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는 유전일까 노력일까


지난 100년 동안 인류의 기대수명은 거의 두 배로 늘어졌다. 1925년경에는 30~40대밖에 안됐지만 2020년대엔 70~80대까지 산다. 인간의 몸은 심각한 유전적 결함이 없고 중대한 질병에 걸리지 않는 한 70년은 무난히 작동하게 설계돼 있다. 하지만 인간의 ‘자연’ 수명은 40살도 안 된다. 과학기술과 의학이 없으면 40살이면 인간은 대부분 죽는다. 과학과 의술을 모두 향유하면서 과학을 거부하는 사람들을 적지 않게 보는데 웃음이 나온다.


인간의 수명은 유전적 요인이 강하다. 임표는 술도 담배도 멀리했는데 63세에 죽었고, 주은래는 술을 즐기고 담배는 멀리했는데 73세에 죽었고, 모택동은 술은 멀리하고 담배를 즐겼는데 83세까지 살았고, 등소평은 술도 즐기고 담배도 즐겼는데 무려 93세까지 살았다. 장개석 군대의 부사령관을 지낸 장학량은 술과 담배와 여색을 모두 가까이 했는데도 103세까지 살았다(기록엔 101세로). 128세나 되신 중국 최고령의 노파를 인민일보 기자가 만났다. 기자는 물었다. “할머니 건강 장수 비결이 뭡니까?” 노파가 대답했다. “응 담배는 건강에 나쁘니 피우지 마! 난 5년 전에 끊었어.”


브라질에는 100세를 넘어서도 건강하게 사는 사람이 많다. 100세를 넘겨 사는 초장수인(super centenarian)도 있다. 107세의 한 남성은 브라질에서 정식 직업을 가진 최고령자이다. 그는 슈퍼마켓에서 쇼핑 카트를 정리하는 일을 한다. 이들 초장수인 20명의 유전자를 해독한 결과 생활 습관이나 의료 혜택보다는 타고난 유전적 다양성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들 대부분은 유럽과 아프리카, 아메리카 원주민 혈통이 섞인 조상을 두었다. 브라질은 다양한 인종으로 구성된 나라이다. 이들은 특별한 식습관을 가진 것도, 운동을 열심히 하지도 않았다. 대부분 의료 혜택을 많이 받지 못했지만 건강하게 살았다. 이나 카나바로 루카스(Inah Canabarro Lucas) 수녀는 2025년 116세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당시 전 세계 최고령자였다. 루카스 수녀는 당분이나 지방 섭취를 제한하지 않았고 초콜릿을 매우 좋아했다. 70세에 수영을 시작해 30년 후 첫 대회에서 우승한 106세 여성인 로라 올리베이라(Laura Oliveira)의 장수 비결이 유전자에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106세, 101세인 여동생이 있고, 고모는 110세이다.

https://genomicpress.kglmeridian.com/view/journals/genpsych/2/1/article-p18.xml


유전만은 아니다. 스페인의 마리아 브라냐스(Maria Branyas Morera, 1907~2024)는 117살 살았다. 그녀의 세포의 생물나이는 실제 나이보다 23세나 젊었다. 분석에 의하면 그녀의 장수 비결의 8할은 유전자 때문이고 나머지가 생활 습관 때문이다. 게놈 분석 결과 수명과 관련된 여러 유전자가 장수에 도움이 되는 변이형이었다. 유전자 7개는 부모 양쪽에서 장수 변이형을 물려받았다. 아주 드문 사례이다. 그는 심장과 뇌세포를 보호하는 유전자 변이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좋은 생활 습관은 유전자의 스위치를 켜고 끄는 데 결정적이다. 좋은 유전자가 없어도, 생활 습관이 유전자의 스위치를 켜고 끌 수 있다. 생활 습관도 좋았다. 술 담배를 하지 않았고 지중해식단을 유지했다. 매일 요거트를 3개나 먹어서 그런지 대변에 장내유익균인 비피도박테리움(bifidobacterium) 수치가 높았다. 비피도박테리움은 노화를 늦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사람들 대다수는 나이가 들수록 수치가 떨어진다. 꾸준한 요구르트 섭취로 인한 것이다. 사실 식성도 유전적인 요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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