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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근수 Apr 10. 2022

치매와 음식


인간의 뇌에는 생체시계는 24시간 주기에 맞춰 살아갈 수 있게 한다. 1995년 마이클 영(Michael W. Young) 등은 특정 단백질(clock gene period)이 매일 일정한 시간에 세포핵 안으로 들어가 24시간 생체주기를 만든다는 사실을 밝혀내, 2017년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았다. 뇌에 이상이 생기면 수면장애가 나타나고 치매에 노출된다.


잠자는 습관은 사람마다 다르다. 어떤 사람은 하루에 서너 시간만 자고도 멀쩡하게 산다. 반면 하루에 10시간씩 자지 않으면 못 버티는 사람도 있다. 유전적인 요인도 많지만 생활습관 같은 후천적인 요인도 있다. 잠을 자면 뇌 안이 청소된다. 그래서 잠을 잘못자면 학습장애도 나타나고 치매에도 악영향을 준다. 하룻밤만 잠을 못 자도 뇌에는 알츠하이머 치매 관련 뇌 단백질이 급증한다. 50~60대에 하루 6시간 이하로 잠을 자면 치매에 걸릴 위험이 30% 높아진다. 또한 알츠하이머나 노인성 치매 환자는 수면장애가 나타난다.


나이가 들면 밤에 잠이 잘 안 오고, 잠들어도 곧 깨는 경우가 많다. 노화에 따라 생체 수면 사이클이 교란됐기 때문이다. 알츠하이머 병 환자는 생체시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그래서 알츠하이머 병 환자는 밤에 유령처럼 돌아다니고 낮에는 잠을 잘 잔다. 알츠하이머 성 치매 환자는 낮잠을 잘 자는 것은 낮에 깨어있게 하는 ‘각성’ 뉴런(신경세포)이 손실됐기 때문이다.

https://jamanetwork.com/journals/jamaneurology/article-abstract/2790494


치매가 오기 시작하면 낮잠 자는 시간이 늘어난다. 80세 이상 노인이 낮잠을 자주 자거나 길게 자면 치매 신호일 수 있다. 낮잠이 잦고 길어지는 것은 치매가 나타나기 전의 증상(underlying pathology)이다. 치매 환자는 각성을 촉진하는 뉴런(신경세포)의 수가 적다. 지나친 낮잠은 밤잠에 영향을 미쳐 24시간 생체 리듬에 변화가 나타나면서 치매 위험을 높이는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치매를 예방하려면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젊었을 대부터 음식을 잘 먹어야 한다. 특히 가공식품과 초 가공식품을 멀리하여야 한다. 초 가공식품이란 빵, 과자, 컵라면, 냉동 피자 등 가공 정도가 특히 높은 식품을 말한다. 대부분의 대량 생산 식품 및 음료가 초 가공식품이다. 초가공식품은 정제된 탄수화물과 포화지방은 풍부하지만 섬유질은 부족하다. 초 가공식품에는 유화제, 방부제, 감미료, 트랜스지방, 착색제와 같은 식품 첨가물이 포함되어 있다.


초가공식품은 청년층보다 노년층에 더 좋지 않다. 초 가공식품 위주로 나이 든 쥐들에게 먹였더니 불과 4주 만에 기억력 상실 같은 증상과 뇌에 강한 염증 반응이 나타났다. 그러나 초 가공식품을 똑같이 먹은 어린 쥐들은 신경 염증과 인지 장애가 상대적으로 나타나지 않았다. 또한 초 가공식단을 섭취한 젊은 쥐와 노령 쥐 그룹 모두 체중이 상당히 증가했는데, 특히 노령 쥐들은 젊은 쥐들보다 훨씬 더 많이 체중이 늘어났다. 노년층에서의 급속한 기억력 감퇴는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노년층은 초 가공식품을 줄이고 연어처럼 DHA가 풍부한 음식의 섭취를 늘리면 그 같은 질환을 예방하거나 진행을 늦출 수 있다.


누구나 많이 들어봤겠지만 지중해식 식단이 치매 예방에 효과가 있다. 지중해식 식단이란 주로 채소나 과일, 저지방 유제품, 생선 등으로 구성된 식단이다. 불포화 지방산을 많이 섭취하고 포화 지방산 섭취는 제한하는 것이다. 지중해 연안 지역에서 주로 먹는 식단에서 차용한 것으로, 건강에 이로운 것으로 알려졌다. 채식과 단백질 위주의 지중해식 식단이 기억 상실과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 지중해식 식단은 아밀로이드 베타와 타우 단백질의 축적을 막아 기억력 저하 방지와 치매 예방에 도움을 준다. 


지중해식 식단과 성격이 다른 식단을 따르는 사람들은 뇌에 단백질 축적 정도가 더욱 심하다. 뇌 신경세포는 그 주변에 ‘아밀로이드 베타’나 ‘타우’라는 단백질이 엉겨 붙어 덩어리가 지면 괴사한다. 이로 인하여 기억력이나 언어 능력, 판단력 등이 떨어진다. 치매도 발생한다. 뇌에 단백질 축적 정도가 높다는 것은 치매로 갈 수 있는 위험이 커짐을 의미한다. 이들은 뇌의 노화도 빠르고 기억력도 떨어진다. 지중해식 식단은 알츠하이머병의 원인 물질로 알려진 베타아밀로이드와 타우, 두 단백질의 증식을 방해함으로써 기억 상실과 치매 예방을 낮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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