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 중 비만이나 과체중인 사람이 거의 반이나 된다. 그러다보니 한 번이라도 체중 조절을 시도한 사람은 세 명 중 두 명이나 된다. 새해 소망으로 ‘다이어트’가 1~2위를 다툰다. 새해를 맞을 때마다 체중을 빼겠다고 다짐하지만 10명 중 9명이 실패한다. 살을 빼는 것은 쉬운 것 같지만 암 치료보다 어렵다. 심지어는 비만은 사실상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재발한 췌장암 환자보다 치료가 어렵다. 심지어는 비만으로부터 벗어날 확률이 0.1%밖에 안 된다는 연구주장도 있다. 그래서 다이어트는 성공할 가능성이 아주 낮다는 것을 분명하게 아는 것으로부터 시작하여야 한다. 필자가 제시한데로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장기간에 걸쳐, 아니 평생에 걸쳐 실천하여야 한다.
다이어트를 시작하는 사람들은 거의 모두 덜 먹고 더 운동하기 시작한다. 처음에 쉽게 살이 빠진다. 다이어트는 참 쉽다. 그렇게 쉽다면 비만도 거의 없어야 하고 이 책도 필요 없다. 하지만 대다수가 1년 또는 몇 년 안에 체중이 본래대로 돌아오거나 심지어 더 살이 찌는 요요를 겪는다. 5년 안에 최소 95%가, 10년 안에는 거의 99%가 체중이 원래대로 돌아오거나 더 늘어난다. 5년은커녕 대부분 1년도 못 간다.
이것은 대규모 연구에서도 사실로 드러났다. 10년 동안 다이어트를 시도한 약 30만 명을 조사한 결과 1년간 본래 체중의 5%를 감량할 가능성은 남자 12명 중 한 명, 여성 10명 중 한 명 정도였다. 3~4kg을 1년 내 빼는 사람이 10% 정도라는 뜻이다. 그러나 2년 안에 다시 본래 체중으로 돌아올 가능성은 53%였다. 5년 안에 다시 살이 찌는 경우는 78%에 육박했다. 이것은 비만이 아닌 사람의 경우였다. 비만인 사람이 정상 체중에 도달한 비율은 남자 210명 가운데 한 명, 여자는 124명 가운데 한 명에 불과했다. 경우 0.5~0.8%에 불과하다. 고도 비만인 경우는 남자 1290명 가운데 한 명, 여자 677명 중 한 명에 불과했다. 0.07~0.14%에 불과하다. 비만이나 과체중인 사람이 정상 체중으로 돌아오는 다이어트에 성공하는 것은 너무 어렵다. 게다가 살을 뺐다가 살이 찌면 더 살찌는 체질로 바뀐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세계보건기구(WHO)는 1996년에 비만을 ‘장기 치료’가 필요한 질병으로 정했다. 또한 세계보건기구(WHO)와 세계비만연맹(WOF)는 2015년에 3월 4일을 ‘세계비만의 날’로 정했다. 비만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예방과 치료를 위해서이다. 2022년에는 세계적인 ‘비만’ 학자들이 런던왕립학회(Royal Society)에서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에서 논의된 것을 요약하면 이렇다. 비만은 유전적 요인과 사회적인 요인 등이 복잡하게 얽힌 성격을 지닌다. 따라서 비만으로 고통 받는 사람을 일방적으로 비난하면 안 된다. 비만은 식탐이나 게으름 같은 한 개인의 잘못이 아니다. 비만은 1980년대 이후 크게 높아졌다. 이 시기에 인간 유전자에 변화가 있었던 것도 사람들이 의지력이 약해졌을 리도 없다. 비만이 증가한 원인으로 특히 초 가공식품(ultra-processed food)을 지적한다. 1980년대 이후 과도한 가공식품 또는 초 가공식품 섭취로 비만인 사람이 많이 증가했다. 다시 말해 비만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또는 사회의 문제이다. 가공식품, 초 가공식품 또는 ‘정크 푸드’를 규제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