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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에서 현재 진행 중인 진화


인간 등장 이후의 진화


인류가 등장한 이래 포유류의 평균 크는 마지막 간빙기였던 13만 년 전 이후 14% 작아졌다. 이러한 소형화경향은 향후 100년에 걸쳐 더욱 강하여져서 포유류의 평균 체중은 25%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종전에는 연간 0.00011% 감소되었지만 앞으로는 매년 0.25% 감소하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것은 인간에 의한 서식지 파괴 때문이다. 삼림 벌목, 수렵과 사냥, 집약 농업, 급속한 도시화, 그리고 지구온난화로 인한 지구 환경의 변화가 서식지를 대규모로 파괴하는 주범들이다. 서식지가 갈수록 줄어들면서 작은 동물이 생존에 유리해지기 때문이다. 반면에 인간은 지난 200여년 사이에 평균 신장이 10센티미터 이상 커졌다. 미래에는 크기가 작고 수명이 짧으며, 새끼를 많이 낳고, 곤충을 먹어서 다양한 서식지에서 생존할 수 있는 동물이 지배적인 종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환경 적응력이 떨어져 특정한 환경 조건이 요구되고 수명이 긴 동물은 멸종될 가능성이 높으며, 독수리나 검은 코뿔소 등이 그렇다. 시체를 먹는 독수리의 멸종은 질병 확산 위험을 높이고, 곤충 섭취 동물이 많아지면 곤충 감소로 종 다양성이 크게 감소할 수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종 다양성의 감소는 자연 상태에서보다 더 강력하다.


생명체가 시간이 지나면서 몸집이 작아지는 것을『걸리버 여행기』에 등장하는 가상의 소인국 섬의 이름을 따 릴리 풋 효과(Lily foot effect)라고 부른다. 오늘날의 온난화로 인한 릴리 풋 효과에 대해 과학자들은 기온 상승으로 산소가 줄어들면서 생명체에 필요한 에너지가 줄어들고, 따뜻해진 물로 인해 신진대사가 활발해진 물고기가 산소 소비를 줄이기 위해 몸집이 작아진다고 설명한다. 


도시에 적응하는 동물들


곤충과 같이 거미는 천적의 눈에 뛰지 않도록 빛을 피하고 밤에 주로 활동한다. 아침 일찍 산에 올라가면 거미줄이 몸에 많이 묻는다. 하지만 도시에 사는 거미는 빛에 많이 노출되고 적응하면서 가로등을 덜 피한다. 도시에 사는 일부 거미들은 가로등 밑에서도 거미줄을 친다. 반대로 살아남기 위하여 가로등을 피하는 나방도 있다. 농촌에 사는 나방은 불빛에 몰려들지만 도시 나방은 죽지 않기 위하여 빛을 피한다.


도시에 적응하면서 진화하여 몸 형태를 바꾸기도 한다. 제비가 자동차에 부딪혀 죽으면서 점차 날개가 짧아지는 사례가 그것이다. 날개가 짧아지면서 차 사고로 죽는 제비 수도 감소하였다. 


도시에 살면서 씨앗의 모양을 바꾸는 진화를 한 식물도 있다. 민들레는 솜털이 달린 씨앗을 바람에 날려 퍼뜨리지만 도시에서는 씨앗이 날아가도 뿌리를 내릴 땅을 찾기 어렵다. 이에 따라 솜털을 줄이고 씨앗의 무게를 늘려 근처에 바로 떨어지도록 진화되었다.


도시에 사는 생쥐가 인간이 버린 음식물을 먹으며 식중독을 일으키면서 이를 극복하는 유전자 변이도 생겼다. 


이렇게 도시화로 인한 진화의 사례는 수백 개가 알려졌다.


온난화에 적응하는 동물들


1847년 베르크만(Christian Bergmann, 1814~1865)이 주창한 베르크만의 법칙(Bergmann's rule)은 온혈동물은 추운 지방에 사는 개체가 체중이 크다는 주장이다. 체중에 대한 체표면적의 비율이 작아지므로 체열의 발산이 작아져서 체온 유지에 유리한 것이다. 기후변화로 생물의 외형이 달라지고 겉모습이 바뀐다는 것이다.


도시에 열이 누적되는 열섬 현상이 일어나는데 이로 인하여 거미가 적응하며 크기가 커진 경우도 있다.


기후변화로 인한 생물 개체의 반응은 흥미롭다. 1877년 앨런(Joel Asaph Allen)이 주장한 앨런의 법칙(Allen's rule)은 온혈동물은 추운 곳에 사는 경우 귀, 코, 팔, 다리 같은 몸의 말단 부위가 작다는 법칙이다. 추울 때 체온을 유지하려면 열을 발산하지 않아야 하며, 더운 곳에서는 열을 발산해야 한다. 열을 발산하려면 표면적이 넓어야 하므로 말단부위가 커지고 추운 곳에서는 말단 부위가 작아진다.


온혈동물은 몸의 열을 방출하는데 주로 새는 부리, 포유류는 귀에 일어난다. 새의 부리와 포유류의 귀는 털이 없어 열 방출에 용이하기 때문이다. 털이 적은 꼬리나 다리도 열 방출을 한다. 지구온난화에 따라 온혈동물들이 적응하면서 부리, 다리, 귀가 커지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특히 조류에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오스트레일리아 앵무새 종들은 1871년 이후 부리 크기가 4~10% 커졌다. 온난화가 가속화되면 진화의 속도도 빨라질 것이다. 점차 온혈동물이 디즈니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귀 큰 코끼리 덤보처럼 바뀔 것 같다. 

https://www.cell.com/trends/ecology-evolution/fulltext/S0169-5347(21)00197-X


향후 지구상 생명체들은 일부는 적응하여 살아남겠지만 일부는 멸종할 것이다. 그것의 방향은 인간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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