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근수 Apr 17. 2022

2백만 년의 구석기 또는 선사시대라는 허무


2백만 년 전에는 현생 인류는 없었다. 수십만 년 전 호모 사피엔스가 등장하여 전 세계로 이주하며 거주지역이 점차 늘어났다. 


가장 먼저 등장한 호모 에르가스터와 호모 하빌리스는 200만~100만 년 전 아프리카의 동부와 남부에서 안정적인 기후 조건에서 살았다. 80만 년 전 빙하기가 더 길고 추워지자 당시 살았던 하이델베르그 인은 다양한 곳으로 이주했다. 이들은 16만 년 전까지 유라시아 지역으로 널리 이주했다. 유럽에서는 40만 년 전 하이델베르그 인이 네안데르탈인으로 진화했다. 아프리카에서 나온 30만 년 전 인류 화석을 보면 전형적인 하이델베르그 인이지만, 그 뒤 26만 년 전 화석은 하이델베르그인과 호모 사피엔스의 특징이 같이 나타났다. 호모 사피엔스 중 가장 오래된 23만 년 전 화석이 아프리카에서 발굴됐다. 30만년~20만 년 전 아프리카계 하이델베르그 인이 호모 사피엔스로 분화한 것이다. 하이델베르그 인의 두 후계자인 네안데르탈인과 호모 사피엔스 중 호모 사피엔스가 현생 인류로 진화했다. 네안데르탈인은 호모 사피엔스보다 뇌가 더 컸지만 좁은 지역에서만 살았다. 반면 아프리카를 떠난 호모 사피엔스는 더 척박한 지역까지 이주했다. 결국 기후변화에 잘 적응한 호모 사피엔스가 살아남았다. 기후의 변화에 잘 적응한 생명이 결국은 자연선택 되어 진화된 것이다.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6-022-04600-9


홍적세(Pleistocene)는 기원전 2~3백만 년경부터 마지막 빙하기가 끝난 기원전 약 8천 년경까지이다. 이 시기는 통상 구석기 시대라고 부른다. 선사시대 연구자들은 200만 년 전부터 마지막 빙하기의 끝 무렵인 1만 2천 년 또는 1만 년 전까지를 단일시대로 구분하여 구석기시대라고 부른다. 구석기 시대는 빙하기와 간빙기가 교차하던 시기이다.  구석기 시대는 전기와 후기로 나눈다. 전기는 전체 구석기 시대의 99%를 차지한다. 기원전 3만 년경에 후기 구석기 시대가 시작되었다.


호모 사피엔스는 지구상에 존재한 시간의 90% 가량을 수렵채취인으로 생활했다. 그들은 간단한 목기와 석기를 사용했고, 불을 익숙하게 다루었으며, 우리가 아는 한 여러 세대 동안 변함없는 생활방식을 영위했다. 이 시기는 역사의 급류에 휩쓸리기 전으로 당시의 문화적 진화는 생물학적 진화의 리듬에 따라 더디게 진행되었다. 언어가 없었으니 사람들은 이름도 없었고, 문자도 없었으니 역사기록도 없던 시기이다. 수백만 년 동안 살았던 수많은 사람은 그냥 지구상에서 사라졌다. 그들이 살았던 삶의 단편은 우리로서는 아는 것이 하나도 없다.


보통 구석기 시대는 호모 에렉투스가 주체인 주먹도끼가 대표하는 전기 아슐리안 문화, 네안데르탈인이 주체인 무스테리안 문화, 호모 사피엔스가 주축을 이룬 후기문화로 구분한다. 크로마뇽인(Cro-Magnon)은 호모 사피엔스로 1879년 프랑스 크로마뇽 지방의 동굴에서 발견되었다. 후기 구석기 시대는 식량공급이 달리게 되면서 기원전 1만 년경에 종말을 고했다. 빙하가 북쪽으로 후퇴하고 남부유럽의 기후가 순록이 살기에는 너무 따뜻해지자, 크로마뇽인도 점차 발트해 연안으로 이주해갔다. 아마도 크로마뇽인은 순록을 따라 북쪽으로 이동해 갔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 후의 어떤 문화적 업적도 알지 못한다. 우리는 그냥 이들이 살던 시대를 선사시대라고 부른다. 그들이 어떤 생각을 했는지, 일부일처제로 결혼을 했는지, 종교는 있었는지, 어떤 고민을 했는지 전혀 모른다. 기독교 같은 유일신 종교에서는 그냥 ‘아담’이라고 한 마디만 말한다. 사실 현대를 사는 70억이 넘는 인간도 세상을 떠나면 누구도 기억하지 못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138억년전 빅뱅, 130억살 별, 135억 년된 은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