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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근수 Sep 01. 2021

다이어트에 실패할 수밖에 없는 환경적 요인


현대인의 비만문제는 심각하다. 많은 사람들이 체중과의 전쟁을 벌인다. 하지만 체중조절의 실패가 환경적인 요인과 관련이 있다는 것은 잘 인지하지 못하는 것 같다. 요요현상으로 좌절하는 사람들도 많다. 다이어트를 하려면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 잘 모르고 하면 아무리 자신의 의지로 하더라도 실패할 요인이 주변에 산적하다. 지식은 곧 인간의 자유의지를 형성하는 것이다.


1975~2020년 45년 동안 세계적으로 비만한 사람이 3배가량 증가했다.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은 약 10배 증가했다. 비만의 원인은 다양하게 제시되며 그것이 나타나는 것은 복잡하다. 사실 과거에도 과식하고 많이 먹는 사람들은 많았다. 그럼에도 1970년대 이전에는 그렇게 뚱뚱한 사람은 아주 드물었다. 이렇게 과체중이 나타나는 원인으로 최근에 이슈가 되는 것은 가공식품과 초 가공식품(ultra-processed foods)이다. 가공식품에는 밀가루, 소금, 물, 이스트로 만든 빵이 있다. 초 가공식품은 가공식품과는 다르다. 빵을 만들 때 화학성분, 착색제, 방부제를 첨가해 기계식으로 생산한 것은 초 가공식품이다. 도시락 포장제품, 과자, 소스, 가공된 과일 음료, 소시지가 포함된다. 특히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 사람이 가장 많이 먹는 즉석 라면은 강력한 초 가공식품이다. 바쁜 현대인에게 가공식품이나 초 가공식품은 싸고 편하고 맛이 있어 좋다. 특히 이러한 음식을 먹고 자란 청소년의 입맛에도 딱 맞는다. 문제는 건강과 체중이다.


초 가공식품이 칼로리 과잉 섭취와 비만의 주된 원인이다. 초 가공식품(ultra-processed food)이란 저렴한 식재료에 각종 첨가물을 더하고 가공을 통해 먹기 편하게, 즉 그대로 먹거나 데워 먹게 만든 식품이다. 패스트푸드와 탄산음료, 과자 등이 전형적인 초 가공식품이다. 패스트푸드가 비만의 원인이라는 주장이 오래전에 나왔고 지금은 상식으로 받아들여지지만 사람을 대상으로 한 비교연구가 없었다. 비만 주범이 탄수화물이냐 지방인가에만 집중하였었다. 2주 간격으로 식단을 바꿔 4주 실험을 한 뒤 데이터를 분석하였다. 초 가공식품 식단일 때 자연음식에 비해 하루 평균 500칼로리를 더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초 가공식품 식단 2주 뒤 체지방이 평균 0.4㎏ 늘어 0.3㎏ 준 자연음식일 때와 0.7㎏ 차이가 났다. 식단에서 영양소의 비율이 같더라도 음식의 가공 정도에 따라 체지방 증감에 미치는 영향이 반대 방향으로 나타났다. 초 가공식품이 장과 뇌 사이의 포만 신호를 교란해 더 먹게 만든다고 추정했다. 사람뿐 아니라 반려동물도 비만이 심각하다. 도시에 사는 쥐도 그렇다. 이들의 먹이 역시 가공이 많이 된 사료나 우리가 먹다 남긴 음식물이어서 그렇다.


또 하나 우리도 잘 모르는 것이 살충제의 심각한 문제이다. 농업에서 흔히 사용하는 살충제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비만의 한 원인이 될 수도 있다는 연구가 2021년 나왔다. 과일과 채소에 널리 뿌려지고 있는 30여 가지 화학물질 중 클로르피리포스(chlorpyrifos)가 쥐의 갈색지방 조직에서 칼로리 연소를 낮춘다는 사실이 발견된 것이다. 칼로리 연소가 줄어들면 비만이 촉진된다. 클로르피리포스의 비만 효과가 아직 사람에게서는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이 성분의 살충제를 사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농산물을 섭취할 때는 철저히 씻고 먹어야 한다. 사실 어떤 농산물에 들어갔는지 일반인은 알 수가 없으니 뭐든지 깨끗이 씻어서 먹어야 한다. 또한 클로르피리포스는 인지능력과 지능지수의 저하, 각종 질병의 원인으로 유럽과 캐나다에서는 식품과 관련해 클로르피리포스 사용을 이미 제한한다. 미국도 자국 내에서 재배되는 농작물에 대해 이 성분이 함유된 살충제 사용을 전면 금지하기로 결정했다. 우리나라는 지금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https://www.nature.com/articles/s41467-021-25384-y#cite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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