지만「인셉션」,「인터스텔라」 등 영화를 만들어 ‘과학’ 커뮤니케이터로서의 면모를 보여줬다. 물론 영화이기에 과학적으로 완전할 수는 없지만 관객을 흥미로 몰아넣었다. 과학자들은 과학(SF)영화를 잘 즐기지 않는다. 과학적으로 말이 안 되는 장면이 나오기 때문이다.


2025년「네이처」는 양자역학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물리학자들을 대상으로 인터뷰했다. 인터뷰에서 과학을 잘 묘사했다고 자주 언급된 작품은 2014년「인터스텔라」와 2006년「프레스티지」였다. 두 작품의 감독인 크리스토퍼 놀란(Christopher E. Nolan)은 2023년 작「오펜하이머」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받았다.「인터스텔라」는 실제 물리현상에 기반 한다. 영화에서 제시된 공간, 시간, 평행 우주에 대한 아이디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우주를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개념이 나온다. 영화에 나온 블랙홀 장면은 캘리포니아공대의 킵 손(Kip Thorn) 명예교수의 감수를 거쳤다. 물리학자들은 1986년「스타트렉 4: 고향으로의 여정」도 호평했다. 우주선 승무원들이 지구를 위협하는 외계 탐사선을 만나고 시간을 거슬러 멸종된 고래를 찾아 나선다. 이 고래들이 탐사선의 신호를 해독해 재앙을 막을 단서였기 때문이다. 1989년 작「백 투 더 퓨처 2」첫 번째 작품에서는 과거로 돌아가 젊은 아버지와 어머니의 사랑을 주선해 자신이 태어나도록 한다. 속편에서는 미래로 가서 불행한 처지에 놓인 자신의 아이들을 돕는다.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25-03440-7


필자 같은 작가는 단지 학문적 연구를 전달하는 것뿐만 아니라 ‘거대한’ 꿈을 꾸는 사람이다. 시대와 역사를 초월하는 ‘고전’ 스테디셀러를 남기고 싶은 것이다. “한 사람이 자기 자신에게 가장 먼저 그리고 마지막에 요구하는 바는 무엇인가? 자기가 사는 시대를 자기 안에서 극복하며 ‘시대를 초월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가 가장 격렬한 싸움을 벌이는 대상은 무엇인가? 그를 그 시대의 아들이게끔 만드는 것이다.” 프리드리히 니체의 저서『바그너의 경우』(2002년 번역판) 서문에 나오는 말이다. ‘시대를 초월하는’ 그리고 ‘시대와 함께 하는’ 그런 글을 쓰고 싶은 것이다. 그것은 작가에게는 스테디셀러 ‘고전’을 쓰는 것이다. ‘고전’은 시대와 장소에 따라 변하는 지식보다 보편적인 본질을 담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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