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채식주의부터 육식주의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그 배경에는 인간 유전자의 다양성이 있다. 인간의 유전자들은 수백만 년 전부터 지금까지 인류의 진화 역사 곳곳에서 돌연변이와 함께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다양하게 진화해왔다. 식생활은 유전자와 문화가 어우러져서 함께 변화해온 결과이다.
인간의 먹는 행위는 당연히 에너지를 흡수하여 생존하려는 것이 원초적인 목적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배고프면 밥을 먹는다. 음식을 먹는 생물학적인 또는 물리적인 이유를 생각하면 배부르면 먹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주변 사람들을 보면 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배가 불러도 맛있는 것을 보면 먹는다. 그야말로 맛으로 먹는다. 단지 에너지를 흡수하기 위하여만 먹는 것이 아니라 쾌감 때문에 먹기도 하는 것이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그 맛에 취해 과다하게 먹어 비만이 되고 어떤 사람은 배부르면 좀처럼 먹지 않는다. 에너지를 보충하기 위하여 완전하게 진화가 되었다면 이런 일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진화는 늘 불완전하다.
인간의 섭식행동에서 나타나는 불완전성은 뇌에서도 관찰된다. 배고플 때 먹는 것과 배고프지 않은데도 맛있어서 먹는 때 우리의 뇌는 다른 방식으로 작동한다. 활성화되는 뇌 부위는 서로 다른 것이다. 쥐를 대상으로 한 연구로 밝혀진 사실이다. 뇌의 세로토닌 수용체가 먹는 것을 조절한다. 배고프거나 배고프지 않을 때는 전혀 다른 경로를 통해 세로토닌 수용체와 연결된다. 배고플 때 먹으면 시상하부와 연결된 회로를 통해 먹는 것을 조절하지만, 배고픔을 느끼지 않음에도 먹을 때는 중뇌와 연결된 회로를 통해 조절한다. 배고픔을 느끼고 식사를 할 때와 배고프지 않음에도 식사를 할 때의 뇌 신호 채널은 명확히 분리되어 있는 것이다.
https://www.nature.com/articles/s41380-021-01220-z#citeas
이러한 분리가 왜, 언제 어떻게 분리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아는 것은 아직은 없다. 아는 것은 인간이란 오랜 진화과정을 거치면서 복잡하게 축적되고 얽힌 존재라는 것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