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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음악을 못하고 좋아하지 않을까


어떤 사람에게 음악이란 그저 지루하고 혼란스런 것이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인생의 전부일 정도로 좋아한다. 음악에 흥미나 쾌감을 갖지 않고 무감각한 것을 음악적 무감증세(musical anhedonia)라고 부르는데, 전 세계 사람의 3~5% 정도가 이에 해당된다고 한다. 이러한 차이는 선천적인 면도 있고 후천적인 요인도 있을 것이다.


음악에 대한 선호도는 사람들마다 다른 뇌 구조도 원인이다. 청각피질과 보상회로 영역인 선조체의 연결성이 음악의 선호도와 연관이 있다는 연구가 그 점을 시사한다. 뇌 구조에 따라 어떤 사람은 음악을 아주 좋아하고 어떤 사람은 관심이 없다.


사실 음악은 생명과 인간의 생존과 번식에는 아무런 관련이 없어 보인다. 그럼에도 음악을 들으면 희열을 느끼는 사람이 많다. 생명의 생존과는 전혀 관련이 없어 보이는 음악이 인류와 지금까지 이어지고 희열을 느끼는 이유는 과학계의 수수께끼이다. 이런 사람에게 음악을 들려주면 뇌의 활동이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인간은 음악을 들으면 뇌의 청각회로가 보상회로를 자극하여 즐거움과 기쁨을 느끼게 해준다. 음악이 뇌 보상회로를 자극하는 방식은 음식, 돈, 술, 중독성 물질이 자극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이다.


모든 사람이 음악을 좋아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음악적 재능도 많은 차이가 난다. 리듬감이 좋고 박자를 잘 맞추는 사람은 어릴 적부터 배운 것이지만 일부는 선천적인 요인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몸치나 음치인 사람이 노력해도 잘 안 된다면 유전자 탓일 수 있을 것이다. 2022년 유전자 연구에 의하면 박자를 잘 맞추는 것과 관련된 69개의 유전자 변이가 발견되었다. 또한 리듬감을 결정하는 유전율이 15% 내외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러한 유전의 대부분은 뇌에서 나타났다. 음악성이 좋은 사람은 유전자나 뇌가 선천적으로 다름을 알 수 있다.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62-022-01359-x#citeas


절대음감(perfect pitch)을 가진 사람도 유전적인 요인이 클 가능성이 크다. 10년 이상 음악교육을 받은 사람과 일반인의 청각피질 크기가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런데 모차르트, 베토벤, 바흐 등 음악재능을 가진 사람은 청각피질이 약 50% 더 크다는 것이 밝혀졌다. 청각피질 크기와 절대음감이 유전적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https://www.jneurosci.org/content/39/15/2930


필자가 음악을 잘못하고 희열을 별로 못 느끼는 것은 유전적인 면이 있다니 다행이다. 음악에 대한 ‘열등감’ 같은 것이 늘 있어왔기 때문이다. 이제 나이가 들면서 클래식음악이 점점 좋아진다. 그것도 유전적인 면이 있는지 모르겠다. 가끔 노래를 잘 부르고 싶다. 정말 노래를 잘 부르는 사람을 보면 부럽다. 때로는 어떻게 인간이 저렇게 노래를 잘 부를까 라는 생각이 들면서 어떤 때는 눈물도 나는 것을 보면 필자도 감성이 없지는 않은 것 같다. 음악적 기질이 별로 없는 필자도 노력하면 노래를 잘 부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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