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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근수 Mar 22. 2022

산악 & 심해 그랜드스램과 생명의 기원

원시수프 이론은 영국의 생물학자 홀데인(John Burdon Sanderson Haldane, 1892~1964)이 1929년 발표한 것으로, 초기 지구의 바다에서 메탄과 암모니아, 물이 자외선에 의해 최초의 유기화합물로 바뀌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Haldane, J.B.S, “Origin of Life,” The Rationalist Annual 148, pp. 3~10, 1929.


그러나 수프에는 이런 반응을 일으킬만한 원동력이 존재하지 않았으며 이런 에너지원이 없다면 생명체가 존재할 수 없다는 반론을 제기되었다. 그리고 생명체는 해상(海床) 열수 구에서 나온 지구의 화학에너지라는 주장이 나왔다. 심해 열수 구에 벌집 모양으로 연결돼 있는 미세한 구멍이 지질과 단백질, 뉴클레오티드(핵산의 구성 성분) 등 최초의 세포를 탄생시켰을지 모르는 성분들을 만들어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단순한 화학 성분에서 자라나는 모든 유기물, 또는 어쩌면 독자적으로 살 수 있는 최초의 세포에 있어 탄소 및 에너지 대사에는 화학적 삼투가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유기물이 열수공으로부터 달아나는 것을 막는 유일한 메커니즘이다. 화학적 삼투작용은 최초의 생명체를 탄생시키는데 없어서는 안 되는 과정이다. 

Sean F. Jordan et al., “Promotion of protocell self-assembly from mixed amphiphiles at the origin of life,” Nature Ecology & Evolution, Vol. 3, pp. 1705~1714, 2019.12.


물론 생명의 기원에 대해서는 아직도 확실하게 밝혀진 것은 없다. 그 중에는 깊은 바다 속에서 기원했다는 주장도 나온 것이다. 최초의 생명체가 살았던 곳으로 해저 화산 주변의 뜨거운 구덩이인 열수구(熱水口)를 지목한다. 그 곳에서 살고 있는 극한미생물이 최초 생명체이라는 주장이다. 생명 탄생의 발원지로 가장 유력한 곳은 바다 밑바닥 갈라진 곳에서 뜨거운 물과 가스가 뿜어져 나오는 열수 분출공(Hydrothermal vent)이다. 이곳은 생명이 필요로 하는 에너지를 공급해 준다. 


초기 육지에는 산소가 없어 오존층도 없었기 때문에 태양의 자외선과 우주선을 버텨낼 생명체는 없었을 것이다. 최초의 생명체는 지구상에 산소가 없던 시절에 나타나 무산소 호흡을 하거나 질소나 황 등을 에너지원으로 쓰는 미생물들이 먼저 탄생했을 것이라고 추정된다.


인간의 호흡 역시 해저 화산 근처에 살던 고대 미생물에서 유래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고대 극한미생물의 단백질 복합체의 구조가 인간과 매우 유사하기 때문이다. 

Hongjun Yu et al., “Structure of an Ancient Respiratory System,” Cell, Vol. 173, Issue 7, pp. 1636~1649, 2018.6.14.


지금도 해저 열수구에 처음 출현했던 생명체의 흔적이나 후손이 남아 있는 것이 확인된다. 페루-칠레 해구로 불리는 아타카마 해구(Atacama Trench)는 페루와 칠레 해안에서 약 160㎞ 떨어져있으며 최대 깊이는 8060m에 달한다. 지구상에서 가장 깊은 해구 중 하나이다. 8000m 깊이의 아타카마 해구 바닥에서 미생물, 해삼류, 조류(藻類), 새우와 유사한 단각목, 반투명 물고기 등 다양한 심해 생물을 발견했다. 이번 탐사를 참가한 빅터 베스코보(Victor L. Vescovo)는 미국 사모펀드 인사이트 에퀴티 홀딩스의 창립자로 세계 7개 대륙의 최고봉을 오르고 남극과 북극까지 여행하여 ‘산악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탐험가이다. 그는 오대양의 가장 깊은 지점만 골라 탐사하는 프로젝트(The Five Deeps Expedition) 팀을 이끌고 있다. 지금까지 대서양의 푸에르토리코 해구(해저 8648m), 남극해의 사우스샌드위치 해구(해저 7235m), 인도양의 자바 해구(해저 7290m), 마리아나 해구(해저 1만m) 탐사에 성공했다. 

https://www.cbsnews.com/news/atacama-trench-first-human-underwater-expedition-new-organis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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