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 밖 우주에서 생명이 살 수 있는 행성을 찾으려면 엄청나게 운이 좋아야한다. 고등생물이 살 수 있으려면 더욱 운이 좋아야 한다. 불행하게도 우주의 공간이 너무 커서, 그 문명들 사이의 평균 거리는 최소한이 200광년이나 된다. 최근의 우주선 중 가장 빠른 것으로 보는 보이저1호와 보이저2호는 시속 5만6,000킬로미터 정도이다(비행기의 속도는 시속 약1000킬로미터 내외이다). 일 년에 약 5억 킬로미터를 갈 수 있다. 광속이 초속 30만 킬로미터이니 빛의 속도로 가면 27분이면 가는 거리를 1년 동안 가야한다. 200광년이면 우주선을 타고 가려면 약 386만년이 걸린다. 만약 이 정도 거리에 있는 외계인이 우리가 이곳에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고, 망원경으로 우리를 본다면, 그들이 보는 빛은 200년 전의 지구이다. 지금의 우리가 아니라 아마도 프랑스 혁명을 보고 있을 것이다. 그러니까 우리가 실제로는 홀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더라도, 실질적으로 그런 셈이다. 만일 가장 가까운 별인 센타우리 시스템에 한두 개의 지구와 유사한 행성이 있다면, 우리는 이미 별빛을 차단하고 행성에서 나오는 빛의 스펙트럼을 분석하여 생명체의 흔적을 찾을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광합성 대사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증거와 미생물의 존재 증거가 될 것이다.
태양계 밖에서 행성을 찾는 것은 주로 행성이 항성 앞을 지날 때(transit) 항성 빛이 줄어드는 현상에 의해 찾아낸다. 그렇다면 태양계 밖에 외계문명이 존재한다면 마찬가지 방법으로 지구를 관찰할 수 있을 것이다. 외계행성의 관점에서는 우리가 외계인이다. 100파섹(326광년) 이내에 있는 가까운 별 중 이론적으로 지구를 찾아낼 수 있는 항성이 2천34개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중 1천715개는 인류가 문명을 꽃피운 지난 5천 년 사이에 지구를 포착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으며, 나머지 319개는 앞으로 5천 년 사이에 포착할 수 있는 영역에 추가로 들어설 것으로 분석했다. 이 항성 중 7개는 이미 행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 행성들에 인류에 필적하는 외계문명이 있다면 지구의 존재는 물론 생명체가 살고 있다는 것도 알아냈을 것이다. 과거 5천년과 미래 5천 년 간 지구를 관측할 수 있는 항성 2천34개 중 117개가 인류의 전파가 도달할 수 있는 100광년 이내에 있으며, 이 중 75개는 약 100년 전 민간 방송사가 우주로 전파를 송출한 이후에도 이 영역 안에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들 행성에 지구 같은 외계문명이 있다면 인간이 보낸 전파를 관측할 수 있는 것이다. 약 11광년 떨어진 처녀자리의 행성 계(Ross 128)에 지구의 1.8배에 달하는 외계행성이 적색왜성을 돌고 있는데, 외계문명이 존재했다면 3천57년 전부터 899년까지 2천158년 간 지구의 천체면 통과를 관측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이 항성은 약 900년 전 지구 천체면 통과 영역에서 벗어난 상태다. 약 45광년 밖에 있는 트라피스트(Trappist-1) 행성계는 지구 크기의 행성이 7개에 달하고, 4개는 생명체 서식 가능 영역 안에 있는 것으로 관측되었다. 그러나 이 행성에서는 외계문명이 있다고 해도 1천632년 뒤에나 지구의 존재를 관측할 수 있는 영역에 들어설 것으로 분석됐다.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6-021-03596-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