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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근수 Apr 04. 2022

적당한 음주가 아니라 적당한 와인이 건강에 좋다

과음을 하면 뇌의 회백 질과 백질이 감소하고 뇌 구조도 변화한다. 뭐든지 과하면 좋지 않다. 그럼 적당한 음주는 좋을까.


적당한 음주가 뇌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연구마다 오락가락 한다. 소량의 음주가 건강에 좋다는 속설과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결과도 있다. 한두 잔의 술이 건강에 좋다는 연구 결과는 많이 나왔다. 소량의 알코올도 건강에 악영향을 끼치거나 별다른 이득이 없다는 연구도 속속 나온다. 약간의 알코올 섭취가 심혈관 건강에 좋다는 주장은 의문이며, 과대평가되었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소량의 알코올은 심장에 좋을 수는 있지만 잠재적 위험도 있다는 주장이다.


2022년 매일 마시는 맥주 500㏄한 잔도 뇌 건강에 좋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적당한 음주라고 불리는 소량의 알코올 섭취도 뇌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점이 대규모 데이터 분석을 통해 분석된 것이다. 또한 연령, 신장, 성별, 흡연 여부, 사회 경제적 지위, 유전 등도 감안한 연구로 신뢰성이 있는 연구이다. 50세의 경우 하루 평균 맥주 250~500cc 소주로는 1.5~3잔정도 음주를 하면 약 2년, 맥주 500~750cc, 소주로는 3~6잔 마시면 3년 반의 뇌 노화와 맞먹는 효과가 나타났다.


와인이 심장병과 건강에 좋다는 것은 널리 알려졌다. 여기서 포도가 좋다는 것인지 알코올이 좋다는 것인지 사람들은 잘 모른다. 와인이 심장병 예방에 좋은 것은 알코올 때문이 아니라 포도 성분 덕분이다. 1주일에 와인 11잔을 마시는 사람은 술을 아예 마시지 않거나 폭음을 하는 사람보다 관상동맥질환 위험이 40% 작다. 1주일에 샴페인 5잔이나 레드와인 8~11잔을 마시는 사람은 혈액공급에 이상이 생기는 허혈성 심장질환 위험도 작다. 무알코올 와인을 마신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포도는 폴리페놀이라는 항산화물질을 많이 갖고 있다. 폴리페놀은 심장 내막 기능을 강화하고 몸에 좋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증가시킨다고 알려졌다. 맥주나 사과주, 증류주를 적당량 마신 사람들은 오히려 심장병 위험이 10% 증가했다. 어떤 술이든 알코올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을 반박하는 연구결과이다. 적절한 음주가 심장병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는 잘못된 비교 때문일 수 있다. 건강 문제로 술을 끊은 사람을 비 음주 집단에 포함시켜 술의 건강 효과가 실제보다 높게 나왔을 수 있다.


한두 잔의 술이 건강에 좋다는 연구 결과는 데이터 분석에 오류가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술을 조금 마신 사람은 알고 보니 그들의 ‘생활습관’ 때문에 건강했다. 가벼운 음주를 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규칙적인 생활’을 했기 때문이었다. 적절한 음주를 하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규칙적인 운동을 하고 채소도 더 많이 섭취했으며, 담배도 거의 피우지 않았다. 적당한 술이 미친 영향은 오히려 반대였다. 기타 요인들을 배제하고 분석한 결과 술을 많이 마실수록 심장 질환 위험이 눈에 띄게 높아진다. 과거 연구들과 달리 소량의 술도 심장 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https://jamanetwork.com/journals/jamanetworkopen/fullarticle/2790520


이쯤에서 우리는 선택을 해야 한다. 술을 적당히 즐기고 몇 년 더 뇌가 늙거나 심장이 나빠질 것인지 뇌와 심장의 ‘청춘’을 위하여 금욕을 할 것인지를. 여기서 선택의 여지는 있다. 와인을 적당히 먹는 것이 최선으로 보인다. 명심할 것은 와인이 좋은 것은 알코올이 아니라 포동 성분 때문이다. 또 하나는 적당량을 지켜야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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