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근수 Mar 15. 2022

'인생 무상'과 '생명 무상'이 진화론이다

미국 뉴욕의 뉴어크만(Newark Bay) 북서쪽은 화학 공장이 즐비하고 환경오염이 심각하다. 오염이 심각한 물속에 대서양 열대송사리(Atlantic Killifish)가 우글거린다. 동부 해안지대에서 많이 사는 은빛 송사릿과 물고기이다. 오염이 덜 된 환경에서 사는 동종의 물고기는 뉴어크만 수준의 다이옥신에 노출될 경우 대부분 번식에 실패하거나 알에서 부화하기도 전에 죽어버린다. 이런 환경에서 살아남은 물고기는 유전자가 다르다. 송사릿과 물고기는 산란지에서 멀리 벗어나지 않는다. 따라서 환경오염에 대한 면역력은 독자적으로 발생한 유전자의 변이로 일어난 것이다.


송사리의 독성 저항 능력은 유전자의 다양성 때문일 수도 있다. 송사릿과 물고기의 유전자는 풍부한 유전 정보를 포함하고 있다. 환경에 맞추어 자연 선택에 의해 그것이 발현된 것이다. 이러한 진화를 ‘도시 진화’라고 한다. 도시 진화란 생명체가 인간에 의한 서식지 변형에도 생존할 수 있는 이유를 밝히려는 신생 학문이다. 인간의 도시문명에 적응하여 ‘도시형 생물’으로 진화한 생명이다. 이는 자연 재해나 오염으로 황폐화된 지구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개량 형’ 인간에 대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인감이 도시에 살면서 수많은 질병에 시달리고 문명의 발달로 코로나19 같은 바이러스에 노출되었다. 이에 따라 수많은 사람들이 ‘도태’되었다. 특히 코로나19만으로도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세상을 떠났다. 인간도 ‘도시형’ 생명으로 진화하고 있다.


환경 변화에 따라 종의 유전자가 바뀌는 현상은 동굴 물고기에서도 볼 수 있다. 깊고 어두운 동굴 속에 사는 물고기는 눈이 없어지고 피부가 엷고 반투명이다. 동굴 물고기는 동굴 속에서 진화했지만 다른 종으로 갈라지지는 않아 동굴 밖 친척 종과 상호 교배가 가능하다. 동굴 속은 빛이 거의 들지 않고 산소도 부족하다. 그런데도 동굴 물고기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영양분을 끊임없이 움직인다. 이런 환경에서 살아남은 물고기는 혈중 헤모글로빈 비중이 높고 적혈구 크기도 커서 저 산소 환경에서도 살 수 있다. 적혈구 숫자는 동굴 밖 물고기 사이에 차이가 없었지만 적혈구 크기가 커 적혈구 안에 헤모글로빈을 더 많이 갖고 있을 수 있다. 적혈구 내 헤모글로빈은 산소와 이산화탄소를 몸 안의 세포와 기관에 전달한다.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98-022-07619-0#citeas


기후변화로 바다 환경도 급속하게 변할 가능성이 있어 어류의 멸종이 우려된다. 그러나 다른 환경에서는 다른 생명이 살아간다. 그것이 진화이다.


지구는 끊임없이 변한다. 환경이 변하면 지구상 생명의 유전자도 변하고 살아가는 생명 종도 달라진다. 긴 시간으로 보면 지구는 생명이 사는 행성이지만 그곳에 사는 생명의 종류는 끊임없이 바뀐다. 무상한 것이 세계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다중 우주 가설과 과학연구의 상상력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