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타성은 자유의지일까



대부분의 인간은 먼 아프리카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기아에 시달려도 동정심을 보이지만 바로 잊는다. 하지만 자녀가 배고프다고 하면 바로 반응한다. 그걸 ‘자식사랑’이라고 한다. 자유의지일까? 뇌와 호르몬 때문일까. 사실 자녀나 가족 또는 친구에 대한 사랑과 배려는 생물학적이다. 아프리카에 대한 무관심과 가까운 사람에 대한 사랑, 이기심과 이타심이 혼재한다.


동물과 인간에게 나타나는 이타성은 상당부분 진화의 유산이다. 생존 또는 자신의 유전자를 남기려는 본능일 뿐이라는 것이다. 유전자만 이러한 이타성에 관련된 것이 아니다. 뇌도 관련이 있다.


뇌 앞쪽 부위인 전전두엽 피질의 일부 영역(ventromedial prefrontal cortex, vmPFC)이 다른 사람을 돕거나 친사회적 행동을 하는 결정을 할 때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부위는 보상과 그 보상을 얻기 위한 노력 사이의 선택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곳이 손상되면 다른 사람을 도우려는 의지가 작았고, 돕기로 결정한 후에도 힘을 덜 쓴다. 이 영역 근처에는 손상되면 다른 사람을 도와주려는 의지가 더 커지게 하는 하위 영역도 있다. 이 영역은 10대 후반에 발달하고 나이가 들면서 변화한다.


기존 뇌파(EEG) 연구에 의하면 자신에게 불리한 불평등 상황에서 이타적인 선택을 할 때 타인의 이익을 반영하는 전두엽과 결정에 필요한 정보를 축적·처리하는 두정엽 사이에 뇌파 동기화 현상이 나타난다. 전두엽과 두정엽은 타인의 감정을 읽고 정보를 통합해 최종 결정을 내리는 영역이다. 2026년 연구에 의하면 뇌의 전두엽과 두정엽에 약한 전기 자극을 가하면 더 이타적인 선택을 한다. 전기 자극이 두 부위 사이의 신호 동조를 강화해 ‘타인을 배려하는 정보’가 의사결정 과정에 더 강하게 반영되도록 만든다. 이타심이 도덕적 의지의 문제만이 아니라 뇌의 신경 회로와 연결돼 있다는 의미다.

https://journals.plos.org/plosbiology/article?id=10.1371/journal.pbio.3003602


사회적으로 친밀한 관계를 맺은 동료가 곤경에 처했을 때 그들을 돕는 데 더 강한 동기를 보인다.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집단도 마찬가지이다. 그걸 ‘신의’라고 하며 강조한다. 사실 인간은 의리와 ‘폭력배’의 집단 ‘이익’을 구별하지 못한다. 이타적 행동은 인간뿐만 아니라 동물에게서도 나타난다. 혈연이 아닌 개체를 돕는 이타적 행위에 대해서는 동물행동학이나 진화론에서 연구한다.


이것이 과학이 말하는 ‘인간성’이다. 따라서 ‘인간성의 회복’이란 용어는 잘못된 언어이다. 인간성이란 그렇게 아르다운 의미를 갖지 못하기 때문이다. 인간성의 극복’이 제대로 된 용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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