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반 과학과 차별 행보의 현재



트럼프는 취임이후 정부 효율화를 ‘이유’로 2026년 과학 연구개발 예산을 대폭 삭감하는 ‘안’을 내놨다. 국립과학재단 예산은 2025년 대비 55%, 미국 국립보건원은 40%, 미국 항공우주국은 24% 삭감이다. 결국 국립보건원에서 5844건, 국립보건원에서 1996건의 보조금이 취소·중단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특히 허위정보, 백신, 감염질병, 소수 인종과 성차별 등 프로젝트를 차별적이고 비과학적이라며 취소·동결했다. 미국 법원의 명령과 합의로 연구 보조금 상당수는 재개되거나 동결이 해제됐지만 약 2600건(33%)은 여전히 그대로다. 최종 예산 규모는 하원과 상원에서 진행 중인 법안을 통해 결정된다. 전년 대비 2025년 유학생이 17% 감소했다. 코로나19 대유행이 발생했던 2020~2021년을 제외하면 10년 중 가장 적은 수이다. 또한 2025년 미국의 과학기관 인력도 약 20% 감소했다. 2만5000명 이상의 인력이 이탈했고 이들 대다수는 경력 초기 단계에 있던 사람들로 분석된다.

https://www.nature.com/immersive/d41586-026-00088-9/index.html


트럼프정권이 재등장하면서 미국은 반지성적이고 반과학적인 행보가 강하다. 특히 백신 음모론자라는 비판을 받아온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Robert F. Kennedy Jr.)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은 취임 후 미국에서 유행하는 홍역의 원인이 영양 부족이라거나, 홍역 백신이 자폐증을 유발한다고 주장하는 등의 언행으로 논란을 빚었다. 건강한 어린이와 임산부를 코로나19 백신 접종 권고 대상에서 제외하여 논란도 낳았다. 또한 정부 소속 과학자들이 의학저널에 논문을 게재하는 것을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의학저널이 제약회사의 조종을 받고 있다며 ‘모두 부패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의뢰로 작성한 보고서(「Make America Healthy Again, MAHA」)를 발표했다. 미국의 질병의 근본원인을 규명하겠다는 취지이다. 그러나 보고서의 왜곡은 심각하다. 인용한 연구결과를 왜곡했을 뿐 아니라, 존재하지도 않는 논문도 7건 있다. 인용한 캐서린 키스(Katherine Keyes)의『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미국 청소년의 정신건강과 약물 사용의 변화』논문에 대해 그는 그런 논문을 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언론의 기업지배(corporate capture of media)’라는 장에 포함된 논문 두 편도 그렇다. 인용된 저자 중 한 명은 그런 논문을 쓴 적이 없다고 밝혔고, 다른 한 명은 존재하지도 않는다. 해당 논문들은 아동청소년의 약물사용이 광고에 의해 유도된다는 내용이다. 해럴드 파버(Harold J. Farber)는 인용된『미국 아이들은 너무 많은 약을 복용하고 있다-최근 발생하는 위기』라는 논문을 작성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또한 ‘텍사스의 데이터를 2011~2015년 기준으로 연구한 한 편의 논문을, 2025년의 미국 전체 진료 패턴으로 일반화하는 건 매우 무리한 해석’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과도한 일반화는 보고서 전반에 걸쳐 나타났다. 예를 들어 ‘정신건강 약물치료에 관한 장’에서는, 한 논문을 인용하며 ‘정신치료만으로도 정신과 약물만큼 혹은 그보다 더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해당 논문의 저자는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조앤 맥켄지(Joanne McKenzie)는 “우리 연구는 정신치료의 효과를 측정하거나 비교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녀는 “우리는 정신치료를 검토에 포함하지 않았고, 오직 신세대 항우울제 간의 효과와 위약 대비 효과만을 비교했다.”고 반박했다. 보고서는 ‘1993년부터 2009년까지 아동 대상 항정신병약 처방이 800% 증가했다.’고 논문을 인용했지만, 실제 연구에서는 1995년부터 2005년까지의 수치를 분석했다. 또한 마리아나 피게이로(Mariana G. Figueiro)는 자신의 연구를 잘못 해석했을 뿐 아니라, 논문이 실린 학술지조차 틀리게 표기했다고 지적했다. “해당 연구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 대학생 대상이었다. 논문의 결론도 보고서가 인용한 내용과 다르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백악관은 ‘형식적인 오류들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되며, 현재 수정 중이다. 보고서의 본질적인 내용은 결코 부정할 수 없고 이는 연방정부 역사상 가장 혁신적인 보건 보고서 중 하나이며, 연방정부가 지금껏 인정하지 않았던 과학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포춘 코리아, 2025.5.30.).




우리나라 사람들의 과학에 대한 관심도는 선진국 중 낮은 관심도를 보인 미국의 63.3점과 비교해도 매우 뒤처져 있다. 2020년 설문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과학에 대한 관심도는 100점 만점에 성인은 46.9점, 청소년 57.1점이다. 새로운 과학에 대한 이해도는 더 낮다. 청소년은 44.6점으로 나왔지만 성인은 36.5점으로 낙제 수준이다. 학교를 떠나고 나면 과학책을 읽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더 심각한 것은 ‘과포자’ 즉 과학을 포기하는 청소년도 많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중학생의 경우 과학 수업을 20%도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이 10%가 넘는다. 게다가 과학 과목 기초 학력 미달 학생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 지나치게 입시위주로 치우친 교육은 과학에 대한 관심도를 올릴 수 없다. 초중등학교에서 그나마 과학 교육이 이루어지지만,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에는 거의 과학이나 수학을 접할 기회가 없다. 과학에 대한 무지는 무지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다. 사회도 지적 수준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21세기에도 지속되는 극한 이념 분쟁도 무지로 인한 것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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