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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에 나오는 생명의 기원 ‘루카’: 지구내부 발생설


생명이 지구의 표면이 아니라 지구의 내부에서 기원했다는 주장이 있다. 태양이나 다른 세포로부터 에너지를 흡수하는 대부분의 원핵생물과는 달리 고 미생물은 지구 내부에서 생성된 화학에너지를 흡수하고 산다. 돌 속이나 심해에 녹아있는 철, 황, 수소 및 뜻밖의 화학물질로부터 에너지를 흡수한다. 고 미생물은 지구 깊숙한 곳 심지어는 극단적으로 뜨겁고 압력이 높은 곳에서도 일상적으로 살고 있어 지구 내부에서 생명이 발생했을 수도 있다. 1990년대에 지표면으로부터 1킬로미터 이상 아래에 있는 바위 안에서 살아있는 고 미생물이 발견되었다. 또한 심해의 다공성 암석 내 뿐만 아니라 심해 속 화산구 안의 비등점보다 뜨거운 기온에서도 살아있는 채로 발견되었다.


지구상에 나타난 최초의 생명이 고 미생물일 가능성이 큰 이유가 있다. 고 미생물은 초기(the Hadean era) 지구 이래로 거의 변화가 없는 환경에서 살았다. 그리고 이들이 초기 지구에서 지표면 아래에서 생존능력이 있었고 정기적으로 지구표면의 생명을 몰살시켰을 운석충돌의 영향을 별로 받지 않았다. 또한 지구의 기후변화와 오존층이 형성되기 전 지구를 피폭했을 자외선으로부터도 역시 보호되었다. 열을 선호하는 고 미생물의 서식처는 우리에겐 무서운 곳이지만 초기 생명체에겐 살기에 아주 좋은 곳이었다. 이러한 고 미생물은 대부분의 다른 생명체보다 훨씬 느리게 진화를 하였다. 가장 놀라운 것은 고 미생물이건 보통 박테리아건 최초의 생명체들은 모두 열에 대하여 내성이 있다는 점이다. 이는 우리가 지구상의 초기생명체는 심해의 열 분출구(deep ocean vents)의 환경에서 진화가 이루어진 열선호형(heat-loving) 생명일 것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이러한 설명이 옳다면 지표면 바로 아래나 지표면의 좀 더 서늘한 환경에서 살았던 새로운 종의 출현 이전에는, 생명은 처음엔 지표면 아래 또는 심해 속에서 처음 출현했음을 보여준다.


「루카 : 더 비기닝」라는 드라마가 2021년 방송되었다. 지오라는 등장인물이 루카로부터 가장 발달한 세포들을 조합해 만들어진 존재라는 내용이 나온다. 생명체들의 최초 공통 조상을 루카(Last Universal Common Ancestor, LUCA)라고 부른다. 생명의 기원이 드라마로도 방영되었으니 과학이 점점 우리의 일상생활이 되고 있음을 과학의 시대에 살고 있음을 느낀다. 루카가 처음 출현한 시간은 약 43억 년 전 지구에 액체 상태의 물이 처음 출현한 때로부터 약 38억 년 전 생물의 첫 징후가 나타난 시기 사이로 추정한다. 이 원시적인 생명체가 사용한 에너지는 자외선, 운석 충돌, 화산 폭발, 방사능 등으로부터 왔을 것으로 추정해왔다. 그러나 2021년 최초의 생명체가 최초의 화학 반응에 사용한 에너지는 해저의 열수분출구에서 나오는 수소였다는 주장이 나왔다. 수소와 이산화탄소, 그리고 암모니아와 염분만 있는 환경이어서도 지구 초기 생명체는 에너지를 충분히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해저 열수분출구의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수소는 화학적인 햇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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