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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6억 년 전 선캄브리아기 생명 대폭발의 발견과정



우리는 아직 자연이 우리에게 보여준 모습의 100,000분의 1도 모른다.


아인슈타인


지구를 장악하고 있는 동물은 인간을 포함한 척추동물이 아니라 절지동물이다. 곤충, 거미, 갑각류 같은 절지동물은 지구 동물 종의 80%를 차지하고 숫자로도 다른 종을 압도한다. 절지동물은 고생대 캄브리아기 초기에 등장했다. 


마틴 브레이저가 쓴 『다윈의 잃어버린 세계』는 생명체가 급격하게 등장했던 캄브리아 대폭발 이전인 선캄브리아기에 대하여 다루었다. 과거에는 6억 년 이전 캄브리아기 이전의 생명체 화석이 발견되지 않았다. 선캄브리아기의 생명체가 발견되지 않았던 당시 갑작스러운 생명체의 폭발적 등장은 창조론의 증거로 여겨졌다. 당시의 생명체는 연체동물이었기 때문에 화석이 남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1910년 캐나다 로키산맥에서 발굴된 캄브리아기 세일암맥에서 연체동물이 발견되면서 문제는 해결되었다.


고생물학자인 찰스 왈콧(Charles Doolittle Walcott, 1850~1927)은 1909년 캐나다 로키산맥에서 암석을 조사하다가 버제스 산(Burgess Moutain) 북쪽 해발 2300미터의 능선에서 동물 화석들을 발견했다. 그 화석들은 그때까지 전혀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동물이었다. 1924년까지 총 6만5000개 이상의 화석을 발굴했다. 5~6억 년 전 캄브리아기에 퇴적된 검정색 셰일에서 산출되는 화석으로 그곳은 버제스 셰일 화석 지역(Burgess Shale graveyard)으로 이름 붙여졌다. 고생대 초기에 바다는 삼엽충의 세상이었지만 그 이후 수천만 년 동안 바다에선 생물종 다양성과 복잡성이 폭발적으로 증가하였는데 ‘캄브리아기 대폭발’의 시기라고 부른다. 버제스 셰일 화석은 캄브리아기 대폭발 당시의 화석 동물로 보존 상태가 좋고 량도 많다. 여기에서 발굴된 캄브리아기의 생물들은 대부분 단단한 껍질이 없는 생명체이다. 얕은 바다의 산호초에서 살았던 생물들이 순식간에 진흙 절벽 아래에 매몰되어 보존된 것이다. 


1946년 러시아에서 약 5억5천800만 년 전 디킨소니아(Dickinsonia) 화석이 발견되었다. 그러나 그것의 정체를 놓고 논란이 이어졌었다. 디킨소니아는 선캄브리아기에 살았던 에디아카라 생물군에 포함돼 있다. 에디아카라 생물군은 호주 에디아카라 언덕에서 발견됐으나 단세포 아메바, 이끼류, 초기 동물인지 논란이 많았다. 호주국립대학(Australian National University, ANU) 일야 보브로프스키이(Ilya Bobrovskiy) 박사 연구팀은 디킨소니아(Dickinsonia) 화석에서 콜레스테롤 분자가 포함된 조직을 발견했다. 콜레스테롤 분자는 동물의 대표적 특징으로 디킨소니아가 동물이라는 점을 확증한다. 이 화석은 박테리아의 시대와 캄브리아기 대폭발 때 등장한 대형 동물 세계 사이를 잇는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팀은 이 화석이 최초의 동물 화석으로 확인됨에 따라 과거에 추정했던 시기보다 수백만 년 앞선 5억5천800만 년 전에 몸집이 큰 동물이 많았다는 점이 입증됐다.


2011년에는 약 6억 년 전 깊은 바다에 살았던 해초와 벌레 같은 동물들의 화석이 중국에서 무더기로 발견되었다. 캄브리아기 이전에 살았던 동식물의 온전한 화석 3천점이 산소가 없는 물속에 퇴적된 혈암 층들 사이에서 발견된 것이다. 2019년에는 중국 허베이(湖北)성 칭장(淸江)과 연결된 단수이 강 강변에서 약 5억1천800만 년 전 캄브리아 초기의 해양 생물 화석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캄브리아기 최대의 화석 군으로 알려진 캐나다 버지스 혈암(頁巖) 생물군에 못지않은 것이다. 발굴한 캄브리아기 화석은 절지동물, 해면류, 조류 등 4천여 개, 101개 분류군으로 이 중 53%는 이전에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것이다. 이 화석은 캄브리아 초기 생태계의 다른 형태 생물을 들여다보는 새로운 창이다.


분석(糞石)은 동물의 똥이 썩지 않고 화석이 된 것이다. 폴란드에서 발견된 약 2억3천만 년 전 트라이아스 후기의 공룡 조상(Silesaurus opolensis)의 분석에서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딱정벌레(학명 Triamyxa coprolithica)의 새로운 종이 2021년 확인되었다. 많은 딱정벌레 잔해와 함께 더듬이와 다리 등이 거의 손상되지 않고 보존된 상태였다. 이 딱정벌레가 딱정벌레목 중 가장 작은 ‘식균아목’(Myxophaga)에 속하지만, 지금까지 보고된 적이 없는 멸종한 종이다. 식균아목의 작은 딱정벌레들은 습한 환경에서 조류를 먹고 산다.호박(琥珀)은 소나무나 전나무의 수액(송진)에 갇힌 곤충을 생생하게 보여주지만 시기가 약 1억4천만 년 전까지로 한정된다. 반면 분석은 그 이전으로 더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pii/S0960982221006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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