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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근수 Feb 27. 2022

다중 우주 가설과 과학연구의 상상력


다중 우주는 흥미롭지만 아직은 과학적으로 입증 되지 않은 가설이다. 설령 우리 우주 말고 다른 우주가 있더라도 그 존재 여부를 확인할 방법은 없다. 우리 우주와는 ‘어떠한’ 연결점도 없으며, 관측도 소통도 불가능하다. 우리가 아는 것이란 우리가 아는 것은 한계가 있으며, 우리가 아는 것이 모든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우주는 ‘전체’의 한 단면이다. 신 존재 증명처럼 영원히 증명할 수 없는 가설로 끝날지, 아니면 어떤 단서가 밝혀질지는 장담할 수 없다. 언젠가는 새로운 증거나 이론이 제기될 것이다. 과학은 늘 열린 자세로 기다려야 한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이 당시에는 어느 누구도 상상조차 하지 못했듯이.    


아인슈타인은 “진정한 지성은 지식이 아니라 상상력이다(The true sign of intelligence is not knowledge but imagination.).”라는 말을 했다. 과학에서 상상력이 중요함을 강조한 말이다. 매년 노벨상이 발표되기 2~3주 전에 열리는 ‘이그’ 노벨상(Ig Nobel Prize)은 과학적 상상력을 자극하는 흥미로운 상이다. 재미있고 엉뚱한 것이지만 ‘쓸모없다’라는 편견에 굴하지 않는 과학적 열정에 주는 상이다. 수상 소감 발표시간은 1분으로 제한되어, 시간을 초과하면 ‘지겨우니까 제발 그만해요!’라는 야유가 나온다. 2017년에 상을 받은 한지원씨는 커피 잔을 들고 걷다가 쏟게 되는 원인을 연구했다. 그는 하버드 대학 천체 물리학과 박사과정에 들어갔다. 과학 학술지「네이처」는 이그 노벨상에 대해 다음과 같이 논평했다.

“어떤 사람은 의미 없어 보이는 과학에 눈살을 찌푸린다. 하지만 이 상은 호기심을 자극하고, 열정을 가진 과학자를 만날 수 있게 해준다.”

과학은 호기심과 상상력 그리고 열정적 삶으로부터 나온다. 다중 우주도 인간의 끝없는 도전으로 언젠가는 많은 것이 밝혀지기를 기대한다.


물론 과학자들은 상상력에만 의존하지 않고 다중 우주의 증거를 찾고 있다. 20세기~21세기 가장 많은 관심을 받았던 과학자는 고 스티븐 호킹이다. 스티븐 호킹에 의하면 물이 수증기가 되어 날아가면 없어지듯이 블랙홀도 점점 증발하여 없어진다. 그러면서 블랙홀은 우주에 흔적을 남긴다. 물이 있던 자리가 약간 변색되어 알 수 있듯이. 블랙홀이 증발하여 흔적을 남긴 지점을 ‘호킹 포인트’라고 부른다. 2020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로저 펜로즈(Roger Penrose)는 우주를 관측하여 약 20곳의 호킹 포인트를 찾아냈다고 발표했다.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과학자의 주장이지만 과학계는 그의 주장을 믿지 않는다. 2010년에도 비슷한 논문을 냈지만 나중에 오류가 발견되었다. 노벨상을 받은 과학자라고 해도 당연히 오류가 있을 수 있다. 


스티븐 호킹은 세상을 떠나기 2주 전 다중 우주를 증명하기 위한 논문을 제출했고, 그가 세상을 떠난 후 2주 뒤 과학 저널에 실렸다. 태초로부터 남아있는 방사선을 측정해 다중 우주의 존재를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다중 우주론이라는 가설을 실증 가능한 과학의 영역으로 가져오기 위한 연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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