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근수 Jul 14. 2022

이 글을 읽으면 시베리아 땅 투기 일어날까요?

2억 5천만 년 전 4차 대멸종이 발생했다. 수많은 동식물이 멸종했지만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니다. 우리가 지금도 살아있기 때문이다. 공룡과 조류의 시조가 된 ‘트리낙소돈’은 멸종을 피해간 몇 안 되는 생물이었다. 이렇게 생명이 공룡과 파충류 이어서 조류와 포유류로 진화하였다. 그리고 2억 5천만 년 후 필자가 태어나서 이 글을 쓰고 있고 몇몇 사람이 내 글을 읽고 있다. 수억 년 대멸종으로 살아남은 생명이 우리의 조상이며 대멸종이 없었다면 진화의 방향도 달라져서 우리는 없었을 것이다.


대멸종 이후 공룡이 크게 번성하면서 수억 년 후「쥐라기 공원」영화가 탄생했다. 역사는 모두 연결되어 있다. 일부 공룡 종들이 추운 겨울 날씨를 견디고 살아남아 쥐라기와 백악기로 이어지는 중생대 공룡의 전성시대를 만들었다. 약 2억 년 전 트라이아스기 말 대규모 화산폭발이 일어났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급증하여 지구온난화와 함께 극지방에서는 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졌다. 바다는 산성화가 심해져 생명체들 대부분이 멸종했다. 그러나 극지방으로 이동해 상대적으로 추운 지역에 적응한 생물체들은 살아남을 수 있었다. 당시에는 극지방이라고 하더라도 지금과 달리 빙하나 빙상처럼 두꺼운 얼음은 없었고 온대 활엽수가 자랐다. 중생대 쥐라기나 백악기에 살았던 공룡들 피부에 원시적인 깃털이 있었다는 증거들이 최근 속속 발견되고 있는 것도 이들이 살아남은 비결일 수 있다. 온도가 떨어졌을 때 추위에 적응한 동물만 살아남아 생명은 지속되었다. 

https://www.science.org/doi/10.1126/sciadv.abo6342


추운 날씨에 적응한 공룡 종 일부가 이후 1억 3500만년 동안 지구를 지배할 수 있도록 확장됐고 오늘날까지 포유류보다 2~3배 많은 조류로 진화할 수 있도록 했다. 21세기 온난화로 이산화탄소가 급증하고 바다의 산성화도 지속되고 있다. 인간도 어쩌면 극지방으로 이주해야할지 모른다. 온난화가 지속되면 극지방은 온대활엽수가 자라는 온화한 날씨가 될지도 모른다. 그린란드나 아이슬란드 또는 알라스카에 땅을 사놓는 것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2억5천 년 전 대멸종 이후 파충류와 뱀도 등장하여 번창했다. 이들과 인간의 인연도 오래된 셈이다. 인룡 상목(Lepidosauria)은 뱀과 도마뱀 등을 말한다. 뱀이나 도마뱀처럼 비늘이 있는 파충류(squamate)와 도마뱀(rhynchocephalian) 등 크게 두 부류로 나뉘어 진화해 왔다. 현재 1만여 종이 넘는다. 인룡 상목은 중생대 초기인 약 2억5천만 년 전에 처음 등장했다. 비늘이 있는 파충류는 진화가 빨리 진행되어 종의 분화가 많이 이루어지며 번성하였고, 도마뱀은 진화가 느려 한 종만 살아남게 된 것으로 추정해왔다. 그러나 실제로는 정반대였다. 약 6천600만 년 전 공룡이 멸종할 때 인룡 상목도 큰 타격을 받았지만 비늘 파충류는 다시 회복하였지만 빠르게 진화했던 도마뱀 종들은 오히려 감소했다. 이는 미국 고생물학자 조지 심슨(George G. Simpson)의 1944년 저서『Tempo and Mode in Evolution』에서 빠르게 진화하는 종은 상당수가 불안정한 그룹에 속한다고 제시한 논쟁적 주장을 확인해 주는 것이다. 느리게 진화하는 종이 멸종도 느릴 수 있으며, 우화 속의 느리지만 꾸준한 거북처럼 장기적으로는 성공할 수 있는 것으로 예측했다. 진화의 속도가 빠르다고 자연선택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육상동물은 처음 등장한 이후로 네 개의 거대왕조를 이루어왔다. 첫 왕조는 터벅터벅 걸어 다니던 원시적이면서도 거대했던 양서류와 파충류로 구성되어 있었다. 초기파충류는 단궁(單弓) 형, 무궁(無弓) 형, 광궁(廣弓) 형, 이궁(二弓) 형이다. 그런 이름들은 두개골의 옆면에 있는 작은 구멍의 수와 위치를 나타내는 것이다. 단궁 형은 네 개의 줄기로 갈라졌지만, 페름기(2억 5천만 년 전쯤) 이후에는 그중의 하나만 살아남게 되었다. 우리가 속한 그 줄기는 수궁(獸弓) 형으로 알려진 원시 포유류로 진화했다. 인간은 포유류에서 나왔고 지금도 포유류의 한 종이다.


만약 이 대멸종의 시기에 모든 생명체들이 사멸했다면 지구는 어떻게 되었을까? 다시 원시생명이 태어나서 새로운 진화가 이루어졌을까? 역사상 최악의 멸종으로 불리는 페름기 대멸종이 없었다면 우주와 생명의 기원을 탐구하는 우리도 존재하지 않았을지 모른다. 대멸종이 우리를 낳은 근원이라니 이 무슨 기구한 운명일까. 사실 지구상의 생명체 종 중 99%이상 멸종하였다. 생명의 역사는 멸종의 역사이다. 생명은 곧 멸종이다. 우리 인간도 언젠가는 멸종할 운명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생명의 기원 ‘닭이 먼저인가 달걀이 먼저인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