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사는 없다


인간은 태어난 후 죽음으로 가는 길을 걸어간다. 사람들은 오늘 하루를 살았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오늘 하루 더 죽음에 다가간다. 젊었을 때는 죽음 아직 먼 미래로 실감이 나지 않는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노화현상은 느껴진다. 특히 60살 또는 65살부터는 신체기능이 현격히 저하된다. 죽기 10년 전부터는 죽음을 예고하는 신호가 느껴진다.


2021년 연구에 의하면 보행 속도가 느려지면 사망 위험이 22% 높다. 악력이 약한 사람과 의자에 앉았다 일어나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사람은 사망 위험이 각각 15%, 14% 더 높다. 의자에서 일어나는 시간이 길어지는 현상은 사망 최대 10년 전부터 나타났다. 옷 입기, 화장실 사용, 시장 보기 같이 일상생활에서 어려움을 겪은 사람의 경우 사망 위험이 30% 더 높다. 스스로 평가한 신체활동 저하 현상은 7년 전부터, 일상적인 활동의 어려움은 최대 4년 전부터 발생한다.


세포가 노화하면 분열하거나 복제하는 능력을 잃어버린다. 세포는 죽지 않기 위한 저항을 계속하면서 염증을 일으키거나 조직을 변형시켜 인접한 세포들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 쥐의 노화를 보더라도 많은 노화세포가 발견되고 보행 속도와 근력, 지구력, 음식 섭취 능력 등이 손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노화세포가 주변 세포까지 노화시킨다. 일부 과학자들은 ‘세놀리틱(senolytic)’ 같은 노화치료제로 노화세포를 제거하고 노화로 인한 신체 기능 장애를 완화하키는 연구를 한다. 쥐를 대상으로 치료했더니 노화세포를 줄이고 쥐의 보행 속도와 지구력, 악력 등의 기능 저하를 늦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화를 지연시켜 건강과 수명을 연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연구이다. 과학이 얼마나 인간의 수명을 늘릴 수 있는지는 현재로서는 예측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죽음 어김없다.


종종 장례식을 가면 ‘호상(好喪)’이란 말을 듣는다. 천수(天壽)를 누리고 잠자듯이 세상을 떠나는 것을 자연사 또는 호상이라 한다. 죽었는데 좋은 호(好)를 붙이는 것이 어색하다. 실제로는 엄밀한 의미의 자연사는 없다. 2025년 부검 데이터 2410건과 역학 자료를 분석한 결과 자연사는 없으며 모든 인간은 병으로 사망한다. 부검은 사망 원인을 규명하는 가장 정확한 방법이다. 대부분 급성 심근경색 39%, 심부전 38%, 뇌졸중 18% 등 95%가 순환기·호흡기 붕괴로 죽는다. 건강한 100세 이상 사망자는 68%가 심혈관병으로, 25%가 호흡부전으로 사망했다. 생쥐의 약 90%가 암(악성종양)으로 죽지만 인간은 심장과 혈관질병으로 사망한다. 나이가 많아지면 ‘예비’ 신체능력이 고갈되고 항상성이 떨어진다. 가벼운 폐렴 등도 도미노처럼 특정 장기에 치명적인 고장을 발생시킨다.

https://doi.org/10.61373/gp025i.0119


그것은 비가 오고 바람이 불듯이 자연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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