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악화로 이어지는 스마트폰과 게임


이 글은 2022년 3월 출간한 <미래형 인재 자녀교육>에서 발췌한 것입니다.

중요한 내용이라서 올렸습니다.



20세기에 걸쳐 인간의 지능은 점차 높아졌지만, 2000년대 들어서는 10년간 1.5포인트씩 감소했다. 서유럽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지능지수가 193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10년마다 3점씩 올라간 후 1990년대 후반부터는 0.38%씩 떨어졌다. 여러 원인이 제기되지만, 휴대전화과 인터넷의 과다 사용이 원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로 인한 수면부족으로 인지 능력이 떨어졌다는 연구도 나왔다.


20세기에 전 세계적으로 삶의 질이 높아지고 아이들이 교육을 많이 받았다. IQ가 높아졌지만 인간의 지적 능력이 실질적으로 향상된 것은 아니다. 인류에게 별다른 유전적 변화 없이 그렇게 짧은 시기에 지적 능력의 진화가 일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더 많은 교육을 받고 ‘정신적인’ 일을 더 많이 요구하는 현상이 반영된 결과이다. 컴퓨터나 텔레비전의 영향도 컸다. 울릭 네이서(Ulric Neisser)도 자신의 저서『The Rising Curve: Long-Term Gains in IQ and Related Measures』에서 영화, 텔레비전, 비디오 게임의 영상이 아이들의 사고능력에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20세기 후반에 인간의 지능지수 또는 지적 능력이 좋아진 것은 학습능력에서 중요한 수리능력이나 어휘능력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예를 덜어 두뇌를 훈련시킬 수 있다는 컴퓨터 두뇌 게임이 유행한 적이 있지만, 연구 결과 지능을 좋아지게 하지 못했다. 게임 실력만 늘고 지능 변화는 없었다.


2008년 일본의 게임 업체 닌텐도가 개발한 두뇌 개발 게임기 닌텐도DS는 전 세계적으로 1000만대나 팔렸다. 치매 예방에도 좋다고 하면서 노인들도 구매해 대성공을 거뒀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이 게임기로 단기기억을 향상시키거나 게임 반응시간을 단축시킬 수는 있지만, 인지 능력을 향상시킬 수는 없다는 결론 내렸다. 컴퓨터로 두뇌훈련을 하면 지능지수가 좋아질 수 있다는 주장도 있었지만, 실험 참가자수가 적어 신뢰도가 낮은 연구 결과였다.


아이들이 스마트폰이나 디지털기기에 중독되어 있는 것은 ‘자발적인’ 집중이 아니라 ‘비자발적’이거나 ‘수동적인’ 주의 집중이다. 텔레비전도 마찬가지이다. 스스로 책을 눈으로 읽는 것과는 다르다. 그래서 텔레비전을 ‘바보상자’라고 부른다. 스마트폰은 아마도 ‘마약 상자’라고 부를 수도 있다.


스마트 기기에 빠져 있을 때 못 하게 하거나 억지로 중단시키면 아이들이 통제력을 잃기도 한다. 그것은 밥을 먹고 있는 개에게서 갑자기 밥그릇을 빼앗았을 때 으르렁거리고 덤벼드는 것과 유사하다고 한다. ‘바보상자’에 빠진 사람은 여전히 인간이지만 ‘마약상자’에 빠진 사람은 마약 중독자이다.


특히 아기 때에는 전자기기에 노출되지 않도록 유의하여야 한다. 30개월 미만의 아이가 태블릿 PC 혹은 아이패드나 스마트폰에 노출되면 수학과 과학 학습능력이 떨어진다. 심지어는 어휘와 독서능력을 향상시키는 전자책이나 독서 교육 프로그램이라도 만 2.5세 이하의 아이에게는 아무런 소용이 없다.


스마트폰 등이 아닌 블록 쌓기 같은 놀이를 직접 해보거나 부모와 함께 감각을 이용해 배우는 것이 문제해결 능력과 사회성을 기르는 데 유익하다. 유아가 TV, 스마트폰, 컴퓨터 등 스크린에 노출되는 시간이 많을수록 뇌 백질의 발달 속도가 느려진다. 특히 스크린 노출이 잦을 경우뇌 전체 신경세포에 전기적 신호를 신속하게 전달하는 신경 임펄스(nerve impulse)의 속도가 느려지고 인지기능도 떨어진다. 스크린을 본다는 것은 수동적이고 2차원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뇌가 발달 과정에 있는 경우 아기는 실생활로부터의 자극이 있어야 기능이 향상된다. 미국 소아과학회는 18개월 미만 아이들은 스크린 노출을 피하고, 18~24개월에는 양질의 프로그램만 보게 하고, 5세까지는 스크린 노출 시간을 하루 1시간으로 제한할 것 등을 구체적으로 권장한다.


어린이가 장기간 게임을 하면 뇌 발달과 언어지능에 악영향을 미친다. 5세에서 18세까지 건강한 어린이를 대상으로 3년 동안 연구한 결과 게임이 언어지능뿐만 아니라 두뇌 전체에 걸친 지능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밝혀냈다. 결국 어린이의 장시간 게임은 뇌의 고등인지 기능과 관련된 영역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스마트폰은 지능에 정말로 악영향을 미친다. 인터넷 중독은 뇌 구조까지 변화시킨다. 인터넷에 중독된 청소년의 뇌를 조사한 결과 사고·인지를 담당하는 전전두엽과 소뇌의 역할이 비 활성화되거나 크기가 줄어든 것이 관찰되었다. 그래서 그런지 집중력도 뚝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났다. 주의력 결핍장애를 앓는 사람은 스마트폰을 가진 사람의 증상과 놀랍도록 유사하다.


2000년과 2013년 사이 인간의 평균적인 주의 집중 시간은 12초에서 8초로 감소했다고 한다. 이는 금붕어보다도 상대적으로 낮은 수치이다. 늘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으로 연결되어 있는 상태가 집중해야 할 것에 주의를 덜 기울이도록 만들기 때문이기도 하다.


또한, 절제능력과 사회성과 관련된 정서의 발달에 나쁜 영향을 준다. 심하게 말하면 아이를 망가뜨린다. 스마트폰 같은 자극에 반응하는 뇌는 ‘본능과 욕구’를 담당하는 변연계와 감각 피질에서 일어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렸을 때 이러한 자극에 많이 노출될수록 뇌 시냅스의 연결이 본능에 반응하고 욕구에 사로잡히는 방향으로 발달되고 강화된다. 반면 스스로 선택을 하는 것이 필요하여 주의력이 필요한 주제는 전두엽의 시냅스가 연결되고 발달돼야 한다. 본능을 억제하는 반복적인 연습과 훈련을 통해서 이러한 시냅스가 연결되고 강화되면서 아이들은 서서히 자기 통제력을 발휘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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