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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근수 Apr 15. 2022

인간 수명을 결정하는 변이 속도와 텔로미어 길이


변이(mutation)는 DNA의 염기서열에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말한다. 변이는 암의 원인이다. 그러나 변이가 노화의 원인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었다. 2022년 포유류의 수명은 유전자의 변이 속도에 달려있다는 놀라운 연구가 나왔다. 생쥐에서부터 인간에 이르기까지 16종의 포유류를 분석했더니 모두 죽을 때까지 거의 같은 수의 변이가 발생하였다. 포유류의 평생 변이 발생횟수가 약 3200번이라는 연구결과이다. 동물 종마다 수명이 다르지만 수명이 다했을 때 같은 수의 돌연변이를 보인다. 포유류 전체는 포유류라는 종의 특성을 공유한다는 의미이며 인간도 포유류에 속하며 진화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변이의 속도가 같다면 모든 종의 수명이 같겠지만 오래 사는 종일수록 매년 발생하는 변이의 수가 적다. 생쥐는 4년 미만의 짧은 수명 동안 일 년에 거의 800개의 돌연변이를 일으켰다. 평균수명 14년인 개의 연간변이 숫자는 약 249개, 20년 미만의 수명을 지닌 사자는 160개, 26년가량 사는 기린은 99개였고 인간은 평균 47개였다. 인간의 경우 3200번을 47로 나누면 68세이다. 사람마다 변이의 속도는 다르다. 물론 노화는 우리 몸의 세포 안에서 일어나는 변이라는 단일 과정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노화에는 염색체의 말단 부를 구성하는 텔로미어의 단축과 후생유전학적 변화도 일정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6-022-04618-z


세포의 핵 속에는 유전정보를 가진 염색체(Genome)가 있다. DNA와 단백질로 구성된 염색체의 양쪽 끝에는 텔로미어(Telomere)가 붙어 있다. 텔로미어는 세포 분열 시 DNA를 보호한다. 세포가 계속 분열하면서 텔로미어의 길이가 짧아져 DNA를 보호할 수 없게 되면서 세포 분열을 멈추고 노화하고 사멸한다. 그래서 텔로미어를 ‘세포의 노화시계’로 부른다. 1982년에 텔로미어가 짧아지면 염색체가 복제되지 못하고 세포 분열을 멈춘다는 것이 밝혀졌다. 텔로미어가 긴 동물(예쁜꼬마선충)이 오랜 산다는 것도 밝혀졌다. 사람도 텔로미어가 길면 장수한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태어남은 진화로 결정되었고, 죽음도 진화과정에서 나타난 특질에 의하여 종별로 개인별로 이미 결정되었다는 의미이다. 과학이 발전하면 변이의 속도를 늦추고 텔로미어의 길이 짧아지는 속도를 늦출 수 있을지 모른다. 그렇다면 결정된 것은 아니다. 과학은 미래를 바꾸는 힘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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