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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근수 Mar 11. 2022

포유류도 단성생식이 가능하다


단성생식은 파충류나 양서류, 새나 식물에서 나타나지만 포유류에서는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4년 생쥐의 미 수정 난자 두 개를 융합해 새끼를 탄생시킨 적이 있지만, 두 난자를 이용하여 ‘진정한’ 단성생식은 아니었다. 2012년에는 일본 교토대학 연구진은 생쥐의 줄기세포를 난자로 분화시킨 다음, 정자와 수정시켜 새끼를 탄생시켰다. 2019년에는 미국 텍사스 대학 연구진은 줄기세포를 수정란으로 자라게 해서 생쥐를 탄생시켰다.


양성 생식과 단성 생식의 장벽 사이에는 유전자 각인(genetic imprinting)이라는 현상이 있다. 어떤 유전형질이 암수 중 누구에게서 유래되었는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후성적인 현상이다. 일부 파충류, 양서류, 물고기는 생존을 위해 암수 양성으로 존재하면서도 단성생식 번식도 한다. 하등 척추동물(lower vertebrates)에게서 이루어지고 있는 단성 생식은 포유류에게서는 이루어지지 않는데 그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2022년 정자 없이 난자만으로 자손을 낳는 단성생식이 포유류인 생쥐에서 처음으로 실현됐다. 태아는 부모에게서 각각 DNA를 반반씩 물려받는다. 이때 부모 양쪽에서 받은 똑같은 유전자 두 개가 충돌하지 않도록 한쪽 유전자에 메틸기를 붙여 작동하지 않게 한다. 이를 유전자 각인이라고 한다. 먼저 발생 초기 단계에서 미 수정 난자의 유전자를 두 배로 증가시켜 유전자 양에서는 일반 수정란과 똑같게 만들었다. 이후 유전자 가위로 각인 유전자 7개를 교정하여 인위적으로 유전자 각인을 유도했다. 이를 통해 새로 추가된 암컷 유전자는 수컷 역할을 하게 한 셈이다. 미 수정 난자의 유전자를 교정해 수정란을 만들어 자궁에 착상한 후 태어났고 이 생쥐는 새끼도 낳았다. 그러나 단성생식으로 태어난 새끼는 체중이 적었으며 일부 유전적 결함도 보였다.

https://www.pnas.org/doi/abs/10.1073/pnas.2115248119


오랜 진화과정에서 양성생식이 나타났다. 사실 양성생식은 종의 다양성을 증가시키며 생존능력을 제고시킨 요인이었다. 이제 인간에 의하여 단성생식에 의한 인공적인 양성생식이 시도되었다. 그것이 장기적으로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사실 모르겠다. 어쩌면 생명의 정의나 본질도 혼란해질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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