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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호랑이띠 왜곡된 진화와 대선주자들

태평양이나 대서양 같은 망망대해에 있는 섬에 사는 동물은 고립되어 살면서 고립되어 ‘왜곡된’ 진화를 겪는다. 인도네시아 플로레스 섬에는 피그미 코끼리와 호모 플로레시엔시스(호빗)은 체구가 지나치게 작아졌다. 코모도왕도마뱀, 거대 쥐, 거대 황새는 지나치게 커졌다. 섬의 한정된 자원에 적응해 컸었던 동물은 작아지고, 작았던 동물은 커진다. 뉴질랜드의 섬에서 발굴된 화석을 분석한 결과 1900만 년 전경에 무게 7킬로그램, 키 1미터로 추정되는 거대한 앵무새가 살았음이 드러났다. 뉴질랜드에서는 어린 아이만한 앵무새가 살았다고 밝혀졌고, 무게 230㎏인 날개 없는 새 모아를 비롯해 14종의 거대 새 화석이 발견됐다. 다른 대양 섬에서도 거대 새가 살았음이 잇달아 밝혀졌다. 포식자인 포유류가 없는 외딴 섬에서 새가 비행 능력을 잃는 쪽으로 진화한다. 생명은 폐쇄되고 고립된 환경에서 살면 왜곡된 형태로 진화한다. 인간도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습득하지 않고 고립되고 폐쇄된 환경에서 살면 ‘왜곡’될 수밖에 없다.


2022년은 검은 호랑이해로 육십갑자 중에 서른아홉 번째인 임인년(壬寅年)이다. 임(壬)은 ‘검은색’을 뜻한다. 인(寅)은 호랑이를 뜻한다. 검은 호랑이는 실제로 존재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일제강점기를 겪으면서 호랑이가 멸종했지만 인도에서는 돌연변이 형태로 태어난 검은 호랑이가 서식하고 있다. 검은 호랑이가 유일하게 서식하는 곳은 인도 동부 시밀리팔 호랑이보호구역이다. 야생에는 드물다. 굵은 줄무늬 때문에 전체적으로 검은색을 띠는 호랑이다. 검은 호랑이는 줄무늬가 굵거나 줄무늬끼리 융합해 황갈색 바탕을 가려 전체적으로 검게 보인다.


2021년 연구에 의하면 검은 호랑이는 소수가 고립돼 근친교배를 거듭한 결과 태어났다. 유전체를 해독한 결과 털 무늬와 관련된 유전자에서 단 하나의 염기가 돌연변이를 일으켜 검은 호랑이 형질이 나타났다. 애초 적은 수의 호랑이가 호랑이 보호지역에 들어왔고 이들이 주변과 단절된 채 오랜 세월 근친교배를 이어 온 결과 드문 돌연변이가 두드러진 형질로 자리 잡게 됐다.

https://www.pnas.org/content/118/39/e2025273118/tab-article-info


호랑이는 지도자를 뜻하기 때문에 선거철마다 주요 대선후보들은 자신의 이미지를 호랑이와 연결하고자 노력했다. 그러나 검은 호랑이 근친교배로 태어난 종이다. 근친교배는 유전자 오류가 많이 발생하며 선천성 유전자 질병이 많고 일찍 죽기도 한다. 2022년 대선주자들이 호랑이가 아니라 근친교배로 태어난 검은 호랑이로 보이는 것은 왜 그런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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