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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근수 Aug 10. 2021

지구상 산소증가의 생물학적인 결과와 물리적인 요인


약 46억 년 전 지구가 생성된 후 두 차례의 산소발생(oxidation) 사건이 일어났다. 첫 번째 대산소화 사건(The Great Oxidation Event)은 24억 년 전 최초의 광합성 생물인 남세 균(cyanobacteria)에 의해 발생했다. 그리고 약 20억 년 뒤 신원생대 산소발생사건(Neoproterozoic Oxygenation Event)이 두 번째이다. 20억 년에 걸쳐 전개된 점진적인 산소발생을 가능하게 한 것이 어떤 요인에 의한 것인지를 과학자들은 연구해왔다. 


산소의 증가가 인(燐)과 탄소, 산소의 상호작용에 따른 필연적인 결과라는 주장이 2019년 나왔다. 지구상에 산소가 많아진 것은 생물지화학적 순환(biogeochemical cycling)의 결과라는 주장이다. 이 연구에 의하면 지질구조나 생물학적 변화가 없어도 인과 탄소, 산소의 상호작용만으로 대양과 대기의 산소량을 급격히 바꿔놓을 수 있다. 약 30억 년 전 초기 광합성 미생물이 등장하고 판구조 변동이 시작된 이후 다세포 생물을 지탱할 수 있는 수준으로 산소 수치가 높아지는 것은 불가피한 현상이었다. 산소가 증가하면서 이에 반응해 대양의 ‘인’도 증가하고 이를 영양분으로 삼는 광합성 생물에 영향을 미치는 상호작용 속에서 산소량이 누적적으로 증가하였다. 이것만으로도 지질기록에 나타난 것과 같은 3단계 산소 폭증과 일치하는 결과이다. 지구의 산소 화는 여러 번에 걸친 생물학적 진전이나 지질구조의 변화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산소를 가진 행성은 지금까지 생각되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주장은 지구와 비슷한 산소를 가진 외계행성을 찾을 수 있는 가능성을 높여놓는 것이기도 하다.


2021년에는 지구의 자전속도가 느려지면서 산소발생을 더욱 촉발시켰다는 가설이 제기되었다. 행성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전 속도가 점차 느려지면서 하루의 길이가 길어진다. 초기 지구도 점차 자전속도가 느려지면서 낮의 길이가 늘어가 광합성을 하는 남세 균이 방출하는 산소의 양을 늘렸을 것이다.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61-021-00784-3#citeas


지금은 지구의 자전은 24시간을 주기를 가지지만 형성 초기에는 6시간 정도로 짧았을 수 있다. 달의 중력에 의해 마찰이 생기면서 자전 속도가 서서히 감소했다. 앞으로도 지구의 자전 시간이 계속 길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결국 생물과 인간의 진화는 물리학적인 요인과 맞물리면서 이루어졌다. 생물학적 현상과 물리적 현상은 결코 분리될 수 없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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