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와 새싹 30주년을 축하합니다.
30년 전인 1991년, 탄자니아 다르에스 살람 Dar es Salaam에서 제인 구달 박사님을 만난 12명의 청소년들이 있었습니다. 이 청소년들은 그저 박사님의 말씀을 듣기만 하려고 모인 것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흥분 가득한 이야깃거리들을 잔뜩 들고 구달 박사님과 열띤 토론을 벌였죠.
대화 속에는 그들이 살고 있는 마을의 온갖 문제들이 튀어나왔는데요, “당나귀들이 학대당하고 있어요.”, “사람들이 마을 곳곳에 쓰레기와 오염물질을 버리고 있어요.”, “마을 뒷 편의 숲이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어요.”, “사람들이 야생동물을 사냥해서 먹어요.” 등등… 모두가 그 열띤 토론에 참여해 자기 마을의 문제점들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해결책을 모색했죠.
제인 구달 박사님은 그들의 열정과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에 감탄했고, 이들은 한데 마음을 모아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모임을 만들었습니다. 그것이 곧 오늘 30주년이 된 뿌리와 새싹의 시작이었습니다.
30년 전에 모였던 초기 멤버 중에는 탄자니아의 환경부 장관을 역임한 사람도 있고, 현재 탄자니아 뿌리와 새싹 사무국의 사무국장이 된 사람도 있으며, 국회의원, 시의원, 또 환경 문제를 집중적으로 보도하는 저술가, 활동가 등 수많은 ‘새싹’들이 곰베의 침팬지와 탄자니아, 그리고 전 세계의 환경을 위해 노력하는 ‘나무’로 자라났습니다.
다르에스살람의 지역문제를 인식하고 활약했던 청소년들이 제인 구달 박사님을 만나 용기와 희망을 가지고 지역 사회를 바꾸어 나가는 영웅이 된 것처럼, 지금은 전 세계로 퍼져 있는 수 만 명의 뿌리와 새싹 청소년들이 각 나라에서 동물, 환경, 이웃을 위해 활동하고 있습니다. 또 50개국에 자리한 뿌리와 새싹 사무국들은 곳곳에 숨어 있는 변화의 씨앗들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답니다.
이렇게 자라난 변화의 씨앗들은, 탄자니아에선 갇혀 있는 침팬지를 야생으로 돌려보내며, 그들의 서식지를 보전하는 활동을 하고, 네팔에선 전통 축제에서의 동물 학살을 막아내고자 정부로부터 축제에서의 동물 학살을 반려하는 성명서를 이끌어 내었으며, 중국과 내몽고의 메마르고 황량한 사막엔 수백만 그루의 나무를 심어 사막화를 막아내고 있고, 말레이시아와 아랍에미리트에서는 바다거북의 보전을 돕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전 세계 약 8000여개의 소모임에서 각자 미래 세대를 교육하고, 주변 환경을 지키고, 자연과 사람들의 권리를 옹호하는 활동을 아주 활발히 펼치고 있는, 우리 뿌리와 새싹입니다.
생명다양성재단이 사무국을 맡고 있는 한국에서도 소 모임들의 눈부신 활약이 있었습니다. 잔인하게 이용당하는 동물들이 더 이상 없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우리 주변의 동식물들이 더 잘 지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주변 생태계와 환경이 무참하게 파괴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그동안 열심히 활동해 주었습니다.
기후 위기와 환경 재난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사회에는 이미 미래에 대한 비관적인 감정과 절망이 팽배합니다. 그러나 이런 현실에도, 우리 모두에게 마치 등불처럼 희망이 있음을 말하는 뿌리와 새싹 소 모임들이 있기에, 또 지금까지 지구를 망가뜨려온 어른들에게 불호령을 내리는 젊은이들이 있기에, 우리는 다시 한 번 용기를 가지고 활동할 수 있습니다.
어려운 시기 속에서 30주년을 맞은 뿌리와 새싹, 우리 모두 함께 축하하고 기념하며, 제인 구달 선생님의 한 마디로 마무리 해볼까 합니다.
“What you do makes a difference, and you have to decide what kind of difference you want to make.”
Jane Goodall
“당신이 하는 일은 어떤 형태로든 변화를 만듭니다. 그리고 당신은 ‘어떤’ 변화를 만들지 선택해야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