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2월 이전까지 가장 오래된 화석 DNA는 2013년 78만~56만 년 전 말에서 발견했다. 2021년 2월 시베리아에서 발굴한 매머드 화석에서 165만~110만 년 전 DNA를 찾아내 해독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 2021년 10월까지 DNA가 해독된 가장 오래된 동물이다.
2021년 9월에는 1억년도 더 된 공룡 화석에서 DNA가 포함된 조직을 찾아냈다. 중국 북동부 랴오닝 성에서 발굴한 1억2500만 년 전 공룡 화석에서 세포핵이 들어있는 연골세포를 찾아냈고, 세포핵에서는 DNA가 들어있는 염색질과 유기분자 흔적이 발견됐다. 이 공룡(Caudipteryx)은 중생대 백악기 전기(약 1억 3000만 년 전~1억 2000만 년 전)에 살았다. 이를 분석한 결과 공룡의 DNA가 확인되었다. 물론 공룡의 DNA 해독을 하려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이처럼 오래된 화석의 DNA를 해독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https://www.nature.com/articles/s42003-021-02627-8
영화 ‘쥬라기 공원’에서는 공룡의 피를 빨다가 송진에 갇힌 모기에서 공룡 DNA를 추출했다. 이번 발견으로 실제 공룡 화석에서 직접 DNA를 추출해 해독하고, 심지어 영화처럼 공룡을 복제할 수 있다는 기대까지 나온다.
고대 생명이 화석이 되기는 쉽지 않다. 아니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거의 모든 생물체의 운명은 무(無)로 분해되어 버리는 것이다. 99.9% 이상이 그렇게 된다. 생명의 불꽃이 꺼지고 나면, 생명체가 소유하고 있던 모든 분자들은 다른 생물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떨어져나가거나 흩어져버린다. 그것이 바로 세상의 이치이다. 작은 집단을 이룬 생물의 경우에도 다른 생물에 의해서 먹히지 않고 남아서 화석이 될 수 있는 확률은 0.1% 이하로 지극히 낮다. 또한 10억 개의 뼈 중에서 하나 정도만이 화석이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 사람이 206개 정도의 뼈를 가지고 있으므로 현재 60억의 인간이 죽은 후 화석으로 남는 뼈는 1236개 정도이다. 6명 정도가 남는 것이다. 이 중에 발견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 그러니까 화석은 어떤 면에서 보더라도 정말 희귀한 것이다. 지구에 살았던 거의 대부분의 생물은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못했다. 1만 종의 생물 중에서 겨우 한 종 이하가 화석기록에 남아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금까지 지구에 살았던 생물 종이 3000억 종에 이르고, 리처드 리키와 로저 레빈이 「여섯 번째 멸종」에서 주장했듯이 화석으로 남아 있는 생물이 25만 종이라면 그 확률은 12만분의 1에 불과하다. 어느 경우이거나 우리가 오늘날 확보하고 있는 화석은 지구가 탄생시켰던 생물종 중에서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더욱이 우리가 가지고 있는 기록은 절망적일 정도로 왜곡되어 있다. 물론 대부분의 육상동물은 퇴적층 속에서 죽지 않는다. 육상동물이 들판에 쓰러지고 나면, 다른 동물에 의해서 먹히거나, 썩거나 아니면 오랜 세월에 걸쳐서 바람에 날려가 버린다. 따라서 화석기록의 대부분은 거의 언제나 해양생물들이다. 오늘날 우리가 가지고 있는 화석의 약 95%는 물속에서, 그것도 얕은 바다에서 살던 동물의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화석으로만 생명의 역사를 재구성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우며, 이런 상황에서 화석 증거가 부족하다고 주장하는 것도 어리석다. 과학이나 종교나 인간의 한계,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